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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뱅크 탐구]④라쿠텐 뱅크 '시너지의 위력'

  • 2017.12.27(수) 08:30

증권·은행에 쇼핑몰 서비스 연계로 승승장구
'일본의 알리바바' 라쿠텐이 지분 100% 소유

"모든 걸 완전히 뒤집어 생각할 때다." 영국의 금융시장 분석가 크리스 스키너는 그의 저서에서 이렇게 단언했다. 대부분이 디지털 원주민이 되는 세상에서 점포를 기반으로 한 은행은 변해야 산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현실이 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등장을 계기로 은행 서비스의 개념이 흔들리고 있다. 앞으로는 어떤 일이 펼쳐질까. 우리보다 앞서 '인터넷은행' 시대를 열었던 해외에서는 어떤 일이 진행되고 금융산업이 어떻게 변모하고 있는지 사례별로 짚어본다. [편집자]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계열사 시너지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일본 인터넷전문은행을 소유하고 있는 라쿠텐 그룹은 계열사 간 시너지의 대명사로 자주 언급된다. 지금은 일본 최대 규모인 온라인쇼핑몰을 설립한 이래 여행과 증권, 은행 등 사업을 확장하면서 각 계열사의 고객을 연계하는 서비스로 정평이 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반을 잡은 라쿠텐 뱅크도 일본 내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설립 이후 연평균 44.7%의 성장률이 이를 잘 말해준다.

◇ 슈퍼포인트와 머니브릿지 서비스


라쿠텐 뱅크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꼽히는 것은 바로 '슈퍼포인트 서비스'다. 그룹의 대표적인 계열사들인 은행과 증권, 보험, 쇼핑몰을 연결하는 서비스로 쇼핑에서 얻은 포인트를 은행 수수료 등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고객을 자연스럽게 흡수한다.

은행과 증권사 고객 연계 서비스인 '머니브릿지'도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두 업체의 계좌를 모두 보유한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주거나 각 계좌로 간편 입금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라쿠텐은 특히 지난 2008년부터 '라쿠텐 수퍼 DB'를 활용해 각 계열사 고객의 구매 내역과 카드 포인트, 쿠폰 등의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더욱 높이고 있다.

라쿠텐 계열사들은 각 분야에서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어 시너지 효과는 배가된다. 라쿠텐은 명실상부한 일본 최대의 오픈마켓이고, 라쿠텐 증권의 경우 온라인 증권사 2위를 기록하고 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라쿠텐 뱅크 역시 이런 계열사 못지않게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라쿠텐 뱅크는 2017년 3월 말 기준으로 총자산은 1조 8768억엔으로 설립 이후 연평균 44.7% 성장률을 기록했다. 예금계좌는 5825건으로 연평균 13.3% 증가해 일본 인터넷전문은행 중 계좌 수 1위를 기록했다. 예금 잔액도 1조 7235억엔으로 연평균 증가율 16.2%에 달한다. 2016년 당기순이익은 135억엔이다.

◇ 라쿠텐 지분 100%…'시너지의 힘'


이런 사업 모델은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두고 자주 거론됐다. 인터넷은행 출범을 준비하는 사업자에게는 모범 사례로 꼽혔고, 기존 금융사들에는 위협적인 모델로 꼽혔던 것.

금융투자협회는 한 보고서를 통해 일본 인터넷전문은행과 계열증권사의 시너지 제고 사례를 분석했는데, 라쿠텐 증권과 은행의 머니브릿지 서비스를 자세하게 소개했다. 협회는 이 보고서에서 라쿠텐의 머니브리지가 출시 3년여 만에 이용자 수가 27만 7000명으로 급증한 점을 주목하기도 했다.

라쿠텐 뱅크는 또 지분 구조로 주목받기도 한다.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라쿠텐 뱅크를 방문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한 금융위가 주목한 데는 라쿠텐이 이 은행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라쿠텐 뱅크가 계열사와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소유 구조가 간결했던 영향도 있다"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여러 주주가 있긴 하지만 시너지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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