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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연합, 日 도시바를 품다

  • 2017.09.20(수) 16:25

도시바 이사회, 한·미·일 연합에 매각 방침
인수액 24.5조·…반도체시장 지각변동 예고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이 일본 도시바 반도체 부문 인수자로 최종 낙점됐다.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생산업체의 매각 향방이 결정되면서 반도체 업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20일 NHK·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도시바 이사회는 이날 도시바 메모리(반도체 사업 부문)를 SK하이닉스가 참여하고 있는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기로 했다.

 

도시바는 향후 한·미·일 연합과 법적 구속력을 갖는 매각계약을 체결한 후 실사와 최종 협상 등을 거쳐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약 2주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매수액은 설비투자분까지 포함해 모두 2조4000억엔(약 24조5000억원)이다. 지난 6월 우선협상자 선정 당시 제시했던 2조엔에서 4000억엔(약 4조원)이 증가했다.

한·미·일 연합에는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을 주축으로 SK하이닉스와 미국 펀드 베인캐피탈과 애플, 델, 시게이트 등 미국 IT(정보통신) 업체들이 대거 참여한다. 종업원 고용 유지를 위해 도시바도 출자에 나설 예정이다.

한·미·일 연합이 이사회 결의 막판까지 새로운 매수안을 제시한 것이 주효했다. 이번에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측과 합의한 내용은 지난 6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의 합의 내용과 비교해 도시바 측에 유리한 내용이 다소 포함됐다.

SK하이닉스는 단순 융자 형태로 참여하기로 했다. 추후 확보할 수 있는 의결권도 최대 15%로 제한한다. 추후 도시바 메모리가 상장할 경우 일본 측 참여자가 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는 일본 측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WD과의 법정 소송에 따른 배상금 보상에도 나선다.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가 WD과 법정 다툼에 나서게 될 경우 손실액의 500억엔(약 5060억원)까지 보상해주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WD은 지난 5월 파트너사인 자신들에게 우선협상권이 있다며 국제상업중재법원에 매각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여기에 애플이 인수전에 참여해 결정적 한 방을 보탰다. 지난달 31일 한·미·일 연합에 가담한 애플은 WD이 도시바 메모리를 장악할 경우 추후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면서 WD로의 매각을 반대해 왔다. 도시바가 핵심 고객사 애플의 의견을 무시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WD은 이사회 결정 막판까지 새로운 내용의 매수안을 제시하면서 도시바 메모리 인수 주체 결정은 혼전 양상을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WD은 의결권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에 더해 매각 액수를 3000억엔 올리는 안을 제시했다. 도시바가 지난 13일 한·미·일 연합과 매각 각서 체결에 나선 것도 결국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달 말 재융자 심사를 앞두고 있는 도시바가 주거래은행으로부터 매각처 조기 결정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어 조금이라도 유리한 진영과 손을 잡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도시바는 내달 하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매각선결정을 알릴 방침이다. 매각 마무리 시점은 내년 3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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