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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車'에서 '공유車'로 핸들 돌린 SK

  • 2017.11.20(월) 13:33

중고車사업 전면 철수..엔카닷컴도 매각
4차 산업혁명 등 공유경제 사업은 확대

SK그룹이 중고차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차량을 사고 파는 소유의 시대가 저물고 여럿이 함께 타는 공유의 시대가 열리면서 그간 돈이 되던 사업에서 과감히 철수 결정을 내린 것이다.

 

▲ SK㈜가 중고차사업 시장에서 철수한다. 공유가치 등을 중시하는 사회변화의 큰 그림을 봐야한다는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의 경영철학과 맞닿아 있다.

    
SK㈜는 20일 자회사 SK엔카닷컴의 지분 50.0002%를 호주 카세일즈홀딩스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금액은 2050억원이다.

카세일즈홀딩스는 호주 최대의 온라인 자동차 중개회사로 2014년 4월 SK㈜와 함께 합작법인 SK엔카닷컴을 설립했다. 카세일즈홀딩스는 당시 1175억원을 들여 지분 49.0008%를 인수했고 이번에 SK엔카닷컴의 지분 100%를 모두 보유하게 됐다.

SK엔카는 전국 26개의 직영매장(오프라인)을 두고 중고차를 매매하는 SK엔카와 온라인으로 중고차 매매를 알선하는 SK엔카닷컴으로 나뉜다. 이번에 매각하는 것은 SK엔카닷컴이며, 오프라인 중고차 유통사업부인 SK엔카는 최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넘기기로 했다.

SK㈜가 중고차 시장에서 철수한 것은 차량을 이용하는 문화가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등록대수는 378만대로 매년 3% 안팎의 성장세에 그치고 있다. 이에 비해 SK가 2015년 지분을 투자한 카셰어링업체인 쏘카는 서비스 시작 5년만에 회원수 300만명을 확보하는 등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IT기술과 접목돼 새롭게 급성장하는 공유경제가 소유중심의 기존 질서를 허무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더구나 오프라인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국내에선 대기업의 사업확대가 어려운 '레드오션'으로 변했다. 연간 6만여대의 중고차를 거래하는 SK㈜ 입장에선 공격적인 사업확대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지난해 145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SK엔카닷컴의 경우 중기적합업종 대상에서 벗어나있다. 하지만 이미 오프라인 사업을 정리키로 한 마당에 온라인 사업만 계속 가져가는 게 시너지 측면에선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대신해 SK㈜는 미국의 개인간(P2P) 카셰어링업체인 '투로'와 국내 카풀업체인 '풀러스'에 각각 지분투자를 진행하는 등 공유경제 모델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번에 SK엔카닷컴 매각대금도 카셰어링과 공유인프라 육성 등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재원으로 쓰겠다는 게 SK㈜의 방침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당장의 이윤창출에만 매몰돼 사회변화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실수를 해선 안된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철학과도 맥이 닿아있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말 경기도 이천에서 SK그룹 최고경영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CEO세미나에서 "우리그룹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기술혁신, 지정학적 리스크, 사회문제 등 급격한 외부환경 변화에 직면해 있다"면서 "급격한 변화 속에서 기회를 찾지 못하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리더는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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