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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독주 막아라"…H&B스토어 후발사 잰걸음

  • 2017.12.26(화) 17:22

헬스앤뷰티 편집숍시장, 경쟁 가속화
올리브영 독주속 왓슨스·롭스·부츠 견제

화장품을 대표상품으로 하는 한국형 헬스앤뷰티(H&B) 편집숍이 유통업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이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GS리테일의 '왓슨스', 롯데쇼핑 '롭스', 이마트 '부츠' 등이 도전장을 내고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섰다.

후발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이들의 차별화 전략과 올리브영의 방어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올리브영, H&B편집숍시장을 만들다

국내 H&B(헬스앤뷰티) 편집숍시장은 올리브영 독주체제다. 올리브영은 1999년 신사점 오픈으로 시장에 진출한뒤 국내에 헬스앤뷰티 편집숍이란 개념을 만들었다. 특히 올리브영은 국내 의약품 판매 규제가 강하다는 점을 감안해 미국의 드럭스토어와 달리 화장품 유통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사업모델을 개발·성장시켜왔다.

2013년을 전후해 국내에는 올리브영이 주도하는 화장품 중심의 한국형 H&B편집숍과 티슈진(옛 코오롱웰케어)의 W스토어처럼 의약품을 주로 취급하는 드럭스토어가 경쟁했다. 하지만 이마트가 '분스'라는 브랜드로 한국형H&B편집숍에 뛰어들고 롯데쇼핑이 '롭스'로 가세하면서 화장품 중심의 H&B편집숍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한다. 이에 앞서 2005년 GS리테일도 서울 홍대앞에 왓슨스 1호점을 열면서 사업에 나섰지만 홍콩본사와 지분을 나눠가진 탓에 의사결정이 제한돼 왓슨스 매장 확대가 느렸다.

화장품 중심의 H&B편집숍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CJ올리브네트웍스는 올리브영 매장을 빠르게 늘려왔다. 2010년 91개이던 전국 올리브영 매장은 2013년말 375개, 현재는 950여개로 추산된다.
공격적인 출점으로 2013년 한때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올리브영 매출은 1조1270억원, 당기순이익은 507억원을 기록했다.


◇ 왓슨스·롭스·부츠, 차별화로 올리브영에 도전

올해 국내 화장품 중심의 H&B편집숍 시장규모는 1조7888억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매장수 기준으로 올리브영 점유율이 76%, 왓슨스 15%, 롭스 8%, 부츠 1% 등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H&B편집숍 시장규모가 2020년까지 2조7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심은 올리브영의 독주를 견제할 후발주자들의 전략에 쏠리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GS리테일이다. GS리테일은 지난 2월 왓슨스코리아 지분  50%를 추가 취득해 6월부터 왓슨스 단독경영을 시작하면서 공격적인 출점에 나섰다. 


GS리테일의 왓슨스는 올해말까지 158개 매장을 운영한다던 계획을 초과해 185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매장수는 지난해보다 44.5% 늘었다. 내년에도 점포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H&B스토어와 고객층이 상당 부분 겹치는 편의점 운영 노하우를 살리고, 자체 MD(상품기획)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왓슨스는 또 자체브랜드(Own Label)와 색조화장품을 중심으로 한 PB(자체개발브랜드) 강화를 차별점으로 삼았다. 화장솜과 핸드워시 등을 비롯해 기본 뷰티템 40여품목을 왓슨스브랜드로 내놓고 저렴하게 판매중이다. PB브랜드로는 2015년 '핑크에디션 바이 퓨어뷰티'를 개발해 시즌마다 새로운 메이크업을 선보이는 등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반면 롯데쇼핑의 롭스는 PB상품 보다는 기존 브랜드와 함께하는 단독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틸라를 비롯한 백화점 브랜드와 일본 세잔느 등 해외직구 브랜드 소싱을 강화하고, 동국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한 화장품을 모아 놓은 'K-더모' 코너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후발주자인 이마트 부츠는 글로벌 1위 드럭스토어체인 운영사인 월그린의 H&B스토어 브랜드를 들여온만큼 종전 H&B스토어에서 판매되지 않던 솝앤글로리 등 부츠 단독상품과 럭셔리브랜드로 차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3개를 구매하면 가장 저렴한 1개 품목을 무료로 제공하고, 동일상품 2개를 사면 1개를 반값에 판매하는 영국식 가격 전략을 적용한 것도 독특한 대목이다.

1위 올리브영은 톡톡튀는 콘텐츠가 강한 장점을 살려 스타트업의 이슈상품을 적극 발굴해 가성비·트렌드를 바꿔간다는 전략이다. 이미 출점 점포가 많은만큼 지역별로 차별화한 매장도 늘려나가기로 했다. 현재까지 명동과 광복, 강남 등 3개 본점의 플래그십스토어를 리뉴얼해나가는 한편 제주탐동점과 에버랜드점 등 특화매장을 선보였다. 제주탑동점은 현대미술을, 에버랜드점은 테마파크 콘셉트를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H&B편집숍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현재는 출점경쟁이 출혈경쟁이 되기 보다 H&B시장 자체를 키우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본다"며 "후발주자들의 새로운 상품 소싱으로 새로운 고객층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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