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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빈손'으로 돌아온 중국 여행박람회

  • 2017.11.23(목) 18:38

관광업계, 중국 여유국 주최 박람회 참여 '빈손'
한-중 관계자들 "더 나빠질 것은 없지 않느냐"며 위로

"유커귀환 소식이 국내(한국)에서 나가면 중국당국은 제재를 강화해왔다. 공식적으로는 단체관광 쪽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 국내 인바운드 사업을 하던 소형 여행사들은 몇달새 문을 닫았거나 아직도 일감이 없어 직원들이 요일별로 돌아가면서 일한다."

본격적인 유커 귀환 시기를 언제쯤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관광업계에 오래 몸 담아온 관계자가 내놓은 대답이다.


지난 11일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사드갈등이 해빙무드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의 한국방문 재개를 알리는 보도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관광업계의 체감은 다르다.

지난주말 중국 윈난성 쿤밍시에서 여행박람회가 열려 국내 관광업계와 지방자치단체도 기대감을 갖고 참여했다. 중국 최대 여행박람회인데다 한국 단체관광 금지조치를 했던 중국 국가여유국이 주최한 행사였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는 대규모 홍보 판촉단을 이끌고 현장에 부스를 열었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수원·대구·광주시, 충청북도, 강원도, 경상북도, 전라남·북도, 제주도 등 주요 지자체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함께했다.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도 별도 부스를 마련했다. 당초 지난달 예정됐던 박람회가 이달로 지연되면서 참여를 취소한 업체가 많았지만, 이들조차 동향파악을 위해 직원을 현장에 파견했다. 

결과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냉정하게 말하면 '빈손'으로 돌아왔다. 박람회 현장에서 한국 단체관광 규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중국당국은 "풀린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한다.
박람회 기간중 한국방문을 위한 계약체결이 이뤄진 것도 없다 한다. 
 
중국의 여행소비자(일반인)와 직접 소통할 시간도 제한됐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대만이나 베트남 등에서 박람회가 열릴 경우 박람회 기간 내내 소비자들이 부스를 둘러보다 마지막날쯤 최종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박람회에선 사흘중 하루정도만 일반 대중에게 공개돼 계약체결이 쉽지 않은 구조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중국 박람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를 홍보하는 정도였다고 보는게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관광업계는 유커들의 한국방문이 성사됐다는 구체적인 보도가 나오는데 대해 곤혹스러워 한다. 물밑에서 진행되던 단체관광 협의가 노출되거나, 여러명의 개인관광객 유치 소식이 잘못 전달돼 진행되던 얘기도 중단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수백 또는 수천명 단위로 한국을 방문하던 유커가 정치적인 이유로 한순간에 발길을 끊는 나라가 중국이니 여러가지로 조심스럽다.
 
답답해하기는 중국 관광 관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한다. 한국에 단체 관광객을 보내 큰 재미를 봤건, 그 반대급부로 한국 관광객을 유치했건 그들 또한 얻는게 컸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중국 박람회에서 만난 한국과 중국 관계자들은 "그래도 이제 더 나빠질 것은 없지 않느냐"며 서로를 위로했다 한다. 유커 귀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한마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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