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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8조 초대형 IB 우뚝…넘을 산도 많다

  • 2017.12.18(월) 10:55

7000억 유증…글로벌 공략 강화·IMA개시 포석
배당우선주 발행 묘수 눈길…주가 희석은 부담

국내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대우가 8조원대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우뚝 섰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8조원을 넘어서면서 글로벌 IB로 본격 도약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른 발행어음 업무 지연과 지배구조 논란에 따른 과제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당장 대규모 증자에 따른 부담도 감내해야 한다.

 

 

◇ 드디어 자기자본 8조 달성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5일 우선주 1억3084만2000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를 통해 약 7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지난 3분기 말 현재 미래에셋대우의 연결 자기자본은 7조3323억원으로 증자를 완료하면 명실상부 자기자본 8조원대 초대형 IB로 거듭나게 된다. 720%인 레버리지 비율도 660%대로 낮아져 자본 건전성 여력이 증대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번에 발행하는 우선주는 최저 배당금을 보장되는 배당 우선주로 채권 이자처럼 안정적으로 배당금을 지급한다. 배당수익률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존 우선주 시가배당률 등을 고려할 경우 4~5% 선으로 점쳐진다.

 

신주 배정은 보통주나 우선주를 보유한 구주주 배정 80%, 우리사주조합 20%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는 일반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달 중 상장예비심사를 거쳐 배당수익률 등을 결정하며, 1월 말 신주 배정 후 3월 중 상장하는 일정이다.

 

◇ 배당 확정 우선주 발행 눈길 

 

미래에셋대우는 그동안 2020년 자기자본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다양하게 자기자본을 확충해왔고, 이번 증자 역시 같은 맥락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를 통해 글로벌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국내외 우량자산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해 한국 경제의 '혁신성장'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 증자 후에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파트너에 자기주식을 매각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추가 자본 확충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지배력 유지 차원에서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중심의 자본 확충에 나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분율이 18.62%로 높지 않은 만큼 의결권 희석을 막기 위해 우선주를 선택했다"며 "확정 배당급 지급 조건으로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계열사 지분가치가 총자산의 50%를 넘어선 안 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규제를  받고 있는 만큼 소액주주의 참여가 활발할 경우 이 부담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 IMA 가능…강력한 무기 장착  

 

자기자본이 8조원을 넘어서면 종합투자계좌(IMA) 업무가 가능해진다. IMA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초대형 IB에만 허용되는 업무로 미래에셋대우가 처음으로 이 기준을 충족하게 됐다.  

 

IMA는 고객 예탁 자금을 통합해 기업 신용공여 등 금융위원회가 정해 고시하는 기업금융 관련 자산 등에 운용할 수 있다. 발행어음과 다르게 규모 제약이 없고, 운용 역량에 따라 높은 잠재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발행어음은 인가 업무이지만 IMA는 특별한 인가가 필요하지 않다.

 

NH투자증권은 "IMA 계좌는 실적 배당 상품으로 은행 계좌 대항마로 활용할 수 있다"며 "개인 은행 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Money Move)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강력한 무기"라고 판단했다.

 

IBK투자증권은 "IMA는 증권사 레버리지 대상에서 제외되고, 고유재산과 구분해 회계 처리되는 만큼 증권사 조달 및 운용 부분이 좀 더 확대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주가 희석 불가피…공정위 조사 후폭풍도 주목

 

다만 미래에셋대우는 초대형 IB가 되긴 했지만 발행어음 인가는 여전히 보류된 상태다.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도 부담으로 지목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유상증자 계획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른 발행어음 심사 보류를 공시했다. 지난 7월 신청한 발행어음 사업 인가가 공정위 조사로 심사가 보류됐다는 설명이다.

 

공정위 조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발행어음 인가가 지연될 수밖에 없고, 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로 그룹 지배구조의 변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유상증자에 따른 이득보다 공정위 조사에 따른 법적 불확실성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당장 주식 수 증가에 따른 주가 희석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미래에셋대우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주식 수 증가에 따라 내년 예상 주당순자산가치(BPS)가 11.5% 감소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0.6%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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