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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선배의 조언 "힘들고 외롭지만 가슴뛴다"

  • 2017.09.21(목) 16:33

SK플래닛 '101 스타트업 코리아' 출신 CEO 토크쇼
집닥 대표 "사람 귀하게 여기면 기회온다"
위시켓 대표 "알때까지 물어보고 실행하라"

▲'101 스타트업 코리아'에 참석한 박성민(가운데) 집닥 대표, 박우범(오른쪽) 위시켓 대표.[사진 = 안준형 기자]

 

'죽음의 계곡'(스타트업이 생존하기 위해 버텨야 하는 기간)을 건너 간 스타트업 CEO는 후배에게 어떤 조언을 할까.

 

지난 20일 열린 '101 스타트업 코리아'의 'Fireside Chat(노변담화)' 연사로 나온 박성민 집닥 대표는 "창업은 매력적이지만 힘들고 외롭다"면서도 "사람을 귀하게 여기면 기회가 온다"고 말했다.

 

박우범 위시켓 대표는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추측하지 말라"며 "(완전히 이해될 때까지)물어보고 확실히 알고 그것을 실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내 3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SK플래닛의 '101 스타트업 코리아'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총 56개 스타트업을 육성했다. 올해 6기 10개 스타트업이 지원받았는데 박성민 대표(2기)와 박우범 대표(4기)는 이들의 선배다.


창업이 자유롭고 화려해 보이기도 하지만 생활고에 쪼들리고 외로운 가시밭길이다. 박성민 대표는 "집닥 이전까지 7~8번의 창업을 했고 다 망했다"며 "신용불량자였고, 지금도 신불자"라고 전했다. 그는 "10년째 이자와 생활비에 쪼들리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인테리어, 아파트 분양대행, 부동산시행사 등에 도전했던 그는 10년전쯤 가족과 함께 서울에 올라왔다. 공사장 막노동을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다 어느 순간 사업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고 한다. 박성민 대표는 "당시 100만원도 없었다"고 했다. 2015년 SK가 운영하는 창업교육 T아카데미 문을 두드렸고, 운좋게 강사로부터 초기 자본금 1000만원을 투자받아 집닥을 창업했다.


집닥은 비교견적을 통해 인테리어 사업자와 고객을 이어주는 중개플랫폼이다. 박석민 대표는 "예전에 인테리어 사업할 때 고객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자주 봤다"며 "고객들은 돈을 떼이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인테리어 업자들은 일감에 목말라 있다"고 설명했다.


집닥은 인테리어 바람을 타고 빠르게 성장했다. 최근 기관투자자들로부터 50억원을 투자받으며 대박을 터뜨렸다. 박성민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왜 투자했냐고 물으니, 우리는 '또라이'를 좋아한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성민 대표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어릴땐 돈 소중한지 모르고 방탕했고, 사람 귀한지도 몰랐다"며 "급여만 주면 사람이 와서 무시하는 행동을 많이 했다"고 반성했다. 그는 "내 옆에 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진정한 사람은 없었다"며 "이젠 누군가 도움을 주면 진심으로 대하고, 얻는 것이 있으면 감사하면서 좋은 분들이 모였다"고 강조했다.

 

박성민 대표는 "가슴이 뛰고 흥이 난다"며 "의욕적으로 삶을 살수 있는 것이 창업"이라고 말했다.

 

▲ [사진 = 안준형 기자]


박우범 위시켓 대표는 현실적인 고민끝에 창업에 도전했다. 그는 "대학시절 죽음부터 인생을 거꾸로 생각하니 주도적으로 살고 싶고 돈도 어느정도 가지고 싶었는데 전공(기계공학)으로 이룰 확률은 제로였다"며 "선택지엔 창업과 로또 2가지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기업의 IT프로젝트와 전문인력을 연결해주는 아웃소싱 플랫폼 위시켓을 창업했다. 로또도 5년째 계속 사고 있다고 한다.


대학시절 창업에서 한차례 실패한 뒤 박우범 대표는 "우리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을 증명하는데 1~2년을 썼다"고 말했다. 사무실에 전화기 한대를 두고 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그는 "기업 IT담당자, 프리랜서 등 1200명을 인터뷰하고 설문조사했다"며 "이를 통해 문제를 찾았고, 우리 솔루션으로 해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초기 구직사이트 잡코리아나 사람인에 올라온 구인광고를 보고 무작정 e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했다"며 "전화 100통 하면 5통 정도 긍정적 신호가 오고, 그중 1건 정도가 계약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창업에 큰 도움이 됐다. 그는 "대학시절 콜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하루에 전화 400통을 걸었다"며 "전화할 때 고객 정보가 뜨는데 서울에 사는 20대 대학생과 부산지역 50대 아저씨의 접근 방식이 달랐고, 그 사람의 페르소나를 상상해 그에 맞춰 혜택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의 삶을 상상한 게 스타트업에 도움이 됐고, 창업 뒤엔 사람을 무작정 찾아가고 전화하는데 거부감이 없다"고 강조했다.


선배들의 경험담이 끝난 뒤에는 6기 후배들의 사업발표가 이어졌다.

 

영유아 교육 스타트업 브레인나우 김서영 대표는 "영유아 두뇌를 디자인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두뇌교육의 첫걸음이 되는 회사로 교육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래픽 티셔츠를 만드는 니크 최민재 대표는 "일러스트 작가와 저작권 계약을 통해 귀엽고 재미난 티셔츠를 만들고 있다"며 "유니클로와 비슷한 합리적 가격팔고 있는데 '101 스타트업코리아'에 선정된 뒤 6개월만에 매출이 10배 성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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