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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최장 연휴 증권사는 웁니다

  • 2017.09.27(수) 14:48


"일주일만 참자" 모든 직장인이 최장 열흘의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가지는 마음일 겁니다. 하지만 사업주들은 웃을 수만 없습니다. 한 달 30일 가운데 10일을 쉬고 나면 같은 인건비를 주면서도 일은 3분의 2밖에 하지 못하니 손해가 막심하겠죠.

여의도 증권가의 분위기는 더욱 침울합니다. 한국거래소가 32년 만에 열흘간의 최장 휴장을 결정했는데요. 거래소가 출범한 1983년 이후 열흘 연속 휴장은 지금까지 세 차례에 불과하고, 1984년 이후로는 처음입니다. 열흘간의 연휴 동안 주식시장을 포함해 증권상품과 수익증권, 채권, 파생상품, 일반상품 등 모든 시장이 휴장합니다.

유통이나 여행 등 일부 업종은 대목을 맞아 수혜가 기대되는데요. 대부분 업종은 수익 감소가 불가피해졌습니다. 그나마 제조업종은 그동안 생산한 제품을 팔 수 있고, 은행도 이자수익이 있으니 그나마 덜 하지만 증권가에선 열흘 동안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다고 토로합니다.

상반기 말 기준으로 증권사의 전체 수익에서 브로커리지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하는데요. 시장이 쉬면 거래 수수료 수입도 제로가 되니 실적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지난 1~2분기와 비교해 올해 3분기 실적이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4분기 시작부터 휴장이니 고민이 더 큽니다. 

지난 13일 기준으로 3분기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8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전 분기 대비론 9.9% 줄었는데요. 거래 대금이 감소하면서 증권사 수탁 수수료도 줄었고, 아울러 주가지수도 하락하면서 트레이딩 부문의 이익 감소도 불가피해 보입니다.

일부 증권사는 국내 시장 휴장에 따른 공백을 만회하고자 연휴 기간에 해외시장 투자자를 위한 해외주식 데스크 운영에 나서기로 했는데요. 해외 직접 투자자 비중이 작아 수익을 만회할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연휴가 끝나면 곧 증권사 3분기 실적 발표가 잇따를 텐데요. 3분기 순이익 감소에 대한 실망 그리고 최장 연휴와 함께 시작하는 4분기 실적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증권사들의 하반기 성적표가 좌우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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