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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논하는 자리서 3G 걱정한 사람들 왜?

  • 2017.09.25(월) 18:55

디지털 격차 문제는 숙제이자 기회
부산 'ITU 텔레콤 월드' 개막서 논의
SKT·KT, 5G 기반 미래서비스 경연도

▲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5일 부산시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ITU텔레콤월드에서 전시장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부산=김동훈 기자] "나이지리아 신문사 기자입니다. 지금 여기서 5세대(G) 이동통신 기술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지만, 아프리카는 3G 가지고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25일 부산시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스마트 디지털 변화와 글로벌 기회'를 주제로 개막한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텔레콤 월드 2017'은 오는 2019년 상용화될 예정인 5G가 선보일 미래형 서비스의 경연장이면서도 아프리카 대륙과 같은 통신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나 통신 소외 계층에 대한 관심도 환기시켰다.

문재인 대통령도 축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큰 기회이자 도전이다.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같은 분야는 인간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해줄 것"이라면서도 "반면 로봇과 인공지능이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고 디지털 격차가 새로운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 화려한 5G 기반 미래 서비스들

화려한 점부터 살펴보면, 이번 전시회는 25개 국가관 외에도 전 세계 430여 개 기업이 참가해 각자의 기술력과 서비스를 뽐냈다. 우리나라는 KT와 SK텔레콤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200여 개 중소기업이 참여해 5G,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무안경 3D 등 한국 ICT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 기자가 360도 영상 통화를 체험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이번 전시회에서 에릭슨 ·인텔과 공동 개발한 5G 이동형 인프라 차량을 처음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차량은 5G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모든 인프라와 서비스가 탑재됐다. 

실제로 이 인프라를 활용해 광안리 한 호텔 커피숍에 있는 사람과 '360도 영상 통화'를 체험해 보기도 했다. 이 서비스는 국내 최초로 360도 카메라를 스마트폰에 장착해 영상을 실시간 전송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얼굴에 쓰는 기기를 착용했더니 통화 상대방이 눈앞에 있는 것과 같이 보였고 뒤를 돌아보니 광안리 바다가 나타났다. 마치 통화 상대방과 한 공간에 있는듯한 체험이 가능했다. 한 외국인 관람객은 "저기 있는 사람이 진짜 광안리에 있냐"며 재차 물었다.

SK텔레콤은 이날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의 뒤를 이을 차세대 기기 'AI 소셜 로봇'(가칭)도 공개했다.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이 기기에 와인병을 갖다 대면 와인의 종류를 확인할 수 있었고, 토마토 스파게티 요리법을 알려달라고 말하면 레시피가 화면에 떴다.

 

▲ SK텔레콤이 공개한 AI 소셜 로봇.[사진=김동훈 기자]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5G 국제 표준화를 적극 추진중인 KT의 경우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시관을 꾸려 다양한 자사 서비스를 소개했다.

구리선만으로 1기가비피에스(Gbps)의 속도를 제공하는 기가 와이어(GiGA Wire) 등 네트워크 기술과 ▲KT-MEG(에너지 통합 관리 플랫폼) ▲기가 IoT 스마트 에어(미세먼지 관리 솔루션) ▲기가지니(인공지능 TV 셋톱박스 및 스피커) ▲감염병 확산방지 프로젝트 등 다양한 융·복합 기술을 전시했다.
 

특히 인공지능 TV 기가지니의 경우 외국 비즈니스 참관객을 대상으로 영어 버전을 시연하면서 AI가 구사하는 '아재 개그'(아저씨들이 구사하는 재미없는 유머)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영어 버전은 아직 상용화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번 공개 시연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 진출도 모색할 것이란 예상을 해볼 수 있었다. 이밖에 실제 레이싱 카를 운전하는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VR 기반 자동차 게임도 많은 관람객의 인기를 끌었다.

 

▲ KT가 공개한 VR 기반 자동차 게임을 즐기고 있다.


◇ 5G 시대는 기회…소외 계층 지원 시스템도 '필요'

5G 인프라는 이처럼 눈이 휘둥그레지게 하는 현란한 서비스를 가능케 하므로 확 바뀔 미래 생활상을 그려지게 하지만 디지털 격차에 대한 우려도 더욱 키운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를 지적했다.

유 장관은 스마트폰으로 콜택시를 부를 수 있는 서비스 '카카오택시'를 이용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새벽 1시에 수서역에 내려 카카오 택시를 불렀는데, (스마트폰이 없는)어떤 사람들은 택시를 잡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돼 미안하게 생각했다"며 "이런 분들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 서병수 부산시장(왼쪽 두번째),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 세번째), 훌린 짜오  ITU 사무총장(왼쪽 네번째), KT CR부문장 맹수호 사장(왼쪽 다섯번째) 등이 KT 전시관을 찾아 KT의 5G 기술을 마음에 담겠다는 의미로 '내 마음 속에 저장'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KT]

 

또한 5G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통신 요금이 상승하는 문제도 예상 가능하다.

 

유 장관은 "5G 시대에 사람들은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드론 등 다양한 단말기에 접속하고 서비스 모델도 굉장히 다양해지면서 (통신비도) 데이터 중심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여기에도 보편 요금제와 같은 방식의 접근이 가능한데, 그러면 통신사가 억울한 측면도 있으니 전파 사용료 등을 경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통신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들은 디지털 격차에 따른 위기가 예상되면서도 새로운 기회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글로벌 미디어 대상 기자 간담회에서 나이지리아 신문사 기자는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은 3G로도 어려움이 많다'며 5G 시대 격차를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훌린 짜오 ITU 사무총장은 "아프리카와 같은 개발도상국 지역 젊은이들도 5G 관련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고 있으나, 시장 상황이 문제"라고 답변했다. 유영민 장관의 경우 "중국이 유선 통신을 거치지 않고 무선으로 점프해서 빨리 갔듯이 아프리카와 같은 국가는 5G로 바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는 이런 시장이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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