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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제주공항면세점 사업자 선정 막전막후

  • 2017.12.21(목) 16:31

업계 1-2위 맞대결..호텔신라 '승'
배점 큰 운영능력서 높은 점수 받아
롯데, 고른 점수 불구 고배‥"코엑스점 따낸게 약점" 분석도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로 호텔신라가 최종 선정됐습니다. 이번 제주공항면세점 사업자 선정은 업계 1, 2위가 맞붙어 주목받았습니다. 당초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는 빅 3인 롯데와 호텔신라, 신세계가 참여했습니다. 이중 신세계는 1차 심사에서 탈락했습니다. 롯데와 호텔신라가 최종 결선에 올랐습니다.

롯데와 호텔신라 모두에게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권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롯데는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제주공항 면세점을 운영했습니다. 하지만 2014년 심사에는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중소·중견업체들에게 자리를 내줘야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권은 한화갤러리아가 가져갔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후폭풍을 감당하지 못한 한화갤러리아가 사업권을 반납했습니다. 울며 겨자먹기로 제주를 내줘야 했던 롯데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가 온 겁니다.

 

호텔신라에게는 제주라는 새로운 곳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국내 면세점 업계 1, 2위의 자존심 싸움이기도 했습니다.

롯데가 우위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오랜기간 제주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데다 롯데면세점의 물류, 관리능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롯데도 이번 입찰 프레젠테이션에서 이런 점을 강조했습니다.


제주공항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는 호텔신라는 전략을 바꿨습니다. 정면승부로는 힘들다는 판단을 한겁니다. 호텔신라는 아시아 3대 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사업자라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그리고 호텔신라의 이런 전략은 실제 평가에서 통했습니다. 관세청이 발표한 호텔신라의 제주공항 면세점 입찰 업체 항목별 점수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500점이 배정된 '사업의 지속 적정성 및 재무 건전성·투자 규모'에서 489.24점을 받았습니다. 가장 배점이 큰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겁니다. 이밖에도 '특허보세구역 관리영역'(250점 만점)에서도 223점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등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기업 활동' 항목에서는 200점 만점에 145점에 그쳤습니다. 특히 '세부 항목인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도'에서는 75점 만점에 47.5점을 기록했습니다.

 

결국 호텔신라가 이번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전반적인 운영 능력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호텔신라의 전략이 먹힌 셈입니다.

롯데의 경우 점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관세청에서는 탈락업체가 원치 않을 경우 항목별 점수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이번 심사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롯데와 신라의 항목별 점수가 엎치락 뒤치락했다"며 "롯데의 경우 대부분의 항목에서 고른 점수를 받은 반면 신라는 운영 능력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제주공항 면세점 심사에 정량적 요소보다 정성적 요소가 더 많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옵니다.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가 발표된 지난 20일 또다른 면세점 사업자 발표가 있었습니다. 서울 강남 코엑스점입니다.

코엑스점 입찰에는 롯데만 단독으로 참여했습니다. 원래 운영을 했던 곳인데다 단독 입찰이라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평가를 하는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제주공항과 코엑스 모두 롯데가 선정될 경우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에게 의심의 눈초리가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런 사정이 제주공항면세점 심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느냐는 이야기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코엑스의 경우 단독 입찰이고 제주공항은 경쟁입찰이었는데 코엑스건까지 맞물리면서 피해를 본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번 입찰 심사때 롯데가 두곳 모두 되는 것은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들었다"면서 "롯데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도 있겠지만 드러내놓고 말을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심사는 민간위원들이 선정한 첫 사례여서 더욱 그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롯데는 속이 쓰리지만 5년 뒤를 기약해야 합니다. 그것이 정해진 룰(rule)이기 때문입니다.

롯데와 호텔신라에 제주공항면세점은 또 다른 의미도 있습니다. 두 회사는 제주에서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호텔신라는 이번 공항면세점까지 확보해 제주에서 롯데를 추월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에 대한 롯데의 제주전략도 궁금한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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