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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전략통 행장이 뜬다‥그럼 국민은행은?

  • 2017.09.24(일) 09:40

윤종규·위성호·김도진 전략통 행장 대세, 하나은행만 영업통
'광속으로 변하는 디지털 금융시대' 이끌 국민은행장은 누구?

요새 은행장들의 주특기는 무얼까요. 통상 은행장의 주특기를 분류할때 크게 영업통 혹은 전략(기획·재무)통으로 나누곤 합니다.

한때 영업통 행장님들이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보통 은행은 금융지주사의 계열사로 돼 있습니다. 금융지주 회장은 큰 그림을 그리고 전략을 총괄합니다. 은행장은 은행의 근간이 되는 영업조직을 통솔하고 영업을 총괄하는 형태로 나름의 업무분장이 이뤄졌던 듯 합니다. 성공적이진 않았지만요.

당시엔 자산을 불리고 순위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이런 영업통 행장이 더욱 주목을 받았고요. 대표적으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시절 민병덕 국민은행장이 있습니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시절엔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있었고요. 대표적인 영업통 행장들입니다.

요새는 기류가 달라졌습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 앞서 행장을 지냈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등 모두 전략통에 가깝습니다. 그러고 보니 함영주 하나은행장만 빼고는 주요 은행장 모두 전략통으로 채워졌는데요.

 

▲ 그래픽/김용민 기자



왜일까요. 요새들어 영업이 중요하지 않아서는 아닐겁니다. 하지만 영업의 방식은 크게 바뀌었습니다.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 되는 분위기이고요. 고객들은 영업점을 찾을 일이 거의 없게 됐습니다. 대부분 비대면으로 처리가 가능해졌으니까요.

이처럼 불과 몇년새 금융의 흐름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등이 이미 금융에 깊숙히 파고들었고요. 광속으로 변하는 디지털 금융환경에 은행의 위기감도 커졌습니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생존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때란 겁니다. 전략통 행장들이 뜨는 이유인 듯 합니다.

이런 디지털 트랜드와 해외진출, 수익성 확대 등 은행들의 고민을 생각해보면 최근 관심이 커진 차기 국민은행장 자리에 누가 올지도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국민은행은 그동안 리딩뱅크 회복에 모든 전략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 때문에 해외쪽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많았고요. 디지털 부문에서는 경쟁은행들에 비해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습니다. 전략적인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윤종규 회장은 내주 KB금융 확대 지배구조위원회의 심층면접을 거쳐 회장 최종 후보로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는 회장이 은행장 직을 겸임했지만 윤 회장 2기 체제에선 행장직 분리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벌써부터 하마평이 무성하고요.

 



차기 행장으로 유력한 인물 대부분이 전략·재무통이라는 점도 눈에 띕니다. 후계양성과 지배구조 시스템을 중요시했던 윤 회장이 처음부터 의도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차기 후계 풀에 들어가 있는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결과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포함되기도 했던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은 가장 유력한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데요. 전략통입니다. KB금융 경영관리부장, 전략기획부장 및 상무, 경영관리담당 부사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또 다른 후보자인 윤웅원 국민카드 사장도 지주에서 전략기획부장, 재무관리본부장, CSO(전략책임자)겸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전략, 재무파트에서 주로 일했습니다.

 

은행 부행장 중에선 이홍 경영지원그룹 부행장과 허인 영업그룹 부행장이 손에 꼽히는데요. 둘 다 영업통에 가깝습니다. 다만 윤 회장 취임 이후 영업과 기획쪽으로 잇따라 교차발령을 내 두루 경험을 하게 했던 점이 눈에 띕니다. 윤 회장식 후계양성 프로그램이었던 셈이죠. 결론이 어떻게 날지, 차기 은행장엔 어떤 주특기를 가진 행장이 앉게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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