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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미래에셋 금융그룹으로 '통합감독'

  • 2017.09.27(수) 18:05

금융계열사 두 곳 이상 그룹 '현미경' 감독
'대상 범위' 시뮬레이션후 결정…업계는 반발

금융자산의 비중이 높은 대기업을 금융당국이 통합감독하는 시스템이 이르면 내년부터 도입된다. 삼성과 한화, 미래에셋 등이 감독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산 규모 등에 따라 일부만 포함할지 모든 금융그룹에 동일하게 적용할지가 관건이다.

업계는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이미 관련 법을 통해 규제를 받고 있는데 추가로 중복 규제를 받는 게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7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금융그룹 통함감독 방안 공청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 삼성·미래에셋 등 7~17개 그룹 통합 감독 대상 검토

금융연구원은 27일 '금융그룹 통합감독 방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금융 자산이 많은 기업은 금융 리스크가 계열사로 전이될 우려가 있다"며 새로운 통합 감독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융감독당국이 감독하는 금융그룹은 43개로 전체 금융사 중 총자산 83%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2개 이상의 업종에서 영업하는 복합금융그룹은 32개로 겸업화가 점차 심화하고 있다.

특히 금융이 아닌 다른 산업 계열사와 연결된 금융그룹의 경우 그룹 위험 관리의 필요성이 높다는 게 이 연구위원의 판단이다. 비금융 계열사의 부실이 금융계열사로 전이된 지난 2013년 동양증권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이유로 주요 선진국들은 금융그룹 통합 감독을 강화하는 추세다.

▲ 자료=금융연구원

관심은 감독 대상을 어디까지 정할 것인지에 쏠린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그룹의 총자산이 20조원 이상이면서 은행과 비은행, 보험, 금융투자업 중 2개 권역에서 자산이 각 5조원 이상인 복합금융그룹을 감독대상으로 선정하는 방안을 첫 번째 안으로 제시했다. 삼성과 한화, 현대자동차, 동부, 롯데, 미래에셋, 교보생명 등 일곱 개 그룹이 감독 대상이 된다.

또 모든 복합금융그룹 17개사를 감독 대상으로 선정하고 은행 모회사 그룹과 동종 그룹을 제외하는 2안을 제시했다. 3안은 은행모회사 그룹만 제외하고 동종그룹을 포함하는 방안이다.

제도 신설을 준비하고 있는 홍성기 금융위원회 금융제도팀장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시뮬레이션을 해본 뒤 정하겠다"고 말했다.

◇ 자본적정성 규제도 강화…업계 "규제 이미 있어" 반발

해당 금융그룹의 자본 적정성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관건이다. 금융계열사 간 출자액을 차감하고 비금융계열사의 주식 위험을 필요자본에 추가로 반영하자는 제안과 비금융그룹사의 출자금액이 클수록 필요자본에 더해 누진적으로 증가시키자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경우 삼성전자 지분 7.55%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의 경우 20조원 가량의 주식 전액이 필요자본으로 가산돼 부담이 커진다.

업계에서는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우선 이미 개별 금융사에 규제가 이뤄지고 있는데 추가로 규제하는 게 과하다는 주장이다. 이승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공청회에서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보험업법이나 공정거래법 등에서 굉장히 타이트한 사전적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며 "규제를 추가로 도입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번 방안을 모범규준 등을 통한 자율 시행 방식이 아닌 법제화를 통한 강제적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기존 금융지주회사법 등과 어떻게 규제 수준을 맞출지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청회에서 "(같은 주제로 공청회가 열렸던) 2015년에는 모범 규준의 자율적인 형태의 방안으로 연습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방안이 제시됐다면 이번에는 법제화가 추진된다"며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 큰 차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성기 팀장은 "금융지주회사법을 전면 개정해 금융지주회사뿐 아니라 금융그룹 통합감독을 규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금융그룹은 지주회사보다는 낮은 수준의 규제를 받게 되지만 리스크가 있다는 측면에서 최소한의 규제를 같이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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