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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 카셰어링]①시장 경계를 허물다

  • 2017.11.27(월) 10:51

플랫폼 앞세운 스타트업 초기 시장 주도
완성차·비완성차 등 대기업 속속 진출

‘차량 공유’ 문화가 우리 일상 속에 자리 잡으면서 카셰어링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다. 돈 되는 사업을 기업들이 그냥 지나칠 리 없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이 초기 시장을 형성했다면 자금력이 튼튼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이 시장에 눈독 들이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가 주력이 아닌 대기업들도 카셰어링에 뛰어들고 있다. 카셰어링이 뒤흔든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향후 전망 등을 알아본다. [편집자]

‘하루 8시간 이상을 세워두고 많아야 1~2시간 이용하는 차를 굳이 사야할까’라는 물음에서 카셰어링(차량 공유)은 시작한다. 내가 필요할 때,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차를 사용하고 반납할 수 있다는 게 카셰어링의 가장 큰 특징. 특히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젊은 층 사이에서 공유경제가 급속히 퍼지면서 카셰어링을 이용하는 숫자도 늘고 있다.

카셰어링은 굳이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고서도 사업을 할 수 있는 까닭에 완성차 뿐 아니라 렌터카 사업자, 주차장사업자 뿐 아니라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스타트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시장 진입이 이뤄지고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시장이 되면서 성장에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스타트업이 일으킨 카셰어링 붐

27일 네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카셰어링 시장 규모는 2015년 11억달러에서 2020년에는 35억달러, 2024년에는 65억달러로 확대, 연평균 21.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역시 성장세가 가파르다. 삼정KPMG경제연구원 조사 결과, 한국 카셰어링 시장은 초기였던 2011년 6억원에서 지난해 1000억원으로 성장했고 2020년에는 5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선두 국가 중 하나인 미국에서 초기 카셰어링 시장 주축은 IT 기반의 벤처기업이었다. 차량의 공급과 수요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우버(Uber)다. 2009년 설립 이후 58개국, 361개 도시에 진출했고 차량 소유자 회원이 300만명을 웃돈다.

우리나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국내 카셰어링 시장은 쏘카와 그린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시티카 등이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그린카는 2011년 10월, 쏘카는 2012년 3월부터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이다. 사업 초기와 작년 말을 비교하면 그린카의 경우 전국 회원 5000명에서 180만명으로, 차량은 110대에서 5300대로 증가했다. 쏘카의 회원수는 300명에서 250만명으로, 차량은 100대에서 6400대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힘입어 양사 모두 대기업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이 중 쏘카는 지난 2015년 SK㈜와 베인캐피탈 등에서 총 650억원을 투자 받았다. 그린카는 KT렌탈에 인수된 이후 KT렌탈이 롯데그룹에 매각되면서 현재 롯데렌탈의 자회사다.

최근에는 자동차와 거리가 멀었던 대기업들의 카셰어링 사업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쏘카에 투자했던 SK는 SK엔카를 매각하며 중고차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대신 카셰어링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쏘카 뿐 아니라 카풀업체인 ‘풀러스’에, 미국에서는 개인간(P2P) 카셰어링 업체인 ‘투로’에 지분을 투자했다. SK엔카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도 카셰어링 등의 투자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GS그룹 등도 카셰어링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질수 없다’ 완성차 업체의 위세

카셰어링이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사업인 만큼 완성차 업체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지분 투자를 확대하거나 렌터카 업체와 조인트 벤처(JV)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이 시장에 진입했다.

독일의 다임러(벤츠)와 BMW가 대표적이다. 벤츠는 유럽 렌터카업계 1위인 유롭카를, BMW는 식스트를 JV 파트너로 맞았다. 이렇게 세운 JV를 통해 자사 차량을 유동적으로 공급하면서 사업 역량을 키우고 있다.

일본의 토요타는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렌터카 사업을 카셰어링으로 확대한 경우다. 렌터카 사업의 인프라와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2012년 카셰어링 서비스 ‘라쿠모’를 시작, 현재 도쿄와 오사카 등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현대캐피탈과 함께 카셰어링 서비스 ‘딜카’를 통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카셰어링을 통해 소비자들의 차량 이용 패턴을 파악하고, 전기차 보급 확산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T 벤처로 시작됐던 카셰어링 시장에 대규모 자본을 갖춘 완성차 업체들이 진출하면서 향후 이 시장의 변화는 이전보다 훨씬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 신규진입 사업자 증가로 차종 라인업이 다양해졌고, 경쟁 심화로 인해 요금 인하 등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손종구 연구원은 “카셰어링은 차량 확보와 관리시스템 등 다양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수익 확보까지는 시간이 요구된다”며 “이런 이유로 향후에는 대규모 사업자의 과점화 및 기업 간 업무 제휴와 M&A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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