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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설립 주도한 금융위 '뒤탈?'

  • 2017.10.11(수) 15:14

금감원 "대주주 부적격" 지적에도 인가
우리은행·KT 동일인 논란도…"은행법 위반"

금융위원회가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인가를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정황이 점차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의 공세에 더해 금융위 자문기구의 내부 검토에서도 일부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이번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 지난 4월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이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케이뱅크 오픈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케이뱅크)

◇ 민간 자문단 "케이뱅크 인가 절차 일부 부적절"

금융위원장 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11일 케이뱅크 인가 과정 등을 점검한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금융혁신위는 지난 8월 말 금융위가 금융개혁을 위해 외부 민간 전문가 13명을 위촉해 구성한 외부 자문단이다. 혁신위는 이번 점검 결과를 '1차 권고안'으로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전달했다.

혁신위는 정치권에서 의혹을 제기한 케이뱅크 인가 문제와 관련해 일부 '부적절'한 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금융감독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케이뱅크 인가요건에 대해 유권해석을 하면서 이례적으로 인가를 허용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고 그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게 혁신위의 판단이다. 법제처 등 외부 기관의 자문을 받았다면 객관성과 타당성을 높일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혁신위에 따르면 금감원은 케이뱅크 최대주주인 우리은행이 은행법 시행령에 담긴 재무건전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대주주로 '부적격'하다고 판단했다. 우리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2015년 6월 말 기준으로 14%를 기록해 적정 기준인 국내은행 평균(14.08%)에 미달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금융위는 법령해석심의위원회를 열어 평가 기준을 과거 3년 치 평균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후 케이뱅크 인가가 이뤄졌다.

▲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금융행정혁신위원회 논의현황과 1차 권고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혁신위는 다만 케이뱅크 인가가 '위법'이었는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윤석헌 혁신위원장은 "우리은행이 대주주의 자격이 없다고 한 금감원의 판단이 옳았다고 본다"며 "다만 최종적인 (인가) 권한을 가진 금융위가 정책적 측면까지 고려해 내린 판단이 적정했는지 판단을 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 '은행법 위반' 지적 등 국감 '뜨거운 감자'

혁신위의 적정성 검토 결과 발표에 앞서 국회에서는 케이뱅크가 은행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인 우리은행과 KT, NH투자증권이 은행법상 동일인임에도 법정 한도를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정관과 내규는 주주 간 계약에 맞게 작성돼야 하고 내규가 계약과 일치하지 않으면 즉시 계약의 내용에 맞도록 정관·내규를 개정해야 한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회사의 '헌법'인 정관 개정도 주주 간 계약서의 내용에 맞춰야 해 주주들은 의결권을 자유롭게 행사하지 못한다"며 "의결권을 위반하면 10억원 등을 배상해야 한다는 내용은 의결권 공동 행사를 유도하는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특정 주주들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T와 우리은행, NH투자증권이 케이뱅크의 이사 9명 중 과반수인 5명을 추천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혁신위의 윤석헌 위원장은 KT와 우리은행의 '동일인' 의혹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표현 정도는 할 수 있다고 보지만 그게 위법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케이뱅크 인가 과정에 대한 의혹 제기가 이어짐에 따라 다음 주에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국회 업무보고 당시 케이뱅크 인가 특혜 의혹에 대해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언급한 바 있어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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