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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美 세이프가드 막아라"…머리 맞댄 삼성·LG

  • 2017.10.10(화) 17:31

정부와 대책회의, 피해 최소화 방안 모색
월풀, 美공장서 조립하는 세탁기도 '딴지'

미국 정부가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을 검토하면서 우리 정부와 가전업계가 대책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0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 정부부처와 삼성전자, LG전자의 통상 관련 실무진은 오는 11일 대책회의를 열고 업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대책회의에서는 오는 19일 열리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2차 공청회에서 다룰 현안을 정리하고 각 업체별 반박논리와 발언자 등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지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점과 세이프가드 발동시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을 집중 부각할 방침이다.

앞서 ITC는 지난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한 세탁기 때문에 자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판정을 내렸다. 미국 가전회사인 월풀이 지난 5월 두 회사가 미국에서 세탁기를 덤핑 판매했다며 세이프가드 청원서를 제출한데 따른 것이다.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베트남, 태국 등에서 제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완제품 세탁기뿐 아니라 미국 현지공장에서 생산하는 세탁기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월풀의 세이프가드 청원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탁기의 주요부품을 미국으로 들여와 조립하는 것까지 제재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내 가전공장을 지어 세이프가드를 우회하는 방안이 무력해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주에 각각 3억8000만달러, 2억5000만달러를 들여 가전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신의 안방에서 위협을 느낀 월풀이 촘촘히 그물망을 쳐놓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북미 세탁기시장 점유율은 각각 17%, 14%로 2014년에 비해 7%포인트, 1%포인트씩 늘었다. 같은 기간 월풀의 점유율은 41%에서 38%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에서의 세탁기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가전업계는 연간 800만대가 판매되는 미국시장에서 두 회사가 총 1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ITC는 19일 2차 공청회를 연 뒤 11월21일 제재조치 방법과 수준을 결정하는 표결을 진행한다. 이를 토대로 12월4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재조치를 건의하면 내년 초 세이프가드가 발동된다.

 

제재방법으로는 관세 부과, 수입량 제한, 저율관세할당(TRQ·일정 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매기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 등이 있으며, 월풀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40%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기업들의 점유율 확대는 제품혁신의 결과이지 덤핑판매 때문이 아니다"라며 "미국 정부도 특정 업체를 위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미국내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반기지는 않을 것이다. 이 점을 적극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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