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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다진 해외건설 "다시 뛸 일만 남았다"

  • 2018.01.04(목) 09:57

2년 연속 수주 격감 후 2017년 소폭 증가
수주 1위 이란 최근 정세불안..유가엔 상승 요인
현대ENG·삼성ENG·두산중·대림·대우 '톱5'

극심한 해외건설 부진이 바닥을 찍었다. 2015년부터 매년 30~40%씩 줄어들던 일감 급감 추세가 일단 멈췄다. 정부와 업계가 목표로 잡았던 300억달러는 넘기지 못했지만 더 줄어들지는 않았다는 데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게 건설업계 기대다.

 

올해는 중동지역 건설 프로젝트 발주량을 좌우하는 유가가 최근 상승세라는 게 가장 긍정적이다. 그동안 저유가에 발목이 잡혀 프로젝트 발주가 지연돼 왔던 산업설비(플랜트), 토목(인프라) 시장 회복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로얄아틀란티스 호텔 현장.(사진: 쌍용건설)
▲ 그래픽/김용민 유상연기자 kym5380@ prtsy201@
 
◇ 중동발 훈풍..'이란 없었다면'

 

해외건설 일감은 3년 전부터 말라붙어가고 있었다. 2010년 716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는 2014년 660억달러를 기록한 뒤, 2015년 461억달러, 재작년 282억달러로 급감했다. 감소율은 각각 30.1%, 38.9%에 달했다.

 

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국 기업 해외건설 수주는 105개국에서 624건, 총 290억600만달러로 마감됐다. 전년보다 2.9% 늘어난 규모다. 한 대형 건설사 전략 담당 임원은 "이익 확보를 최우선에 두는 신중한 사업접근 속에서도 주력인 중동지역, 또 플랜트 분야를 중심으로 소폭이나마 수주를 늘렸다는 점은 업계로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한국 해외건설의 텃밭'으로 여겨진 중동지역(걸프해 연안 및 북아프리카 포함)에서 수주가 늘어난 게 가장 고무적이다. 작년 중동 수주는 145억8912만달러로 전년보다 36.3% 증가했다. 저유가에 발목 잡혀 있던 발주 지연물량이 서서히 풀린 결과로 해석된다.

 

아시아 지역 수주는 124억9229만달러로 전년보다 1.4% 줄었다. 중동과 아시아는 각각 전체 수주에서 각각 50.3%, 43.1%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중동은 수주건수로는 70건에 불과했지만 금액 비중이 컸다. 1건당 2억달러 꼴이다. 그외 지역은 아프리카 6억9841만달러, 태평양·북미 5억5457만달러, 중남미3억6235만달러, 유럽 3억2027만달러 순이었다.

 

 

가장 많은 수주물량을 안겨준 국가는 국제사회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이다. 이 나라에서는 총 52억3757만달러 어치 일감 계약이 이뤄졌다. 다만 최근 이 나라 안팎 정세가 불안해진 탓에 작년 수주사업 진행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으로 이란 리스크는 유가를 올리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다른 중동 국가들의 발주 여건이 나아지는 상황을 부를 수도 있다는 기대도 있다.  

 

이란에 이어 인도에서 29억1590만달러 일감이 나왔고 오만 20억2934만달러, 말레이시아 17억677만달러, 방글라데시 16억5381만달러 순으로 수주고를 채워줬다. 종전과 비교하면 주요 수주국 교체가 크게 눈에 띈다. 재작년 수주금액 최상위 3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싱가포르였는데 이들 모두 작년에는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 플랜트 귀환..투자개발형 사업도 늘어

  

공종별로도 주력인 플랜트 분야 비중이 높아진 것이 눈에 띈다. 정유·화학시설 등 산업설비(플랜트) 수주금액은 전년보다 50.3% 늘어난 199억1265만달러로 전체 수주에서 68.7%를 차지했다. 재작년 플랜트 수주비중은 전체의 47% 수준이었다.

 

토목분야와 건축분야는 각각 전년대비 20.2%, 50.6% 감소한 감소한 51억3945만달러, 24억869만달러였다. 전체에서의 비중은 토목의 경우 전년 22.9%에서 17.7%로, 건축은 18.9%서 8.3%로 낮아졌다.

 

 

프로젝트 세부 공종별로는 정유공장이 64억5278만달러 규모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발전소 60억1976만달러, 화학공장 44억511만달러, 도로 37억343만달러, 정유시설 11억4279만달러 순이었다.

 

발주 가뭄 속에서 사업 기획부터 참여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을 늘렸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발주 형태별로는 투자개발형 사업(개발공개·개발지명·개발수의)은 재작년 1억달러 어치 일감도 따내지 못했지만 작년에는 16억4315만달러로, 전체 수주고의 5.6%를 채웠다.

 

다만 도급 방식 중에서는 가격 경쟁이 가장 심한 도급공개 형태 사업 비중이 늘어난 점이 아쉬운 것으로 꼽힌다.

 

◇ 현대엔지니어링 2년만에 1위 복귀

  

우리 기업들의 수주금액 순위는 부침이 심했다.

 

1위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차지했다. 이 건설사는 총 48억6189억달러어치 계약을 작년 한 해 해외건설협회에 신고했다. 2015년 약 57억7000만달러 규모 일감을 따내며 1위에 오른 뒤 재작년에는 23억6000만달러(5위)로 부진했지만 올해 해외 수주고를 전년대비 배 넘게 쌓으며 다시 1위에 올랐다.

 

 

2위는 본격적으로 일감 회복에 나선 삼성엔지니어링이었다. 주력인 화공분야를 중심으로 전년 3배에 가까운 36억5400만달러 어치 일감을 따냈다. 3위는 발전기자재 분야 강자인 두산중공업이 31억8697만달러 어치를 수주했다.

 

이에 이어 대림산업이 26억5592만달러, 대우건설이 22억6629만달러 어치 공사를 따내 해외수주 상위 그룹을 형성했다. 수위권을 놓치지 않던 현대건설은 재작년 3위서 작년 6위로 더 밀렸다. 전년보다 수주가 8억달러 가량 줄어든 21억9184만달러다.

 

SK건설은 21억1912만달러로 7위, 삼성물산은 15억3473만달러로 8위를 기록했다. 삼성물산은 재작년 해외수주 1위(51억1184만달러) 업체였다. 그 뒤는 GS건설(14억7177만달러), 포스코건설(13억9245만달러)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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