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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증권 매각]③현대重그룹, 개운찮은 이유

  • 2017.11.09(목) 10:11

현대미포조선 소유 지분 85.3% 전량 4500억에 매각
2008년 당시 인수액만 7000억…출자도 4000억 달해

현대중공업그룹이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성사시켰지만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4500억원의 적잖은 자금을 확보하기는 하지만 당초 하이투자증권에 들인 자금 1조1000억원의 절반도 못건지는 탓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 최대주주 현대미포조선과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예정이다. 현대미포조선의 매각 대상 지분은 85.3%(3억4200만주) 전량으로 DGB금융지주가 지난 8일 밝힌 거래금액은 4500억원이다. 주당 1310원(액면가 500원)꼴이다.

하이투자증권 매각은 지난해 6월 주채권은행 하나은행과 마련한 3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의 일환이다. 이에 맞춰 현대중공업은 비핵심자산 매각과 경영합리화에 주력해왔다. 

이번 딜이 완료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하이투자증권을 비롯해 하이투자증권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지분율 92.4%), 현대선물(65.2%) 등 금융 계열사들을 모두 DGB금융지주에 넘기게 된다.

현대중공업이 증권업에 손 댄 때는 2008년 3월. 당시 중소형 증권사인 옛 CJ투자증권을 인수, 증권업에 진출한 것이다. 간판을 지금의 하이투자증권으로 바꿔 단 것도 이 때다.

계열사 현대미포조선을 앞세워 CJ그룹으로부터 지분 74.9%를 사들이는데 들인 자금만 7040억원. 여기에 당시 하이투자증권의 하이자산운용의 소유 지분(92.4%) 이외의 7.6%를 사는데도 430억원을 썼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하이투자증권을 재계의 위상에 걸맞는 대형 증권사로 키운다는 포부를 갖고 있던 터라 계열 편입 이후로도 하이투자증권의 자본 확충을 위해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

인수 직후인 2008년 11월 484억원에 이어 2010년 9월 2510억원, 5년 뒤인 2015년 8월에도 999억원을 집어넣었다. 현대미포조선이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를 갖고 있는 데는 1조1030억원(주당 평균 3220원)이나 되는 자금을 쏟아부은 결과다. 여기에 하이자산운용 투입자금까지 합하면 1조15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의 기대와는 달리 하이투자증권은 자기자본 6890억원(올해 6월 말 별도 기준)로 여전히 중소형 증권사에 머물러 있다. 업계 16위로 현대중공업그룹이 들인 공에는 한참 못미친다. 

재무실적 또한 2008년이후 가장 많은 순이익(연결기준)을 냈던 때가 2015년 312억원 정도다. 2016년에는 29억4000만원으로 축소됐다. 또한 9년동안 3개 해에는 순익적자를 냈다.

이렇다보니 현대미포조선이 하이투자증권으로부터 회수한 돈이라고는 하이투자증권의 20여년만의 첫 배당으로 챙긴 올해 34억원이 전부다. 여기에 지분 매각으로 4500억원이 유입된다고는 하지만 원금의 60.5%(6960억원)을 밑지고 팔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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