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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직격탄 포항, 부동산도 '시계제로'

  • 2017.11.22(수) 13:57

지진피해에 입주 예정물량도 대기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 전망

"반 년 밖에 안 된 아파트가 건물 외벽에 금이 가고 엘레베이터가 뒤틀려 운행도 안되는 상태에요. 더 심한 곳은 현관문도 안 열렸다고 해요."

 

지난 15일 경북 포항지역에서 지진을 겪은 한 아파트 입주민 얘기다. 포항은 이번 지진으로 아파트와 주택 등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경주에 이어 포항에도 지진이 발생하며 이 일대 부동산 시장 역시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지난 15일 포항 지진으로 건물 외벽이 무너져 밑에 주차돼 있던 차들이 모습이 파손됐다.(사진:인터넷 커뮤니티)

 

◇ 포항, 한 때 투자자 몰렸던 인기지역 

 

포항은 지진 직전까지만 해도 부동산 규제 무풍지역으로 투자자들이 몰렸던 곳이다. 전매 제한을 피한 지역이라 특수를 누리는 양상이었다. 특히 포항 대잠의 경우 '서울의 강남'으로 비유될 만큼 중심권 이미지가 강해 수요층이 탄탄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다보니 교육, 교통, 상업시설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교통망을 갖춰 주거선호도가 높았다. 신규 분양아파트도 잇따른 흥행을 기록했다. 지난 6월 분양한 '포항 남구 라온프라이빗 스카이파크'는 선착순 분양을 진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지진으로 포항 부동산 시장은 전망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한 아파트 주민은 "입주 3년밖에 안 된 800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대부분 벽면에 금이 가고 엘레베이터 운행도 안되는 상태"라며 "내진설계 1등급인데도 지진의 충격이 아파트 벽면에 고스란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주민들도 집값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한 아파트 입주민은 "전국 아파트값이 오름세인데도 포항 북구는 가격 하락에 지진까지 겹쳤다"며 "매매는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늘어나는 입주물량…부동산 경기 '냉각'

 

정부의 부동산 규제이후 최근들어 관심을 받았지만 그동안 전체적인 포항 부동산 시장은 부진한 상태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월 99.7을 기록했던 포항시 종합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 98.2까지 떨어졌다. 전국 종합주택 매매가격지수가 1월 102.4에서 지난달 103.7로 높아진 것과 비교된다.

 

이는 지난 2015년 이후 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미분양 가구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포항시 분양 물량은 2961가구 수준이었으나 2015년 5785가구로 늘어났다. 내년에는 8951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지진이 발생한 경주 부동산 시장이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당분간 포항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경주시 종합주택 매매가격지수는 100이하로 떨어진 이후 지난달에도 99.2에 머물고 있다.

 

다른 한 주민은 "피해가 심각하지만 집값에 영향을 줄까봐 외부에 제대로 알리지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아파트는 부실시공 우려에도 제대로 피해신고를 하지 않는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포항의 경우 주력 산업 부진과 공급과잉으로 집값이 하락한 상황에서 지진까지 발생해 부동산 시장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지진 후 외벽 균열이 생긴 포항 북구 한 아파트(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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