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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타본 경강선..'서울~강릉, 2시간이면 충분해요'

  • 2017.11.05(일) 11:10

12월 중순 개통…서울~강릉 1시간 42분 소요
수도권 접근성 개선, 지역발전 가능성 기대

인천국제공항에서 강릉까지 한 번에 연결하는 원주~강릉 고속철도가 다음달 중순 개통된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연결철도 신설과 수색~서원주 기존선 고속화 및 시설개량으로 새로운 교통 지도가 완성된다.

 

내년 개최 예정인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단과 관계자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철도를 이용해 경기장 인근역까지 한 번에 이동하게 된다. 올림픽 이후에도 교통체증 없는 강원도 여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 지난 3일 기관사가 원주~강릉 고속열차를 시운전 중이다.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 강원도 관통한 경강선…고속철도 시대 개막


11월 3일 오전 9시. 서울역에서 고속열차에 올라탔다. 보통 고속열차라고 하면 KTX를 떠올리는데 기존 KTX와 고속열차는 다르다. KTX는 운영속도 시속 300km의 초고속열차를 말한다. 기자가 탄 고속열차는 일반열차지만 시속 200km 이상 달릴 수 있어 '고속'이라는 단어가 붙었다. 이 열차는 운영속도 시속 250km다. 시속 200km가 넘는 고속철도는 최초다.

 

이 열차가 개통되면 서울역에서 진부 1시간 20분, 서울역에서 강릉은 1시간 42분 걸린다. 인천국제공항역에서 진부역은 2시간도 안 걸리는 1시간 50분이 소요된다. 인천국제공항역에서 종점인 강릉역까지는 총 2시간 12분이 걸린다. 기존 열차가 청량리에서 강릉을 가도 5시간47분 소요되고 고속버스를 이용해도 인천국제공항해서 강릉까지 3시간30분이 걸린다.

 

현재 이 노선은 시운전이 진행중이다. 특히 첫 운행 열차는 시속 170km로 달리는 것이 원칙이다. 밤새 선로 작업을 하다가 방해물이 놓이는 등 사고를 유발할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기관사가 방해될 만한 물건을 육안으로 확인한 뒤 속도를 줄일 수 있는 한계선이 바로 170km라는 설명이다. 시운전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말일까지 진행된다.

 

기관실에는 세계 최초로 4G LTE 기술이 적용된 철도 무선통신시스템(KR LTE-R)이 설치돼 있다. 이 시스템은 스마트폰을 개조한 형태의 무선통신망을 사용해 교신한다. LTE-R은 음성, 영상정보, 대용량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철도환경에 최적화된 통신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전송용량 기존 대비 350배로 비상상황 발생시 다수 관계자가 동시에 영상통화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

 

▲ 노병국 한국철도시설공단 강원본부장이 3일 평창역사에서 원주~강릉 사업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윤다혜기자 ydh@)

 

◇ 경강선이 지나는 역들

 

열차에 몸을 싣고 터널을 몇 번 통과하자 강원도 평창역에 도착했다.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강원도는 산악지형으로, 다른 철도보다 터널구간이 많다. 전체 구간 중 터널의 비율은 63%에 달할 정도다.

 

이중 제일 긴 터널이 대관령 터널이다. 태백산맥을 관통하는 터널로, 길이가 21.7km다. 이날 170km로 달려 대관령 터널을 통과하는데 8분이 소요됐다. 개통 후 220~230km로 달리게 되면 6분정도 걸린다.

 

이 터널 중간중간에는 화재 등 사고에 대비해 승객들이 빠르고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경사터널 4개소를 연결해놨다. 또 터널 중간에 열차 4편성이 동시에 정차할 수 있는 신호장 공간이 확보돼 있다.

 

▲ 경강선 노선도(자료:한국철도시설공단)


원주~강릉 고속철도 구간에는 만종역사, 횡성역사, 둔내역사, 평창, 진부(오대산), 강릉역사 등 총 6개 역사가 건설돼 있다. 이중 평창, 진부, 강릉역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지원역사다.

 

평창역은 평창동계올림픽 지원 역사인 만큼 곳곳에 눈과 스키 등을 표현한 미술작품을 설치하거나 역동적인 공간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 평창군에 있는 노성산성의 성벽과 산등성이를 건축디자인과 색으로 표현했다는 게 국토교통부의 설명이다. 평창역에는 경기장으로 이동가능한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평창역 피닉스파크에서 스노우보드경기가 열린다.

