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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실타래 엉망으로 꼬여…비난 다 지고 가겠다"

  • 2017.12.27(수) 21:48

"대통령에게 인정받으려는 어리석은 생각 안해"
항소심 최후진술…최지성·장충기 등에 선처호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측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7일 "누구의 힘을 빌릴 생각도 없었고 빌리지도 않았다"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7일 "엉킨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야할지 막막하다"며 답답한 심정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이 같은 심정을 밝혔다.

그는 "재벌 3세로 태어났지만 제 실력과 노력으로 더 단단하고 강하고 가치 있게 삼성을 만들고 싶었다.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의 리더로 인정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할아버지가 도와줘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도와주면 성공적인 기업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어리석은 생각은 안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고(故) 이병철 회장과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 못지 않은 기업인으로 인정받고 싶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건방지게 들리겠지만 자신도 있었다"며 "이런 제가 왜 뇌물을 주고 청탁을 하겠냐"고 반문했다.

이 부회장은 "실타래가 꼬여도 너무 복잡하게 엉망으로 꼬였다"고 했다. 그는 "바닥까지 떨어진 기업인 이재용의 신뢰를 어떻게 되찾을지 생각하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모든 것이 저와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시작됐다"며 "원해서 간 것이 아니고 오라고 해서 간 것뿐이지만 제가 할 일을 제대로 못챙겼다"고 후회했다. 그러면서 "모든 법적 책임과 도덕적 비난은 다 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사장을 거론하며 "다른 피고인들은 회사 일을 열심히 하다가 이 자리에 섰을 뿐"이라며 선처를 부탁했다. 이 부회장은 "만약 법적으로 가능하다면 두 분을 풀어주고 그 벌을 저에게 다 엎어 달라. 다 제가 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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