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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증권, 공들여 키운 PE 손해보고 넘긴 사연

  • 2017.09.20(수) 11:10

1년 반전 분사 후 모회사인 유진기업에 매각
장부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각하면서 손실

유진투자증권이 1년 반 전 야심 차게 내놓은 사모투자회사 유진 프라이빗에쿼티(PE)를 모기업인 유진기업에 넘겼다.


기업금융(IB) 부문과 업무가 중복된다는 이유로 처분했지만 나름 공들여 키운 자회사를 장부가보다 싸게 넘기면서 잇달아 PE 설립에 나서고 있는 다른 증권사들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공들여 키운 PE 손해보고 매각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에 자회사인 유진 PE를 30억원에 유진기업으로 매각했다. 지난 2015년 PE 부문을 분사한 지 1년 반 만이다.

 

유진 PE는 2015년 2월 유진투자증권이 PE 부문을 따로 분사하면서 설립됐다. 유진자산운용과 유진투자선물 등 자회사 확대를 통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이 분사 이유였다. 

 

앞서 지난 2014년 유진투자증권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새마을금고 최고투자책임자(CIO) 출신인 기업금융(IB) 전문가 정재호 대표를 영입하면서 사모투자(PEF) 부문을 신설하는 등 PEF 부문에 공을 들여왔다.

 

이후 PE 분사를 통해 규모를 확대한 후 2년도 채 되지 않아 모회사인 유진기업에 넘긴 것이다. 특히 유진투자증권은 당시 50억원을 들여 설립한 유진 PE를 30억원에 넘기면서 20억원의 손실을 감수했다.

 

◇ PE 키우는 다른 증권사와도 대조


유진투자증권은 모기업인 유진기업에 PE를 넘긴 이유로 증권사 IB 부문과 업무 중복을 꼽았다. 반면 실제론 유진기업이 사업 확장을 위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유진 PE의 역할이 커지자 그룹 차원에서 매각 결정이 이뤄졌다는 관측이 더 우세하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PE 업무 중 상당 부분이 증권 IB 쪽과 중복되다 보니 따로 떼어낸 것"이라며 "자본시장법 등을 고려할 때 대주주 요건상 유진기업 밑에 두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의 행보는 모회사가 금융 중심인 다른 증권사와는 대조적이다. 실제로 PE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증권사는 여럿 된다. KTB투자증권이 KTB PE를 자회사로 두고 있고, 대신증권도 대신 PE를 가지고 있다. 키움증권도 올해 초 200억원을 들여 키움 PE를 설립했다.

 

레미콘 제조·판매와 건설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유진기업은 유진투자증권 지분 26.22%를 가지고 있으며, 사실상 유진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유진 PE는 과거 동양시멘트와 동부팜한농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올해 양지 파인리조트와 현대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하면서 M&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는 1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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