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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워치]②-2 당산동2가에 '우오현 자녀들' 있다

  • 2018.01.08(월) 10:30

우오현 SM회장 자녀들 지분 100%회사 3곳 모여 있어
모두 주택건설분양사업...장녀회사 SM생명과학 시초
지주사 제외 신청..제외돼도 지배구조 주목 불가피

 

재계순위 46위 SM(삼라마이다스)그룹 지배구조의 현 주소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2가의 한 건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건물 9층에는 태초이앤씨란 회사가 있다. 작년 7월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했고 주택건설·분양, 부동산개발·임대업을 한다. 우지영 대표이사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딸이다.


같은 층에 라도(RADO)라는 회사도 있다. 2014년 자본금 3억원으로 설립했고 주택건설·분양, 부동산매매·임대업을 한다. 우기원 대표이사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한층 위에는 신화디앤디란 회사가 있다. 작년 4월 설립했고 주택건설·분양, 부동산매매·임대업을 한다. 우명아 대표이사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딸이다.

 

◇ 복사한듯 똑같은 우오현 자녀회사..왜 만들었나


주주이름만 빼면 복사해서 붙여도 될 정도로 똑같은 이들 3개회사가 입주한 당산동2가 건물주는 SM그룹 계열사 우방산업이다. 우 회장의 세 자녀들은 왜 한 건물에서 제각각 건설·부동산 회사를 만들었을까. 정답은 아니지만 힌트가 될 단서는 있다.

SM그룹 계열사 에스엠생명과학(옛 동양생명과학)이 그 단서다. 이 회사 최대주주는 우연아 대표이사로 지분 32.6%를 가지고 있다. 우 회장의 장녀다. 나머지 지분은 우 회장과 딸들(우명아·지명)이 각각 21.7%를 가지고 있다.

회사이름은 `생명과학`이지만 돈은 전혀 다른 곳에서 벌고 있다. 2015년 1월 대한주택건설협회에 주택건설사업자로 등록하고 경기도 광주에서 주택분양사업(798세대)에 나서며 수익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2016년 회사 매출은 661억원으로 전년(126억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했다. 드라마틱한 매출의 배경은 분양수익(638억원)이다. 아파트를 짓는 일은 계열사 우방건설산업에게 수의계약으로 맡겼다. 1638억원의 계약 잔액이 남아있어 2017년 매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오현 회장의 자녀들이 두루 지분의 가진 회사여서 벌어들인 돈이 어디로 향할 지는 뻔하다.

당산동2가 건물에 나란히 입주해있는 태초이앤씨, 라도, 신화디앤디 역시 회사이름만으로는 건설업을 할 것이라 추측하긴 어렵지만 약속이나 한 듯 주택건설·분양, 부동산매매·임대업을 하겠다고 나섰다. 이것이 에스엠생명과학의 전철을 밟겠다는 건 아닌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이미 우오현 회장의 장남 우기원씨가 지분 100%를 가진 라도(RADO)는 첫발을 뗐다. 2016년 우방건설산업이 동아건설산업을 인수할 때 공동인수자로 참여해 지분 40%를 확보했다.

건설업은 인수합병으로 성장해온 SM그룹이 최근 다시 관심있게 보는 분야다. 최근 '아너스빌' 브랜드로 유명한 중견건설사 경남기업도 인수했다. 그룹이 주목하는 건설분야에 우 회장 자녀회사들이 길목을 지키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후계 승계나 자금줄과 분리해서 생각하는 게 오히려 난센스다. 우 회장 자녀들의 당산동 회사는 계열사 도움없이 성장할 수 있을까.


 

 

◇ 지주회사 제외 신청..그래도 지배구조 개편 여부 `주목`


SM그룹은 현재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인 대기업집단 22개중 하나다. 그러나 `무늬만` 지주회사다. 삼라마이다스, 에스엠티케미칼, 케이엘홀딩스 3개회사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됐지만 모두 자산총액이 1000억원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전체 54개 계열사 가운데 15개만 지주회사 안에 있고 39개는 밖에 있다. 당연히 우오현 회장 자녀회사 4총사(에스엠생명과학, 라도, 태초이앤씨, 신화디앤디)는 지주회사 밖에 있다. 지주회사 편입율 27.8%로 전체 꼴찌다.


숫자가 말해주듯 SM그룹은 지주회사 체제 유지에 뜻이 없다.

비즈니스워치는 지난달 [단독]SM그룹 '지주회사 명단서 빠진다' 기사를 통해 SM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주회사 제외신청을 했으며 관련 규정에 따라 지주회사 명단에서 빠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SM그룹은 국내 대기업(자산총액 5조원이상 집단) 가운데 롯데를 제치고 가장 많은 148개의 순환출자고리를 가지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계속 남아있으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야한다. 어찌 보면 자녀들 개인회사가 이제 첫발을 떼고 있는 마당에 그룹전체를 까다로운 지주회사 규제에 묶어둘 이유가 없는 당연한 선택이다.

하지만 SM그룹은 지주회사 명단에 남든 빠지든 관계없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집단이다.

커져버린 덩치만큼 지배구조 개편 과제가 무겁게 남아있는 곳이고 예전과 달리 관심의 시선을 한몸에 받을 수밖에 없는 곳이다. 그리고 관심의 무게는 앞으로 우 회장의 자녀들의 당산동 회사에 쏠릴 것도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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