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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 확보' 케이뱅크, 돌파구 찾을까

  • 2017.09.27(수) 16:22

일부 주주 불참 속 1000억원대 증자
주담대 '쿼터제'로 관리…안정성 과제

케이뱅크가 자본을 추가로 확충하면서 방카슈랑스와 주택담보대출로 차별화를 꾀한다. 케이뱅크는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중장기 경영전략과 하반기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증자를 실시했지만 카카오뱅크와의 격차가 여전한데다 은산분리 완화도 요원하다. 영업 확장에 차질을 겪을 수 있는 셈이다. 자본력이 약해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기에도 역부족이다. 쿼터제를 통해 대출을 관리하지만 '고육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 카뱅 속전속결인데...간신히 증자


케이뱅크는 이날 1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했다. 기존 19개 주주사 중 7곳은 증자에 불참했으나 종합부동산개발회사인 MDM을 신규 주주사로 들여 예정대로 진행했다. 심성훈 행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실적을 올려 내년으로 예정된 증자를 앞당겼다"며 "주주사의 당초 계획과 차이 나면서 실권(증자 불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증자에 참여한 주주사는 868억원을 납입했다. 남은 132억원에 대해 전환주(다른 종류의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주식)를 새로 발행하면 KT 등 주요 주주사가 다음 달 13일까지 사들인다. 케이뱅크는 올해 말에도 1500억원대 증자를 추가로 실시해 총 5000억원의 자본을 확보한다.

카카오뱅크가 지난 8월 한번에 5000억원을 증자한 것에 비해 더딘 속도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금융자본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분 58%를 보유한데다 주주사도 9곳뿐이라 의사결정을 빠르게 내릴 수 있었다. 반면 케이뱅크를 주도한 KT는 산업자본이라 지분을 10% 이상 가질 수 없고 주주사도 20곳이나 돼 합의를 도출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은산분리 완화를 위한 인터넷전문은행특별법이 국회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KT의 지분 비율도 당분간 제한될 수밖에 없다. 빠른 시일 내 자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영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이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 경영전략과 하반기 사업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케이뱅크)

◇ 방카•주담대로 차별화….쿼터제 '고육지책'


케이뱅크는 이날 방카슈랑스와 주택담보대출 출시 계획을 밝히며 차별화를 꾀했다. 방카슈랑스는 로그인 없이 바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 상품은 크게 저가형 보장성보험과 환급을 많이 해주는 저축성보험으로 구성된다. 주택담보대출은 100%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각종 서류를 사진 촬영을 통해 모바일로 제출 받는다는 구상이다.

자본 여력을 충분히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취급금액이 큰 주택담보대출을 무리하게 늘리면 BIS비율과 예대율 등 규제비율을 맞추기 어려줘질 수 있다. 케이뱅크는 일정 수준 이상 대출한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는 쿼터제를 통해 대응하기로 했다. 여신 건전성과 포트폴리오를 살펴 판매를 멈추거나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안효조 사업총괄본부장은 "4분기 여신 운영의 기본 틀은 쿼터제"라며 "상품 판매 중단 시엔 고객에게 충분히 사전 공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체계적인 여신관리기법이라기보다 자본 확충 부족에 따른 '고육지책'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케이뱅크는 이미 직장인케이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하면서 상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지 못한다는 우려를 받았다. 상품 판매를 수시로 제한하는 것 자체가 제대로 된 은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심 행장은 "지속적으로 증자를 실시해 상품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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