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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그룹 ‘건설’ 재건 몸부림

  • 2013.05.21(화) 08:53

2011년말 무역·유통 합병…올들어 계열사 통해 자금지원

코오롱그룹이 ‘건설’ 재건(再建)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건설경기 악화로 현금흐름에 어려움을 겪자 무역·유통 계열사들을 지원병으로 보낸데 이어 올들어서는 계열사를 통해 잇단 자금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때 그룹의 자금줄 노릇을 했던 건설부문이 이제는 그만큼 손을 벌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IT부문 양도 677억원 유입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5월말 IT사업부문을 계열사 코오롱베니트에 양도한다. 주력사업인 건설부문이 장기간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어 재무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일환이다. 영업양도가 완료되면 코오롱글로벌에는 677억원의 현금이 유입된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 무역, 유통, IT 등 4개 사업부문으로 나뉜다. 이 같은 사업구조는 전적으로 코오롱그룹의 ‘건설 살리기’에서 비롯됐다. 2009년 이후 부동산경기 침체로 코오롱건설이 현금흐름에 문제를 겪자 재무구조와 유동성이 양호한 코오롱아이넷(상사·IT)과 코오롱비앤에스(수입차 BMW 판매)를 2011년 12월 합병시킨 것. 그러나 코오롱글로벌 전체의 재무구조를 끌어올리기에는 힘에 부친 양상이다.


매출을 1조4500억원(2011년)에서 3조6600억원(2012년)으로 늘리고 수익구조도 4:4:2의 비율로 균형잡힌 구조를 만들었지만 시공능력평가 22위(2012년)인 건설부문의 수익력이 워낙 떨어진 탓이다.


◇힘에 부친 무역·유통부문

전체 매출의 43.0%(2011년 40.0%)를 차지하는 건설부문은 2011년 20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주택사업 부진으로 매출 대비 4.7%인 478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은데서 비롯된다. 지난해에는 더 악화됐다. 매출의 5.3%인 842억 원의 대손상각비 발생으로 무려 779억원 적자를 냈다. 이를 2012년부터 가세한 무역·IT, 수입자동차 판매사업에서 메꿨지만, 전체적으로는 18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재무안전성도 아직은 개선 속도가 더디다. 코오롱글로벌의 지난해말 기준 부채비율은 474.8% 수준이다. 2011년말(433.8%)에 비해 41.0%포인트 되레 높아졌다. 경쟁사 평균(433.2%) 보다도 웃돈다. 수익성 저하에다 공사미수금 확대 등 운전자본 부담이 증가하자 계속해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총차입금은 9108억원에 이른다. 1년전(1조555억원)에 비해 3.4% 가량 소폭 감소했지만, 1년 이내 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은 4741억원으로 58.5%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차입금 만기구조가 단기에 집중돼 있다. 이렇다보니 지난해 이자만 741억원이 나갔다. 2011년 43억원 순이익에서 2012년 272억원 적자로 돌아선 것은 그만큼 이자부담이 컸다는 방증이다.


◇자금줄의 ‘빛바랜’ 위상


한때 그룹의 자금줄로 불렸던 코오롱글로벌의 위상은 빛이 바랜지 오래다. 비교적 자금상황이 여유가 있었던 2006~2007년 다른 계열사 자산매입으로 코오롱(지주회사 전환전)을 비롯한 그룹 전반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재무적으로 기여했다. 반면 건설경기 침체로 운전자금부담이 확대된 최근에는 일련의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그룹으로부터 간접적 자금 운용상 수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오롱글로벌은 2009년 12월 코오롱에 환경시설관리공사 잔여 지분(60%·647억 원)와 코오롱 공동소요 등록상표(140억원), 2010년 11월에는 코오롱타워 본관 지분 20%(180억원)을 매각했다. 또한 2011년 2월에는 코오롱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정비과정에서 그린나래, 코오롱글로텍을 비롯한 보유주식(총 1315억원)을 계열사에 매각하면서 유동성 대응능력을 보완했다. 올 3월에는 올들어서는 3월 하나캐피탈 지분 10.1%(146만주) 중 8.7%(126만주)를 코오롱인더스트리에 300억원에 매각했다. 영업수익성과 현금흐름이 미진한 상황에서 다른 계열사들의 직간접적 자금운용에 기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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