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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워치]⑥-10 만남의광장 30년 독점…전관예우 논란

  • 2017.10.09(월) 11:00

H&DE, 만남의광장 1988년부터 운영
도로공사 퇴직자단체 도성회가 만든 회사
명함제작도 맡겨... '일감몰아주기 전형' 논란

고속도로 휴게소를 누가 운영하고 얼마나 돈을 버는지는 휴게소 관련 사업을 고민하는 소상공인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다. 그럼에도 그동안 휴게소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고 운영자들도 베일속에 가려진 경우가 많았다. 휴게소 평가에서 누가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는 휴게소 이용자에게 소중한 정보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그동안 선별적으로 상위평가 결과만 발표해왔다. 비즈니스워치는 정보불균형 해소와 알권리라는 공익적 목적으로 관련 정보를 분석해 전면 공개한다. 우리가 몰랐지만 알아두면 좋은 휴게소이야기. [편집자]

 

 

부고속도로 부산방향 첫 휴게소인 만남의광장휴게소는 서울올림픽 직전 1988년 6월 24일 개장했다. 당시 한국도로공사는 서울요금소(톨게이트)를 지금의 자리인 성남시 궁내동으로 옮기며 공터가 된 자리에 만남의광장을 만들었다.

만남의광장휴게소가 문을 열기 직전인 1986년 10월 15일 도성회(道星會)란 단체가 자본금(5340만원) 전액을 출자해 한도산업을 설립했다. 도성회는 한국도로공사의 퇴직자들이 만든 친목단체.

한국도로공사는 만남의광장휴게소 문을 열면서 1988년 6월 한도산업과 휴게소 운영계약을 체결했다. 30년이 지난 현재 만남의광장을 운영하는 업체는 H&DE(에이치앤디이)란 회사다. 운영회사가 바뀐 게 아니다.

H&DE는 한도산업이 2011년 9월1일 이름만 바꾼 회사다. 결과적으로 도로공사 퇴직자단체와 만남의광장휴게소의 `만남`은 강산이 세번 바뀐 30년간 이어져오는 것이다.

만남의광장휴게소 매출은 작년 기준 75억3700만원으로 전국휴게소 평균을 웃도는 수준. 이 정도도 양호하지만 H&DE가 휴게소와 함께 운영하는 주유소는 더 알짜다. 이 주유소의 작년 매출은 504억8000만원으로 전국 휴게소 2위. 혼잡한 한남·양재 구간을 통과한 후 첫 주유소여서 입지 조건이 좋다.

전국 휴게소내 주유소중 매출 1위인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부산방향)는 한국도로공사가 직영하는 곳이어서, 외부에 운영권을 임대하는 주유소 가운데 매출1위가 바로 만남의광장이다.

H&DE는 만남의광장외에도 남해고속도로 진영휴게소 양방향 2곳을 모두 운영한다. 이 또한 알짜다. 부산과 전남을 연결하는 남해고속도로에 총 12개 휴게소가 있는데 이 가운데 매출 1위(순천방향 136억원)와 3위(부산방향 98억원)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H&DE가 운영권을 가진 사업장의 작년 매출 합계는 814억원. 이 금액도 무시 못할 수치이지만 H&DE는 `전성기(?) 시절 20개에 달하는 사업장을 가지고 있었다. 불과 2년 전인 2015년에도 휴게소 8개, 주유소 4개 등 총 12개 사업장을 운영했다.

H&DE는 2010년부터 작년까지 7년간 고속도로 휴게소·주유소 사업을 통해 연 평균 매출 1326억원을 올렸는데 벌어들인 돈은 곧바로 도성회로 흘러갔다. 같은 기간 H&DE가 연 평균 순이익의 75%를 도성회의 배당금으로 지급한 것이다.

고속도로상의 알짜 휴게소·주유소를 운영해서 번 돈이 H&DE를 잠시 거쳐 도성회로 흘러가는 구조다. 도성회 회원들은 한국도로공사에 근무했던 `선배` 임직원이고, 도성회 회원들의 `후배`격인 한국도로공사 현 임직원들은 고속도로 휴게소·주유소를 소유한 공기업이자 H&DE의 휴게소 운영을 감독·계약하는 주체다. 

 

H&DE의 `몸통`인 도성회 역시 도로공사와의 각종 계약을 통해 적지않은 수입을 올려왔다. 감사원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2010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5년간 수의계약 방식으로 계약한 총 509건(30억3700만원)의 인쇄계약 중 60%를 웃도는 308건(19억9500만원)을 도성회와 체결했다.

계약 면면을 보면 전형적인 일감몰아주기 성격이 짙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도로공사의 명함과 구내전화번호표(47건, 2억8300만원), 홍보용 종이가방(6건, 1억100만원) 제작 등을 도성회에 맡긴 것이다.

한건에 평균 600만원에서 1700만원짜리 계약이지만, 만약 이 계약을 영세 인쇄업체에 맡겼다면 누군가에겐 피 같은 돈. 그러나 사회적책무을 다해야할 공기업 한국도로공사는 자신들의 `선배`들이 있는 퇴직자단체에 수시로 장기간 일감을 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 정부가 경제분야 핵심 개혁과제중 하나로 삼고 있는 일감몰아주기의 전형적 행태가 그 누구도 아닌 부채 27조원의 한국도로공사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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