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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 착수…'뱅커냐 올드보이냐'

  • 2017.11.15(수) 15:50

정권 입김 센 올드보이 vs 업계 사정 정통한 뱅커
금융권 낙하산·코드인사 확산속 정부태도 최대변수

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이 본격화됐다. 차기 회장을 뽑아야 하는 은행장들의 고민도 시작됐다. 한때 홍재형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 등 관료 출신이 급부상했지만 '올드보이' 논란이 거세지면서 다시 민간 출신으로 기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은행장들도 현 정권과 인연이 깊은 관료출신과 은행 사정을 잘 아는 민간 출신 사이에서 선호도가 갈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현재로선 정부의 의중을 명확히 알기 어렵다는 점에서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은행연합회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각 이사 은행장으로부터 차기 회장 후보를 추천받았다. 이사회는 이들 후보군을 공개하지 않은 채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숏리스트를 추릴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에는 11명의 이사들 가운데 하영구 은행연합회장과 이동걸 산업은행장, 윤종규 국민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빈대인 부산은행장 등 8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장들이 추천한 회장 후보는 그동안 예상했던 후보군을 벗어나진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시중은행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기존에 언론에 나왔던 후보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관료 출신으로는 홍재형 전 부총리,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전 금감위 부위원장)과 민간 출신으론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등이 거론됐다.

 


가장 최근들어선 김창록 전 총재에 이어 홍재형 전 부총리가 유력하다는 설이 돌았지만 '올드보이' 역풍을 야기하기도 했다. 더구나 손해보험협회장에 참여정부 시절의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선출되면서 논란은 더욱 뜨거웠다. 홍 전 부총리는 1938년생으로 우리나라 나이로 80세. 1950년생인 김용덕 회장과도 무려 12살의 차이가 난다. 홍 전 부총리는 올초 대선 당시엔 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을 지냈다.  


고령인데다 정치권에 몸을 담았던 홍 전 부총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하면서 무게추는 다시 민간 출신으로 기우는 듯한 분위기도 있다. 민간 출신 중에선 신한은행장과 신한금융 사장 등을 지냈던 신 전 사장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은행연합회장은 금융권 협회장들 중 맏형 격이어서 김용덕 회장보다 급이 떨어져서는 안된다는 인식도 여전하다. 이런맥락에서 홍재형 전 부총리의 경우 연배로보나 공직 입문으로보나 김용덕 회장과는 10년 이상 차이나는 데다 현 정권과 인연이 깊은 인사라는 점에서 오히려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로 퇴보하는데 대한 부담감도 크다. 하영구 현 회장 케이스도 씨티은행에 몸담았던 민간 출신이지만 대외 네트워크와 정부 커뮤니케이션 능력 면에서 뒤처지지 않아 협회장 업무를 무난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은행업무에 대한 이해가 깊고 특히나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산업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민간 출신 은행장에 대한 선호 또한 여전하다. 특히 신 전 사장의 경우 대내외 폭넓은 네트워크 등을 인정받고 있다. 다만 과거 위성호 신한은행장과의 관계(?)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전례에 비춰볼 때 정부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곳곳에서 새 정부의 '낙하산' 혹은 '코드 인사'가 속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거래소 이사장 선출 과정에서는 후보자 공모를 마감한 뒤에 이례적으로 추가 공모를 받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낙하산 인사를 점지하기도 했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27일 숏리스트를 추린 후 28일이나 29일께 최종 후보를 추대할 계획이다. 만약 최종 후보를 추리는 과정에서 행장들간에 이견을 보이는 경우 11명의 행장들 가운데 과반 수 이상 득표하는 후보를 최종 후보로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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