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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무한도전]⑩종근당, 혁신 가속도…임상승인 최고

  • 2017.11.09(목) 19:12

2015년 30건-2016년 14건-2017년 9건..업계 1위
"능력있다면 모셔라" 외부 전문가 파격 영입
'먹는 항암제' 등 편의성 고려한 혁신신약 도전

신약 개발에 성공하는건 소위 '잭팟'에 비유된다. 글로벌 신약 하나로 벤처사가 글로벌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곳이 제약·바이오업계다. 하지만 신약개발은 '운'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개발 과정에 투입해야 하는 대규모 비용과 오랜 연구개발 기간이 필요하다. 더구나 신약개발 과정에는 수많은 예상하기 어려운 실패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제약·바이오산업은 대표적인 미래성장동력산업으로 꼽힌다. 우리 기업 현실은 어떨까. 주요 제약사들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살펴본다. 아홉번째 주자는 장수 제약사에서 글로벌 혁신제약사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종근당이다. [편집자]


국내 5대 장수 제약사중 한곳인 종근당이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으로 바뀌고 있다. 1941년 출범해 올해로 76돌을 맞은 종근당은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국내제약사중 가장 많은 임상을 진행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종근당은 올해 현재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총 9건의 신규 임상을 승인받으며 업계 임상 승인건수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4건, 2015년 30건으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중 최고수준이다.
                                                                                                                                                                                                                               
이같은 투자는 매년 두자릿수 신제품 출시로 이어졌다. 종근당은 2014년 15개, 2015년 30개, 2016년 22개 신제품을 선보였고 올해 들어서도 현재까지 12개를 내놨다. 이에 따라 실적이 좋아지면서 증시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2013년 종근당홀딩스에서 분리될 당시 시가총액 8500억원에서 1조2000억원 가량으로 커졌다. 

종근당 관계자는 "임상 승인건수가 많다는 것은 신약 하나를 개발하면서 그만큼 공을 많이 들인다는 의미"라며 "임상 디자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같은 후보물질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개량신약이나 복합제 등 다양한 품목을 만들어낼 수 있어 개발 방향에 따라 임상을 여러번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 "외부 전문가들 모셔라" 열린 인사

일흔을 넘긴 종근당이 이처럼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파격적인 인사도 한몫했다. 능력있는 외부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해 혁신을 도모했다.
올해 3월 선임된 이병건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이 부회장은 미국 라이스대학교 대학원 화학공학 박사 출신으로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임기를 마치기도 전에 영입돼 종근당홀딩스와 종근당에서 경영을 총괄하는 부회장직을 수행중이다.

종근당에는 최근 3년 사이 합류한 외부 전문가가 많다. 
 
2015년 3월 취임한 김영주 사장은 미국 롱아일랜드대학원 면역학 석사를 졸업하고 독일 머크사의 전문의약사업부 머크세로노에서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이다. 머크사 외에도 글로벌제약사에서 두루 근무했다. 김 사장은 종근당 사장 취임 후 다양한 글로벌제약사 제품 판권을 확보해 매출 성장을 이끌어냈다. 종근당의 지난해 매출은 8320억원으로, 2015년 5925억원에 비해 40.4% 성장했다.

김 사장 외에도 머크사 머크세로노 출신 김기원 개발본부장, 셀트리온헬스케어 출신 성종훈 글로벌사업본부장이 합류했고, 차바이오텍 전무 출신 제품개발 담당 박경미 상무, 한미약품 이사 출신 이재원 개발본부 MD, CJ제일제당 출신 이미엽 사업개발 담당 이사, 머크사 출신 김현진 의약화학실장 등이 있다. 마케팅1~3사업부장 또한 한국BMS, GSK, 대웅제약 등 경쟁사에서 이력을 쌓은 인물이다.

◇ '먹는 항암제' 등 편의성까지 고려한 혁신신약 도전

개량신약과 복합제 중심으로 누적된 임상경험에 자신감이 붙은 종근당은 글로벌 신약에 도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혁신 신약을 개발하고 글로벌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올해 연구개발비 집행 목표를 1200억원으로 지난해 1022억원 대비 17.4% 늘렸다. 종근당 연구개발비는 2014년 747억원, 2015년 914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종근당의 혁신신약 연구개발 관심은 제형제제가 남다르거나 특정 질환에서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한꺼번에 아울러 약효를 내도록 환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차세대 항암 신약후보인 'CKD-516'과 'CKD-581', 빈혈치료제인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 'CKD-11101'이다. 

'경구용'으로 개발중인 CKD-516은 환자의 편의성을 늘린 혁신신약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다. 

CKD-516은 암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파괴해 세포의 괴사를 유도하는 퍼스트인클래스 후보물질이다. 유사 프로젝트들과 달리 주사제가 아닌 경구제로 개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글로벌 항암제시장에서 혈관을 파괴하는 작용기전의 항암제를 경구용으로 개발중인 신약은 CKD-516이 유일하다. CKD-516은 지난해 범부처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함께 임상1상을 마치고, 대장암 적응증으로 병용임상을 승인받아 국내에서 임상1/2a상을 진행중이다. 

헌팅턴질환치료제 개발 프로젝트 CKD-504 또한 인지능력 개선효과가 더 해진 것이 눈길을 끈다. 인구 10만명당 3~10명꼴로 발병하는 자율신경계 관련 희귀질환인 헌팅턴질환은 근육간 조정능력 상실, 인지능력 저하 등을 동반한다. 

현재까지 헌팅턴질환치료제는 근육 경련이나 발작으로 나타나는 무도증 치료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인지능력까지 개선하는 CKD-504가 개발에 성공한다면 대체제가 없어 시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종근당은 지난해 CKD-504 전임상을 마치고 올해말까지 미국 임상1상 돌입을 계획하고 있다.

가장 진도가 빠른건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인 'CKD-11101'이다. 이 역시 기존 제품대비 환자 편의성을 대폭 높여 기대를 받고 있다. 

현재 임상3상중인 CKD-11101가 시판될 경우 국내 첫 네스프 바이오시밀러가 된다. 종근당은 내년 국내시장에서, 2019년 일본에서 시판허가를 받는 것이 목표다. 네스프는 만성신부전 환자의 빈혈치료에 사용되는 조혈자극인자로, 현재 관련 세계 시장규모는 3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종근당은 이 역시 투약횟수를 종전 주3회에서 주1회 내지 2주1회로 대폭 줄인 형태로 개발중이다. 

이밖에 표적항암 신약 후보물질 CKD-581가 지난해 림프종과 다발성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1상을 마쳤다. 지금은 다발성 골수종 표준요법과 병용투여로 임상 1상을 진행중이다. 또 자가면역질환치료제 CKD-506이 유럽에서 임상1상, 이상지질혈증치료제 CKD-519가 호주에서 임상2상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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