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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커머스 규제논쟁]②생방송 허용 신경전…찬-반 팽팽

  • 2017.09.18(월) 16:01

T커머스, 100% 녹화방송만 가능
비홈쇼핑계열 "부분 생방송이라도"-홈쇼핑계열 "반대"
과기정통부, '생방송 불가' 방침 유지

2012년 첫 방송을 시작한 T커머스가 올해 1조8000억원대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T커머스 성장세는 더 가파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T커머스를 '짝퉁 홈쇼핑'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나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 등이다. 학계와 업계 등을 중심으로 T커머스가 당면한 과제를 알아봤다.[편집자]

 

T커머스 방송에는 '매진 임박' 자막이 없다. 100% 녹화방송으로 편성되기 때문에 실시간 판매 현황이 공개되지 않는다. T커머스 업계는 생방송이 없으니 긴장감이 떨어지고, T커머스의 특징인 고객과 양방향성을 살리기도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반면 T커머스와 경쟁하는 TV홈쇼핑은 하루 평균 20시간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T커머스 업체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T커머스는 태생적으로 생방송 금지라는 한계를 안고 출범했다. 국내 1호 T커머스인 'K쇼핑'은 2012년 방송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녹화방송만으로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다. 이후 오픈한 9개 T커머스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T커머스 방송이 시작되면서 기존 TV홈쇼핑과 구분 문제가 논란이 됐다"며 "T커머스가 TV홈쇼핑과 비슷하게 보이면 안된다는 이유로 생방송이 금지됐다"고 설명했다.

 

T커머스의 생방송 금지는 정부 방침이다.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T커머스는 원칙적으로 생방송 편성을 할 수 없다"고 공문을 통해 못을 박았다. 이 공문에 첨가된 가이드라인은 T커머스가 방송화면의 절반 이상을 데이터로 구성돼야 한다고도 규정했다. 정부 승인 사업 특성상 주무부처의 '문서'는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명령'에 가깝다.

 

T커머스가 과기정통부 눈치를 보며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T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생방송에 대한 욕구는 더 커지고 있다. 특히 법적으로 T커머스가 생방송을 못할 이유가 없는데도 주무부처가 이를 고집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 [그래픽= 김용민 기자]

 

방송법은 데이터방송(T커머스)을 데이터(문자·숫자·도형·도표·이미지)를 위주로 영상·음성·음향을 조합해 이뤄진 방송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방송법 어디에도 T커머스는 생방송이 불가능하다거나 녹화방송만을 편성해야한다는 조항은 없다.

 

법조계에선 방송법의 '데이터를 위주로' 문구를 '보조적 범위내에서 생방송이 가능하다'고 넓게 해석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 이상직 변호사는 "T커머스의 핵심은 데이터이지만 보조적으로 생방송도 가능할 수 있다"며 "시청자 관점에서 가능한 범위내에서 T커머스의 생방송 여부를 결정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T커머스 업계내에서도 생방송 문제에 대한 찬반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TV홈쇼핑이 운영하는 T커머스 5곳(CJ오쇼핑·GS홈쇼핑·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NS홈쇼핑)은 생방송에 대부분 반대하고, 비TV홈쇼핑 계열 T커머스 5곳(K쇼핑·신세계TV쇼핑·W쇼핑·쇼핑&T·B쇼핑)은 찬성하고 있다. TV홈쇼핑은 T커머스를 겸영하고 있지만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새로운 경쟁자가 나오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생방송 찬성쪽 T커머스 관계자는 "생방송을 규제한다는 것은 산업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생방송이 허용되면 다양한 프로그램이 나오고, 업체들 매출도 더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대하는 TV홈쇼핑 관계자는 "T커머스가 생방송까지 가능해지면 TV홈쇼핑과 차이점이 거의 없어지고, 과당경쟁으로 시장이 혼탁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현재 가이드라인을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TV홈쇼핑과 T커머스 영역을 구분 짓고, 방송법에 맞게 T커머스가 운영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이드라인을 수정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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