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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줄이는 은행...'이제는 모바일 영업망'

  • 2017.11.12(일) 07:14

영업점 발 끊은 고객 '모바일'로 유인
대출·송금부터 부동산·번역 서비스까지

은행이 점포를 닫는 대신 모바일을 통해 고객을 끌어오고 있다. 부동산 시세정보, 경매, 외국어 번역 등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로 다가가는 방식이다.

이들 모바일 서비스는 은행 업무와 직접 관련되지 않아 수익성을 의심받기도 한다. 은행은 대출과 송금 등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효과를 기대하며 서비스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일종의 '모바일 영업망'을 구축하는 셈이다.

◇ '국내 최다 영업점' KB, 모바일에 주목

은행은 점포를 줄이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반은행 12곳의 국내 영업점 수는 5010개로 전년 동기(5193개)보다 3.7%(183개) 감소했다. 씨티은행은 126개 영업점의 70%(90개)를 통폐합할 정도로 대대적인 축소에 들어갔다.

점포를 줄이는 건 대부분의 업무를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고객이 영업점을 잘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히 영업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방문고객을 응대하기만 하던 과거와 달리 모바일로 적극 끌어와야 하는 상황이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필요성도 커졌다.

KB국민은행은 최근 부동산 시세정보 어플리케이션(앱)인 'KB 부동산 리브온'을 선보이면서 변화에 뛰어들었다. 이 서비스는 원하는 조건의 매물과 분양정보를 줄뿐만 아니라 앱에서 바로 대출을 받도록 했다.

국민은행은 국내은행 중 가장 많은 점포(1064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영업망을 충분히 확보한 은행이 모바일에 주목할 정도로 판도가 바뀌는 셈이다. 허인 국민은행장 내정자는 지난 달 서비스 출시 기념 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나 "개인금융과 부동산에 강한 국민은행의 뿌리를 지키되 기존 비즈니스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주택담보대출•해외송금과 연계

신한은행은 전국 법원의 경매정보를 알려주는 'E-경매•투자자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경매정보와 함께 부동산 투자의견도 제시한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은 메신저 서비스인 '위비톡'을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채팅화면 상단에서 언어를 선택하면 메시지를 자동 번역해줘 해외송금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전반적으로 모바일 서비스를 주택담보대출, 부동산 투자, 해외송금 등 금융과 연계해 영업 기회를 창출하는 식이다. 실제로 국민은행 관계자는 "'KB 부동산 리브온' 출시 이후 앱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신청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은행의 본 업무와 거리가 멀어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방(부동산 시세정보), 카카오톡(메신저) 등 IT회사의 모바일 서비스와의 경쟁 압박도 크다. 하지만 은행이 금융상품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운 만큼 부대서비스로 고객을 선점하는 것도 유효한 영업 전략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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