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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V30의 자랑 '듀얼카메라' 모듈공장을 가다

  • 2017.09.21(목) 10:00

6개 렌즈 정교하게 조립…15개 내구성 테스트 거쳐 완성

▲ 방진복과 마스크로 완전 무장한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생산라인 연구원 [자료=LG전자]

 

21일 출시된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는 최근 대세인 듀얼카메라를 탑재했다. 듀얼카메라는 말 그대로 렌즈 2개를 나란히 달아 1개의 단일 렌즈보다 선명하고 넓은 범위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특히 V30의 카메라는 스마트폰 최고 수준의 조리개 값 F1.6을 탑재하고 DSLR 등 고급 카메라에 쓰이는 글라스 렌즈를 채택했다. 최고 수준의 카메라 성능에 비해 사용은 직관적이고 간편하다. '전문가 모드'에서 이미 탑재된 전문가의 사진들 중 하나를 고르면 조리개 값, 화이트밸런스, 셔터스피드 등 카메라 설정값이 선택한 사진과 똑같이 세팅된다. 사진을 골라 셔터만 눌러도 사용자는 전문가가 찍은 것 같은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이런 고성능의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LG이노텍 광주공장을 다녀왔다.


◇ "먼지 비켜~!"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 생산 공장을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머리까지 몸 전체를 감싸는 두꺼운 방진복을 입고 온 몸을 감싼다. 그 다음 면과 실리콘 장갑, 마스크 두개를 이중으로 착용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바람으로 온 몸에 먼지를 털어낸 뒤 장갑을 낀 손을 소독한다. 혹시라도 붙었을지 모를 먼지를 떼어내기 위해 접착롤로 온 몸을 문지른다. 최종적으로 다시 바람을 쐬면 카메라 모듈 생산 공장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LG이노텍의 생산라인은 먼지와의 사투 현장이었다. 모든 직원들이 온 몸을 감쌌고 여직원들은 그 흔한 화장조차 하지 않은 맨얼굴로 작업에 임하고 있었다.

공장 내부 모습도 티끌 하나 허용할 수 없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바닥에는 촘촘하게 공기 흡입구가 설치됐고 천장에서도 쉴 새 없이 공기 순환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김원태 LG이노텍 광학솔루션사업부 개발부문 책임은 "렌즈나 카메라 센서 부분은 광학신호를 읽는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라며 "정밀공정작업이 필요하며 이 때문에 이물질 관리가 매우 철저하다"고 강조했다.

◇ 여섯 개의 렌즈를 하나로

이날 공장에서는 카메라 렌즈를 조립하는 기계(Active Align)가 쉴 새 없이 돌아갔다. 높이가 2m가 넘는 직사각형의 기계 안에서 로봇이 손톱 크기의 4분의 1도 안 되는 카메라 센서 위에 스마트폰용 렌즈 6장을 얹고 있었다.

 

▲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생산공장에서 연구원이 LG V30과 카메라 모듈을 소개하고 있다. [자료=LG전자]


렌즈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한 위치에 올려야 온전한 카메라 성능 구현이 가능하다. 심도, 초점, 해상도 등 화질 요소들은 미세한 변화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컴퓨터에 입력된 좌표와 6장의 렌즈 위치가 정확하게 일치했을 때 비로소 컴퓨터 화면에 'PASS(통과)'가 뜬다.

렌즈의 조립도 중요하지만 렌즈 자체의 품질도 중요하다. LG전자는 이번에 V30을 출시하면서 가장 낮은 조리개 값인 'F1.6'을 사용했다. 이는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 카메라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여기서 F값이란 'Focal ratio number'의 줄임말로 렌즈의 초점거리를 렌즈 지름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값이 1에 가까울수록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다.

다양한 빛을 받아들일수록 카메라의 성능은 더 뛰어날 수밖에 없다. 빛을 많이 받아들일수록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그만큼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현주 LG전자 상품기획 책임은 "V30은 플라스틱 렌즈가 아닌 유리 렌즈를 사용해 가시광선 투과율이 높아 보다 정확한 색감과 사실적인 질감 표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전체 공정의 3분의 2가 성능 테스트

V30의 카메라에는 빛을 받아들이는 첫 번째 렌즈가 유리로 만들어졌다. 유리렌즈는 DSLR카메라에 사용하는 고급 렌즈다. 하지만 아무리 품질 좋은 렌즈로 카메라를 만들었다 해도 그 성능 구현이 온전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때문에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 생산라인의 3분의 2는 성능시험을 진행하는 구역으로 만들어졌다.

모든 조립이 끝난 카메라 모듈은 손떨림 보정기능 시험을 거친다. 1초에 몇 번이나 흔들리는지를 계산해 1초에 최대 10번까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또렷한 사진이 찍힐 수 있어야 합격이다.

방진복으로 완전 무장한 직원들은 수백 개의 카메라 모듈을 하나씩 테스트 기계에 넣어 시험한 뒤 합격 성적을 받은 제품들을 따로 모아 놓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완성된 카메라 렌즈의 포커싱(초점)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시험한다. 수만 회 이상 포커싱 기능을 실행해 제대로 작동하는 지를 확인한 뒤 만약 일정한 충족 횟수를 못 넘기면 카메라 렌즈는 다시 조립라인으로 넘어간다.

윤병곤 LG이노텍 책임은 "보통 휴대폰을 2년 정도 사용하고 교체하는데 우리는 그 이상 사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카메라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 21일 정식 출시된 LG전자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 V30 [자료=LG전자]


◇ 내구성 테스트까지 완벽하게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성능까지 뛰어나도 전자제품은 결국 내구성이 관건이다. 특히 카메라는 스마트폰 바로 뒤에 붙어있는 만큼 외부의 영향을 바로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카메라 모듈 생산라인 옆 건물에서는 완성된 카메라 렌즈를 갖고 혹독한 내구성 시험을 한다. 온도·먼지·낙하·전기충격 등 총 15개로 실험종류도 다양하다. 카메라를 V30와 동일한 무게의 모형에 장착한 상태에서 다양한 환경조건을 가정하고 카메라가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지를 시험한다.

직사각형 박스 안에 나란히 누워있는 카메라 완성 모듈이 쉴 새 없이 불어 닥치는 먼지를 맞고 있었다. 일명 먼지 테스트(Dust test)다. 카메라 렌즈 20~30개를 넣어 쉴 새 없이 먼지를 뿌리는 방식으로 테스트를 진행한다. 만약 렌즈에 조금이라도 먼지가 들어가면 제 기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생산과정뿐만 아니라 완제품에도 먼지 테스트는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다.

이현주 LG전자 상품기획 책임은 "카메라 모듈 생산라인은 생산 공정의 민감도가 높은 만큼 정밀한 공정 설계가 중요하다"며 "다양한 테스트를 거치며 기술력을 집약한 LG이노텍의 생산 노하우가 V30에 결집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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