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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카카오택시→카카오T' 바꾸는 이유

  • 2017.10.18(수) 17:49

모빌리티 사업 강화, '홀로서기'
복잡한 지배구조 개편해 전문화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쉽게 부를 수 있는 카카오택시. 한번쯤 이용해 보셨을 겁니다. 지난 2015년 3월 출시한 카카오택시는 카카오가 옛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2014년 10월)한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야심작이었는데요. PC 기반 검색포털에서 강점을 갖고 있던 다음과 모바일 신흥 강자로 부상한 카카오가 손을 잡고 선보인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카카오택시는 서비스 3주년을 앞두고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달 중으로 카카오택시란 이름 대신 '카카오T'라는 새로운 서비스명을 사용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카카오T는 택시 호출을 비롯해 대리운전, 주차, 내비게이션 등 카카오가 다루고 있는 이동과 관련한 서비스들의 통합 플랫폼으로 거듭날 예정입니다.


즉 카카오T로 서비스명을 바꾼 카카오택시 앱 안에 대리운전(카카오드라이버)이나 내비게이션(카카오내비), 주차(카카오파킹) 등 각각의 앱들을 집결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고 이들 서비스가 개별 앱의 형태에서 카카오T의 부속 기능으로 흡수되는 것은 아닙니다. 카카오드라이버나 카카오내비 등 각각의 앱은 그대로 운영하면서 카카오T 앱 안에 별도의 서비스 영역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카카오는 왜 전문화된 통합 플랫폼을 만드려고 할까요. 카카오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지배구조 재편 작업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는 올 들어 크고 작은 계열사 정리 작업을 통해 지배구조를 바꾸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주력인 광고와 게임을 비롯해 신성장 동력인 모빌리티(차세대 이동수단)와 결제, 은행, 콘텐츠 등으로 사업을 쪼개고 있습니다.


즉 떼내고 합치는 방식으로 사업을 재편한다는 것인데요. 게임 사업을 살펴보면 카카오는 지난 4월 100% 투자 자회사인 케이벤처그룹을 중간 지주회사로 전환(카카오게임즈홀딩스)한데 이어 넉달만인 지난 8월 카카오게임즈홀딩스를 흡수합병해 지배 구조를 단순화하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비(非) 게임 계열사들이 떨어져 나가고 카카오게임즈라는 회사를 중심으로 게임 사업만 남아있게 됩니다.
 
모빌리티 사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6월 케이엠컴퍼니(현 카카오모빌리티)란 신규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이 회사에 택시와 대리운전 등 이동과 관련한 사업을 한데 몰아 넣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이 회사에 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외부 투자금을 유치해 홀로서기를 위한 재무적 기반까지 만들어줬습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끊임없는 지배구조 재편을 통해 궁극적으로 주력인 광고만 남기고 각 사업들을 자회사로 떼어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사업별로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마련하고 각각의 전문성 및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입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기업공개(IPO) 계획도 갖고 있는데요. 게임 사업을 한데 모아 놓은데다 지배구조도 단순해졌기 때문에 상장을 통한 외부 자금 유치가 한결 수월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카카오택시가 카카오T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고 이동 서비스의 관문으로 거듭나려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이용자는 카카오T 하나만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데요. 택시를 부르는 일부터, 대리운전 서비스나 내비게이션을 통한 길찾기, 주차장 검색이 더 편해지는 것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서는 카카오T라는 간판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전문화할 수 있고 신규 서비스의 이용자 접점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본체인 카카오에 크게 의존할 필요도 없어지는데요.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라는 플랫폼을 통해 독자적으로 사업을 키울 수 있는 서비스 토대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들을 하고 있는데요. 카카오택시처럼 카카오톡 못지 않게 브랜드 인지도나 서비스 성과면에서 입지를 다진 앱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카카오택시가 서비스명을 바꾸는 것은 마치 장성한 자녀들이 분가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것처럼 카카오에서 파생한 서비스들이 독립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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