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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융 키워드]②'가치 교환' 데이터 마이닝

  • 2017.10.02(월) 07:08

고객의 행동 파악 & 밀착 서비스
누적된 정보 필수 '고객신뢰' 얻어야

정보통신기술(ICT)이 눈부시게 진화하면서 금융산업에도 엄청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컴퓨터 고도화로 금융거래의 효율성이나 정보의 활용성이 높아졌고 통신기술 발달로 인터넷금융, 사이버거래가 대중화되며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출현하고 있다. 비즈니스워치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디지털 금융의 방향을 짚어보고 금융의 미래를 조망한다.[편집자]
 
사전 동의에 따라 고객의 행동을 파악하고, 개인 혹은 기업을 위해 그때 그때 금융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것을 '능동적 처리(proactive fulfilment)'라고 한다. 휴대전화 위치정보 시스템을 통해 고객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안내 메시지를 보내거나 오퍼를 제공한다. 아래는 생생한 사례다.


A씨는 집을 사려고 알아보고 있다. 우선 온라인에서 검색을 한다. 은행은 이 검색 결과를 알지 못하겠지만, 구글은 고객의 동의하에 이를 파악하고 은행에게 그가 주택을 알아보고 있다고 귀띔해준다. 곧이어 A씨는 '우연히' 아주 좋은 조건의 주택담보대출에 관한 이메일을 받게 되지만, 아직 급하지 않으므로 이를 무시한다.

부동산중개소에 가서 원하는 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중개소로부터 마음에 드는 집을 소개받지만, 그 집을 구하기에는 돈이 조금 모자라는 것 같아 포기한다.  얼마뒤 조건에 맞는 집을 발견하고부터 A씨는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한다. 대출상품 비교 사이트에서 가장 좋은 주택담보대출 조건을 알아본다. 경쟁 은행의 금리가 더 좋다는 사실을 알고, 온라인에서 대출 신청서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이때 반전이 일어난다. 경쟁 은행에 대출 신청서를 보내기 직전,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가 온다. 확인해보니 그가 거래하는 은행의 고객 담당 책임자다. "A님 안녕하세요. 행복은행의 B입니다. 내일 오전에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요? 좋은 조건을 제시해드릴 수 있습니다." 오케이 답장을 보낸다. 

다음 날 아침 B씨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그가 제시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좋은 조건이다. 금리는 온라인에서 찾아본 것보다 0.1% 더 낮고, 대출 기간도 더 길다. 사실 0.1%의 마진 손실을 메꾸기 위해 다른 것을 교차 판매할 것이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이를 알지 못한다.

A씨는 신청서에 서명하기 위해 지점을 방문한다. 지점에 가서는 은행이 얼마나 많은 것을 해줄 수 있는지 깨닫는다. 앞에 놓인 카푸치노에 감탄한다. 내입맛을 어떻게 알았지?  은행은 나보다도 나에대해 잘알고 있다. B씨는 두달전에 A의 봉급이 인상된 것, 지난주 백화점에서 쇼핑한 것, 12월이면 자동차 할부가 끝나 월 50만원씩의 여유 자금이 생기게 될 것을 알고 있다.

은행을 나서며 A는 모바일로 PFM(개인자산관리) 앱을 실행하여 주택담보대출로 지불하게 될 비용과 현재까지 남은 자동차 할부 대출의 잔액을 살펴본다. 비교해보니 12월에 자동차 할부 대출이 끝나면 월 25만원의 여윳돈이 생긴다. 그 돈을 고려하면 지난번에 보았던, 아주 마음에 들었으나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포기했던 주택을 구입할 수 있을 것 같다. A는 그집을 다시 보기 위해 부동산중개소를 향한다.

은행을 나선지 얼마되지 않아 B로부터 다시 문자메시지가 온다. "같은 기간에 동일한 주택담보대출로 월 250만원 상환조건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번달 말까지 신청서 진행을 완료해 주신다면 0.15% 더 금리를 깎아드리겠습니다."


크리스 스커너의 '디지털뱅크 은행의 종말을 고하다'에 나온 글을 재구성한 내용이다.

이처럼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 고객에게 밀착 서비스를 할수 있으려면 심도있는 지능형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이 필요하다. 데이터 마이닝은 누적된 고객과 관련된 정보를 기초로 하여 고객의 미래 구매행동의 양상을 예측하고 변수 사이의 인과 관계를 분석하는 것이다. 여기저기 흩어진 다양한 데이터들의 '관계'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데이터 마이닝 기술은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섬뜩한 것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적인 디지털 은행에서 가장 먼저 전제되어야 하는 부분은 디지털마이닝이 반드시 고객의 동의를 바탕으로 수행될 것이라고 약속하는 것이다. 고객은 언제든지 동의한 것을 쉽게 취소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하도록 고객으로 부터 동의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데이터 제공에 대한 동의의 댓가로, 고객은 상품 추천이나 할인 및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 받을수 있을 것이다. 이는 개인 정보를 공유하는 댓가로 은행으로부터 더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가치의 교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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