평창역에서 열차에 다시 올라 탔다. 11시20분 올림픽 지원 역사중 가장 핵심인 진부역에 도착했다. 열차는 역에 도착할 때 스스로 속도를 줄이는 자동시스템인 ATD 신호 시스템이 있다. 또 구간에 따라 최고 속도에 차이를 둔다. 곡선 구간 등이 나오면 230km 정도가 최고속도다. 그렇지 않으면 250km에서 여유 속도인 255km까지 달릴 수 있다. 한계 속도를 넘어서게 되면 계기판이 알려준다.

 

▲ 진부역(사진:윤다혜ydh@)


진부역 외관은 스키점프대의 곡선을 본 따 설계했다. 진부역에서는 알파인스키, 바이애슬론, 크로스 컨트리, 봅슬레이, 스키점프 등 9개 경기가 열리며 개폐회식도 진행된다. 진부역에서 알펜시아 스포츠파크까지 차량으로 약 10분이내 소요되며 무료 셔틀버스도 올림픽기간에 운영된다.

 

진부역은 동계올림픽기간 동안 1만1110명이 하루에 이용할 것으로 추산된다. 평소에는 751명이 이용할 것으로 집계됐다. 올림픽이 끝나도 오대산과 오대산의 월정사, 선재길, 송어축제 등 지역 축제를 위해 찾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2시 강릉역에 도착했다. 강릉역도 강릉을 대표하는 소나무, 호랑이와 조충도를 동계올림픽 경기종목과 디자인해놨다. 외관은 강릉역에는 빙상경기장이 있어,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컬링 등 6개 빙상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강릉역에서 빙상경기장까지는 약 5분 이내 소요되며, 무료 셔틀버스도 다닌다.

 

▲ 강릉역사(사진:윤다혜ydh@)

 

◇ 올림픽 끝나도 경강선 발전 가능성 무궁무진


경기도와 강원도를 잇는 경강선은 평창 동계올림픽 수송지원 철도사업으로 속도감있게 추진되고 있다. 총사업비는 지난 8월 기준 3조7597억원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12년부터 5년5개월정도 걸렸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한 사업인 만큼 올림픽 이후 운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철도사업은 공사 과정이 그리 순탄치 않았다. 공사로 인해 중앙시장 등 인근 3개 재래시장 230여개 상가 철거가 불가피해져 상인들이 영업권 보상, 대체 시장부지 등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이에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기존의 개착공법을 쉴드-TBM을 비용한 비개착공법으로 변경, 상가를 철거하지 않고 공사를 시행할 수 있었다. 쉴드-TBM은 기계화 시공으로 안정성 확보와 소음·진동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와함께 공단은 강릉시와 협의해 터널 지상부에 풍물시장(월화거리)과 공원을 조성, 상인들과 주민들에게 이전 보다 나은 상권과 환경을 제공했다. 폐선(구 영동선) 예정부지를 지자체와 긴밀한 협의로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소상인들의 상권을 활성화 할 뿐 아니라 관광 명소로 탈바꿈한 모범사례도 있다.

 

모범사례도 생기자, 동해안 등 가까운 관광 명소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게 공단 측 설명이다. 또 철도로 인한 수도권과 강원도 접근성이 개선돼 유동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도 집값 상승과 지역발전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원도는 수도권 접근성이 크게 개선 중인데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환동해권 크루즈산업 등 개발호재가 다양해 주목받고 있다"며 "지역 내 수요도 많지만 수도권 등 외부 투자수요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강원도는 부동산대책을 비껴간 지역에다, 경춘선 전철과 서울양양 고속도로, 평창 동계올림픽 수송지원 사업인 경강선 개통도 앞두고 있어 강원도 집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내년 1월 입주를 앞둔 속초시 청초동 '속초 아이파크' 전용면적 105㎡는 분양가보다 1억원 이상 오른 4억73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춘천시 퇴계동 'e편한세상 춘천 한숲시티' 84㎡는 3000만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다.

 

모든 일정이 마무리된 이후 오후 3시15분 강릉역에서 출발해 서울역 도차한 시간은 5시25분.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강릉이 내달 경강선 개통을 통해 당일여행도 부담없는 지역으로 변신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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