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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워치]⑥-11 특례입학에 식구 동원 꼼수입찰까지

  • 2017.10.09(월) 12:00

금융정보회사 KIS정보통신에 휴게소 운영 허용
확률게임 선점하려 계열사 동원해 동시 입찰도

고속도로 휴게소를 누가 운영하고 얼마나 돈을 버는지는 휴게소 관련 사업을 고민하는 소상공인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다. 그럼에도 그동안 휴게소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고 운영자들도 베일속에 가려진 경우가 많았다. 휴게소 평가에서 누가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는 휴게소 이용자에게 소중한 정보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그동안 선별적으로 상위평가 결과만 발표해왔다. 비즈니스워치는 정보불균형 해소와 알권리라는 공익적 목적으로 관련 정보를 분석해 전면 공개한다. 우리가 몰랐지만 알아두면 좋은 휴게소이야기.[편집자]

 

금융정보그룹 NICE홀딩스의 자회사 KIS정보통신은 카드결제 승인·취소 등의 정보를 중개하는 밴(VAN)업체다. 그런데 의외로 고속도로 휴게소·주유소 운영사업도 한다.

 

이 회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휴게소사업 매출이 반영된 것은 2013년부터다. 최근 2년(2015~2016년) 전체 매출에서 휴게소·주유소 매출비중은 25%를 차지해 신사업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KIS정보통신은 현재 경부고속도로 두곳(경산·옥천휴게소), 중앙고속도로 두곳(원주휴게소 양방향), 영동고속도로 두곳(강릉휴게소 양방향)과 부속주유소 4곳(경산·옥천·강릉 양방향)을 운영 중이다. 경부·중앙고속도로 운영권은 2013년, 영동고속도로는 2016년에 각각 낙찰 받았다.


KIS정보통신이 휴게소운영사업에 첫발을 떼던 2013년 두가지 논란이 있었다. 첫번째는 휴게소 관련사업 경험이 없는 회사가 운영권을 낙찰받는게 타당하느냐는 것이었다.

휴게소운영권 입찰에 참여하려면 유통·음식·숙박업 등 휴게시설 관련업종 매출액이 2년 연속 100억원 이상 증명돼야 한다. 또한 주유소 입찰에 참여하려면 차량용 유류·가스판매 매출이 있어야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사전이행능력심사를 진행하고, 심사 결과 적격자로 통보받은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밴(VAN) 사업자 KIS정보통신이 음식이나 기름을 판매한 실적이 있을리 만무하다.

2015년 감사원은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당시 감사결과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는 2013년 경부·중앙고속도로 휴게소·주유소 입찰 당시 규정에 따라 공고를 내고도 휴게시설 관련 매출액만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업종과 상관없이 총매출액 규모로 입찰참가자격을 부여했다. 입찰공고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업체들에게 일종의 `특례`로 입학 원서를 낼 자격을 준 것이다.

그러나 감사원은 휴게소 입찰업무를 철저히 하라는 `주의` 통보만 내렸고, 당시 휴게시설 관련 매출없이 운영권을 따낸 업체들의 자격은 유지됐다.

이후 KIS정보통신은 2016년 영동선 강릉휴게소도 추가로 낙찰 받았다. 이때는 자연스레 앞서 낙찰 받은 경산·옥천휴게소 등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 따라서 두번째부터는 특례없이도 자동적으로 입찰 자격을 갖추게 됐다. 


또 다른 논란은 계열사가 특정입찰에 동시 참여한 문제였다. 2013년 입찰 때 KIS정보통신 계열사 한국전자금융도 입찰에 뛰어들었다. 계열사가 동시에 참여하면 그만큼 낙찰 받을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고속도로휴게소 운영권 입찰이 `확률게임`으로 불리는 구조 탓이다. 높은 가격만 제시하면 뽑히는 `최고가낙찰` 방식이 아니라 `임대요율 평균` 방식이다. 입찰업체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임대요율 5개를 평균한 값에 근접한 업체가 선정되는 구조. 당연히 계열사가 많이 참여하면 확률도 높아진다.

당시 계열사가 함께 입찰 참여해 그중 한 회사가 낙찰 받는 사례는 KIS정보통신 외에도 허다했다.

2012년 중부내륙 영산휴게소와 경부 양산·중부내륙 현풍·서울외곽 의왕주유소 운영권이 동시에 나왔다. 추정매출액 합계 387억원에 달하는 패키지입찰의 낙찰자는 풀무원식품. 그러나 같은 입찰에 계열사 풀무원건강생활과 이씨엠디도 참여했다.

같은 해 서해안고속도로 군산휴게소(서울방향) 운영자로 선정된 태경산업, 2013년 보성휴게소 운영자로 낙점된 대보건설도 계열사와 함께 입찰에 들어간 사례로 확인된다.

계열사가 특정입찰에 동시 참여해 낙찰받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한국도로공사는 2013년 11월 28일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사는 1개 업체만 입찰에 참여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바뀐 규정을 어기면 해당 계열사 모두 입찰자격을 박탈하고 차기 입찰 제한 등 불이익을 주도록 했다. 다만 도로공사는 해당 규정을 소급 적용하지는 않았다.

소급적용뿐 아니라 5년 단위로 실시하는 운영권 재계약 때 기존의 입찰이력을 반영할 계획도 없다는 것이 현재 도로공사의 입장이다. 일단 과거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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