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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뽀개기]③냉정과 열정 사이

  • 2017.09.25(월) 10:53

완벽한 화폐로선 결함…투자상품으로 더 주목
투기냐 투자냐 논란…안전·위험자산 넘나들어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는 화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열광한다. 하지만 반대로 통화정책 운용이 전혀 불가능하다는 점은 화폐로서 온전한 기능을 갖추기엔 결함이 있다는 얘기기도 하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이 기존 화폐를 대체하는 그림은 아직은 상당히 먼 미래로 치부된다. 그보다는 일단 투자수단으로서 주목받는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도 "비트코인이 구조적으로 통화보다는 상품의 특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투자 열풍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다만 투자냐, 투기냐에 대한 답은 여전히 물음표다. 비트코인이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사이를 넘나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 투자 가능한 시장 규모로 우뚝

 

올해 들어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600억달러(약 68조원)를 넘어섰다. 시총 2위 가상화폐인 이더리움과 합치면 1000억달러에 육박한다. 물론 전 세계 금 보유 규모(1조3000억달러)에 비하면 아직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불과 10년간의 성적표임을 고려하면 결국엔 금 시장 규모를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무서운 가격 상승세 뒤에는 꾸준히 늘고 있는 수요가 있다. 기존 화폐를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가 비트코인 가치를 끌어올렸고, 가격 상승과 함께 자연스럽게 투자 수단으로서 매력도 커졌다. 

 

비트코인의 경우 당장 화폐처럼 통용될 순 없지만 새로운 결제수단으로써의 기능을 차츰 강화하면서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단순 투자가 아니라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 희소성과 수요 확대가 투자 매력 높여 

 

일본의 경우 올해 자금결제법 개정을 통해 가상화폐를 통화와 같은 결제 수단으로 인정했다. 특히 가상화폐로 구매 시 8%의 소비세를 면제하면서 가상화폐 사용 가능 점포가 늘어나는 추세다. 덕분에 올해 비트코인 거래 통화 가운데 엔화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현재 비트코인 대금 결제가 가능한 점포는 4500개 정도지만 올해 말까지 20만 개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익스피디아(Expedia) 등 비트코인을 온라인 결제 수단으로 채택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일부 공공요금 납부에도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비트코인의 경우 발행량이 정해져 있어 기존 화폐와 달리 희소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래서 금과 자주 비교되곤 한다. 비트코인은 처음 설계할 때부터 2100만 비트코인까지만 발행할 수 있도록 정해뒀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공급량이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공급을 제어하도록 했다. 2017년 5월 현재까지 1635만 비트코인이 채굴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공급 확대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작고, 필요에 따라 무한정 발행할 수 있는 화폐와는 분명 다르다. 

 

 

◇ 투기와 위험자산 인상 못 지워 

 

비트코인의 가치가 높아진 데는 이런 안전자산으로서의 특성도 한몫했다. 키프로스 사태는 물론 영국의 브렉시트, 미국의 정치 리스크와 북한 미사일 발사 등이 맞물리면서 비트코인 가치가 뛴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비트코인이 나름 안전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올해 들어 비트코인 가격 오름세를 보면 투기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연초 1000달러 수준에서 등락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5000달러에 근접했고 투기 열풍을 넘어 광풍으로 비쳤다. 나름 이유 있는 상승세라고 해도 단기간에 급등한 폭을 보면 분명 정상으로 보긴 어렵다. 변동성 또한 어마어마하다. 비트코인의 경우 하루 30~40%의 등락 폭은 우스울 정도다.

 

앞으로 비트코인 가치가 계속 올라간다고 가정하더라도 현 수준은 버블에 가깝다는 지적이 많다. 과거 튤립 투기처럼 버블은 항상 꺼지기 마련이란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계속 나온다. 최근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은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비판하며 17세기 튤립 버블보다 심하다고 경고했다. 실물경제에 기반을 두지 않고 있는 만큼 가격거품이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리츠종금증권은 "비트코인은 내재가치가 없으며 오직 시장 참여자들의 암묵적 합의로 가치가 형성될 뿐"이라며 "밸류에이션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태생적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부증권은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위험자산인 주식이나 원유보다 변동성이 높은 데다 전통자산과의 상관관계도 크지 않다"며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으로 구분하기보다 새로운 대체자산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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