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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겨났던 왕자의 귀환.. 동원수산 경영권 분쟁 2막

  • 2013.10.25(금) 17:59

왕기철 대표 지분 0.5%에서 12.59%로 증가

‘계모로부터 쫓겨났던 왕자가 돌아왔다.’

동원수산 경영권 분쟁이 2차전에 돌입했다. 1차전의 패자(敗者) 왕기철(사진) 동원수산 대표이사가 다시 돌아왔기 때문이다. 2년 여만에 돌아온 그의 손에는 신주인수권증권이 쥐어져있다. 1만5200주( 0.5%)에 불과했던 지분은 47만1994주(12.59%)로 확 늘었다. 그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계모의 지분을 훌쩍 뛰어 넘는 수준. 하지만 마지막 반전도 남아있다. 지난 9월 별세한 왕윤국 동원수산 명예회장의 유산(53만29주, 14.14%)의 향배다.

25일 동원수산은 왕기철 대표이사가 신주인수권증권의 권리행사를 통해 45만6794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왕 대표의 지분은 0.5%(1만5200주)에서 12.59%(47만1994주)로 증가했다. 고 왕윤국 명예회장에 이은 단일 2대주주 자리까지 올랐다.

동양수산의 경영권 분쟁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왕윤국 명예회장의 둘째부인 박경임 씨와 왕 명예회장의 아들 왕기철 대표이사의 대결이었다. 박 씨는 왕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지폈다. 박 씨의 막내딸 왕기미 상무를 대표이사에 올리겠다며, 주주총회를 앞두고 표 싸움을 벌였다. 박 씨와 왕 상무의 지분은 5% 수준으로, 왕 대표의 지분을 압도했다. 

극으로 치닫던 경영권 분쟁은 주총에서 극적으로 결판났다. 박 씨의 견제를 받아왔던 왕 명예회장의 손자 왕기용(주니어)씨가 이사 자리를 포기하는 선에서 합의했다. 왕기철 대표는 대표이사 자리를 지켜냈고, 박 씨의 딸 왕기미 상무는 등기이사에 선임됐다. 왕 대표는 당시 "가족 간의 문제를 내부에서 해결하지 못해 죄송하다. 오늘 주총으로 가족 간의 문제는 봉합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그해 왕 상무가 조용히 지분을 늘리기 시작했고, 박 씨는 왕 대표이사를 해임하겠다며 임시 주총을 열겠다고 소송까지 제기했었다. 왕 대표이사도 반격했다. 2011년 12월 120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동원수산은 왕 대표 본인과 특수관계인 왕수지씨에게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 1년10개월 뒤 결국 왕 대표는 신주인수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단숨에 2대주주로 올라섰다.

하지만 왕 대표가 경영권 분쟁에서 완전히 이긴 것은 아니다. 아직 고 왕 명예회장의 지분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별세한 왕 명예회장의 현재 지분은 14.14%(53만29주)로 단일 최대주주다. 그의 지분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판이 뒤바뀔 수 있다. 현재 왕 명예회장은 특별한 유언장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경우 민법상 상속 배율이 정해지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왕 대표가 유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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