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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급 청약경쟁' 10만명 끈 단지도 있었지만…

  • 2017.12.24(일) 08:11

<2017년 공동주택 분양시장 결산>
부산·대구 청약경쟁률 톱10 '싹쓸이'
옥석가리기 속 물량 감소, 분양가는 상승

## 지난 9월7일. 서울 서초구 '신반포센트럴자이'의 서울 1순위 청약에는 98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1만6472명이 신청했다. 경쟁률은 평균 168 대 1로 모든 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다. 이는 올들어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이다. 최고경쟁률은 510대 1까지 올랐다. 5가구를 모집한 59㎡B 타입이었는데 2550명이 몰렸다.

 

## 이어 10월27일. 경동건설이 2010년 지은 경기도 안성 미양면 '안성 경동메르빌'은 임대에서 분양으로 전환한 317가구의 일반분양 접수를 받았다. 3.3㎡당 분양가는 400만원대였지만 단 한 명도 청약을 신청하지 않았다. 이 아파트는 과거 분양에 실패한 뒤 임대로 운영돼오던 단지였다.

 

▲ 서울 소재 한 분양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2017년 분양시장은 이런 '극과 극'의 모습을 보였다. 분양물량이 작년보다 3분의 1가량 줄어들었지만 작년과 비슷한 평균 청약경쟁률 속에 유망 지역 위주로 청약과열 현상이 지속됐고, 전망이 불투명한 곳을 수요자들에게 차디찬 외면을 받았다. 그렇다고 미분양이 늘지도 았다. 와중에 새 아파트의 분양가는 매매가보다 훨씬 큰 폭으로 오른 모습을 보였다.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말까지 전국 분양물량(승인실적 기준)은 24만6003가구였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38만1735가구보다 35.6% 감소한 것이다. 월 평균 분양가구수는 2만4600가구 수준이었다. 부동산114는 올해 연말까지 37만8000여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작년 분양물량 45만여가구보다 16.1% 감소한 수준이다.

 

 

일단 10월까지 실적만 따져 봤을때 수도권보다 지방 물량의 감소폭이 더 컸다. 수도권은 작년보다 30.4% 감소한 13만5584가구가 공급됐는데, 지방은 40.9% 감소한 11만419가구가 분양됐다. 수도권에서도 서울은 올해 3만6619가구가 공급됐는데 이는 작년보다 16.3% 많은 물량이었다.

 

전반적인 청약 경쟁률은 작년과 비슷했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10월말까지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은 13.03대 1로 2016년 14.35대 1보다 소폭 낮아졌다. 다만 이는 1~2순위 청약자 수를 모두 집계한 경쟁률(총 청약참여자 수 대 일반분양 가수수)이다.

 

 

이 집계에서는 지역별로 대구가 81.29대 1의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이 나타났고, 이어 부산 54.45대 1, 세종 48.57대 1, 서울 13.77대 1의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충남은 0.61대 1, 충북은 1.53대 1, 전남은 2.05대 1의 경쟁률이 나타났다.

 

청약경쟁률이 높은 단지들은 수도권보다 지방이 많았다. 총가구수 100가구, 일반분양 50가구 미만 단지를 제외한 올해 신규 분양단지 중 평균 경쟁률 상위 10곳은 부산과 대구 두 광역시에서만 나왔다.

 

 

최고는 평균 4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부산 수영구 민락동 'e편한세상 오션테라스2단지(E3)'였다. 이어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범어네거리 서한이다음'이 280대 1, 부산 서구 서대신동2가 '대신2차 푸르지오'가 258대 1, 부산진구 초읍동 '부산연지 꿈에그린'이 22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수도권 최고 경쟁률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로 168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11위에 해당하는 경쟁률이다. 이어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SK뷰 센트럴'이  124대 1, 경기도 평택 고덕면 '고덕국제신도시 제일풍경채 센트럴(A17)'이 84대 1, 서울 송파 오금동 '오금공공주택지구2단지(공공분양)'가 72.8대 1,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센트럴자이'가 56.9대 1로 상위에 올랐다.

 

 

가장 많은 청약자를 끌어모은건 부산 강서구 명지동 '명지더샵퍼스트월드'였는데 2개로 나뉜 모집 단지에 각각 11만6009명, 11만3725명이 신청했다. 둘을 합치면 약 23만명, 중복청약을 감안해 개별 단지로 보더라도 '부산연지 꿈에그린'(10만9805명)보다 많았다.

 

분양을 하고 남는 물량인 미분양은 소폭 줄었다. 작년말 전국 5만6413가구였는데, 10월말에는 5만5707가구로 1.3% 감소했다. 다만 지역별로는 증감폭에 차이가 컸다. 수도권은 작년말 1만6689가구 였는데 10개월 새 6813가구 줄며 1만가구 아래로(9876가구) 내려갔다. 반면 지방은 3만9724가구서 15.4%가 늘어 4만5831가구가 됐다.

 

 

미분양이 가장 많은 광역 지방자치단체는 경기에서 충남과 경남으로 바뀌었다. 1만3362가구로 가장 많았던 경기도는 7912가구로 미분양 규모를 줄인 반면 충남은 9323가구서 1만1309가구로, 경남은 8014가구서 1만1257가구로 늘려 순위가 바뀌었다.

 

매월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정하는 미분양관리지역(기초지자체 기준)은 11월말 기준 수도권 5곳, 지방 19곳이다. 수도권은 경기도 ▲평택 ▲화성(동탄2 제외) ▲용인 ▲안성, 인천 ▲중구 등이고, 지방은 강원 ▲동해 ▲원주, 울산 남구, 충북 ▲충주 ▲청주, 충남 ▲서산 ▲당진 ▲천안 ▲예산 ▲아산, 경북 ▲구미 ▲김천 ▲경주 ▲포항, 경남 ▲거제 ▲사천 ▲김해 ▲창원, 전북 전주 등이다.

 

 

지난 한 해 신규아파트 분양가는 종전 1년보다 7% 가까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기존주택 매매가격이 조사기관에 따라 평균 1~2%의 상승률을 나타낸 것과 비교하면 3~4배 높은 상승률이다.

 

HUG가 분양보증 과정에서 집계한 11월말 기준 전국 최근 1년 공동주택 평균 분양가격은 3.3㎡ 당 1023만원(공급면적 기준)으로 작년말 기준 때보다 6.7% 상승했다.

 

 

서울의 경우 약 1년 사이 3.3% 오른 3.3㎡ 당 2201만원을 전국에서 분양가가 가장 높았다. 부산은 1263만원, 대구는 1209만원 등으로 서울 뒤를 이었는데 이는 각각 작년말 보다 17.4%, 16.3% 뛴 수준이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몰리는 곳에만 더 청약이 집중되는 분양시장의 차별적 흐름은 내년에도 더 심해질 것"이라며 "청약제도 강화나 금융규제, 금리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 리스크가 그동안 공급물량이 많았던 지여글 중심으로 현실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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