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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가 샴푸시장을 바꾸고 있다

  • 2017.12.27(수) 16:45

탈모 고민 인구 1천만명 추산
탈모 기능성 내세운 제품 증가..헤어케어시장 블루칩으로
탈모닷컴 등 중소브랜드에 기회

탈모인구가 샴푸시장을 바꾸고 있다. 국내 탈모인구는 잠재적 질환자를 포함해 약 1000만명으로 추산되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탈모인구 증가는 인구절벽에 부딪혀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중이던 생활용품기업들에 블루오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탈모방지 의약외품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탈모관련 제품이 전체 헤어케어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 헤어케어시장, 탈모 비중 커졌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올해 헤어케어시장 규모가 7000억원대로, 이중 탈모관리시장이 절반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헤어케어시장에서 탈모관련 브랜드 비중이 커진 건 ▲탈모인구 증가 ▲기업들의 프리미엄 라인 강화 ▲관련 규제완화가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탈모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00만명을 넘는다. 이들이 쓴 진료비는 2012년 207억원을 기록한 뒤 매년 5% 이상씩 증가해 지난해 268억원을 기록했다. 국민건강관리공단은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헤어케어 제품 등으로 자가치료를 시도하거나 병행하는 국민을 포함할 경우 국내 탈모 질환자는 1000만명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국내 탈모 질환자들은 미국과 일본, 독일 등 해외 환자들과 비교해 탈모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기 전 헤어케어 제품을 통해 자가치료하는 횟수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탈모 질환자는 탈모를 인지하고 병원을 찾기 전까지 평균 4.2회 가량의 자가치료를 한다. 미국 3.4회, 일본 3.1회, 독일 2.3회 등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영향으로 헤어케어시장에서 탈모증상을 완화해주는 기능을 강조한 브랜드들이 선전했다. 시장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올해 헤어케어 브랜드 점유율은 LG생활건강 '리엔' 10.2%, 아모레퍼시픽 '려' 9.7%, 애경산업 '케라시스' 9.1%, LG생활건강 '엘라스틴' 8.4%, 탈모닷컴 '티에스(TS)' 6% 등의 순이다. 탈모증상 완화 기능을 내세운 '리엔'과 '려', 'TS' 약진이 눈에 띈다.

◇ 탈모 헤어케어시장, 중소기업에 기회
 
대기업 위주의 헤어케어시장에서 탈모기능성은 중소기업에 기회가 되고 있다.

탈모관련 헤어케어시장은 샴푸를 중심으로 컨디셔너(린스), 트리트먼트를 비롯 두피에 뿌리거나 바르는 각종 제형의 영양제들로 구성된다. 아모레퍼시픽과 헤어케어 계열사 아모스프로페셔널,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이 다양한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고 두리화장품의 '댕기머리', 토소웅 '자향미', 휴메이저 '닥터포헤어', 오울코리아 '모나다' 등이 경쟁중이다.

헤어케어브랜드 점유율 6%를 차지한 탈모닷컴은 2007년 설립된 중소기업이다. 탈모관리 기능을 내세운 브랜드 TS의 빠른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처음으로 외부감사대상 법인이 됐고, 이달 코넥스시장에 상장됐다. 지난해 매출은 206억3100만원으로 전년대비 125.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8억6200만원이다.
 
중소브랜드들의 약진은 올해 5월말 시행된 탈모관련 헤어케어 제품에 대한 규제완화 영향이 컸다. 이전에는 '탈모방지'로 표시·광고할 수 있는 헤어케어제품은 '의약외품'으로 제한됐는데, 제도가 바뀌면서 '탈모증상 완화'를 내세운 기능성 화장품으로 출시가 가능해졌다. 
 
식약처 관계자는 "외국에서 화장품인 제품이 우리나라에서 의약외품으로 관리되는 등 국내외 제품간 규제형평성 문제가 있어 규제를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의약외품 수준의 제품을 내놓기 어려웠던 중소기업들이 기능성화장품을 개발해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출하게된 것이다.
 
대기업들도 신제품을 내놓고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이 지난 3월 닥터그루트를 론칭하며 탈모관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닥터그루트에는 하수오, 홍삼, 상황버섯, 어성초 등 7가지 자연성분 콤플렉스인 '그루트 솔루션' 기술이 적용됐다. 아모레퍼시픽의 계열사인 아모스프로페셔널은 쑥 추출물로 피지와 노폐물을 제거해 탈모관리에 도움을 주는 녹차실감 샴푸액을 적극 프로모션중이다.

헤어케어업체 관계자는 "샴푸와 같은 헤어케어 제품은 소비재이기 때문에 인구증감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 현재 국내 여건상 성장동력을 찾기가 어려웠다"며 "이런 상황에서 탈모완화 등 기능성 제품 수요가 많아져 탈모관리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 출시가 탄력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탈모 관련 헤어케어시장이 커지면서 과도하게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유통되는 탈모관리 헤어케어 제품은 크게 의약외품과 기능성화장품 두가지로 나뉜다.  

이와 관련 식약처 관계자는 "탈모방지샴푸는 머리카락이 빠지는 탈모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제품으로 의약품인 '탈모치료제'처럼 탈모증 치료나 머리카락이 새로 나는 발모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허가된 사용법과 주의사항에 따라 4~6개월 이상 사용해야 탈모 증상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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