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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투자에 꽂힌 증권사…본게임 이제부터

  • 2017.09.24(일) 13:37

신기술사업금융 등록 봇물…올해만 6곳
투자조합도 속속 결성돼…본격화 채비

증권사들이 벤처 투자에 꽂혔다. 올해 들어서만 6곳이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에 나서며 본격적인 벤처 투자 채비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일찌감치 등록을 마친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실제 투자조합을 결정하면서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다만 아직 실제 벤처 투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너도나도 앞다퉈 신기술사업금융업에 뛰어들긴 했지만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생기업 투자라는 점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올해만 6곳 등록 마쳐…총 16곳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대차투자증권이 신기술사업금융을 새로운 업무로 등록했다. 증권사의 신기술사업 등록은 올해 들어 벌써 6번째다. 지난 7월 메리츠종금증권과 NH투자증권이, 올해 초에는 KB증권이 각각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을 마쳤다. 지난해부터 등록을 마친 증권사를 합하면 모두 16곳이나 된다.

 

신기술사업자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이를 응용해 사업화하는 중소기업으로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 등이 여기에 속한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신기술사업금융 등록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5월 정부가 신기술사업금융업을 할 수 있는 겸영여신업자에 은행과 종합금융회사 외에 금융투자업자도 새롭게 포함했기 때문이다.

 

기존엔 주로 벤처캐피털의 사업영역이었지만 모험자본 육성과 함께 신기술사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문턱을 낮췄다. 신기술사업금융업을 등록하면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펀드인 신기술투자조합을 직접 운용할 수 있다. 정책 자금 지원이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그러다 보니 초반에는 중소형 증권사 위주로 신기술사업금융업을 신청했지만 올해 하반기 초대형 IB 출범을 앞두고 발행어음 등을 통한 자금 운용 여력이 커지면서 대형 증권사들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

 

 

◇ 일부는 투자조합 결성 '결실'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 후 투자조합을 결성한 증권사도 늘고 있다. 지난 5월 신한금융투자는 100억원 규모로 '신한 디스플레이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를 결성해 자금 모집을 완료했다.

 

투자대상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용 장비 제조업체인 엠에스티코리아로 이 회사가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조합이 인수하는 구조다.

 

앞서 지난해 말 IBK투자증권도 IBK기업은행, KDB캐피탈과 손잡고 '밸류업(Value-up) 중기특화 솔루션 신기술투자조합 1호'를 결성한 바 있다. 2015년 창조경제 신기술투자조합 1호에 이어 두 번째 투자조합이다.

 

밖에 NH투자증권은 지난 7월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을 마친 후 신기술금융사업팀을 신설해 정보기술(IT) 벤처는 물론 농업 관련 벤처기업에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신생기업 투자 리스크 유의 지적도

 

다만 아직 사업을 등록한 후 실제 투자조합 결성하지 않은 증권사가 더 많다.

 

아직 사업이 초기 단계여서 성장성 있는 기업 발굴이 단기간 내 쉽지 않은 데다 신생 기업에 대한 투자 리스크 자체가 적지 않아 증권사들이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모험자본 육성에 발 벗고 나서고는 있지만 여전히 추가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모험자본 공급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본시장의 역할' 세미나에선 중소형 증권사들이 신기술투자조합을 비롯한 모험자본 공급자로서 역할을 확대할 수 있도록 추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지적이 있었다. 신기술투자조합 단독 운용사(GP) 운용 시 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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