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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손복조 금투협회장 후보

  • 2018.01.12(금) 09:09

현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명가 대우證 사장 역임 '경험 탄탄'
"금융투자회사 자본 확충 도울 것"

▲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자본시장을 위해 내 평생을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손복조 후보를 만났다. '명가(名家)' 대우증권에 입사해 LG투자증권, LG선물 대표이사, 대우증권 대표이사를 거쳐 토러스투자증권을 설립해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다.

35년 동안 금융투자업계에 몸을 담아서인지 그의 자본시장 사랑은 남달랐다. 35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자본시장 발전을 고민했고, 글로벌 금융투자회사를 연구했고, 금융투자회사의 경영을 맡아온 만큼 자부심도 남달랐다.

이제는 금투협회장으로서 자본시장에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을 가진 이유다.

▲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선거 활동 얼마나 진행했나
▲ 241개 회원사 중 40% 정도 돌았다. 금융투자업계에만 수십년 있었으니 회원사 사장들을 대부분 알지만, 표를 주는 것과는 다르지 않나.

- 선거 결과는 어떻게 예상하나
▲ 깜짝 놀랄 만한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 선거는 사람의 마음을 잡는 종합 예술이다.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나타나는 것이다.

- 자신의 강점은
▲ 추진력이 최고라고 자부한다. 확실한 소신이 있어서 핵심을 잘 파악한다. 대우증권이 대우사태로 5위로 떨어졌지만, 3개월 만에 1등으로 다시 올려놨다. 쉽지 않을 일이다.

- 자세히 얘기해달라
▲ 대우증권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증권사다. 1등 회사에서 기획본부장까지 했다. 90년대부터 국내 다른 회사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투자회사들과 경쟁해서 이기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2000년도 대우사태 터지면서 20년 동안 단독으로 1등을 하던 대우증권이 순식간에 5등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2004년 대우증권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부임 3개월 만에 1등으로 만들었다. 이익을 내고, 시가총액을 10배 정도 늘렸다.

-그런데 왜 토러스투자증권을 설립했나
▲ 대우증권에서 성과를 냈지만, 연임이 안 됐다. 당시 정확히 12군데서 스카우트 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경쟁사에 들어가 평생 몸담았던 대우증권을 따라잡겠다고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만 새로운 틀에서 새로운 영역을 구축해 30년 후, 혹은 100년 후 노무라증권이라든지 글로벌 IB와 같은 회사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08년 준비 끝에 설립했다.

- 설립 후 생각대로 경영이 잘 됐나
▲ 불행하게도 내 생각대로는 되지 않았다. 1년 동안 준비해서 영업을 시작했는데, 첫 달에 금융위기가 터져 돈을 벌기는커녕 자본금의 3분의 1을 날렸다. 설상가상이라던가. 작은 회사라 자본이 없으니 외부 자금을 조달해서 활용해야 하는데 예전에는 콜제도가 있었다. 콜제도를 활용해 영업했는데 정부가 제도를 중단시키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됐다. 당시 함께 영업을 시작한 애플증권이 도산하기도 했다. 그때부터 사실 어렵게 경영을 하고 있다.

- 토러스 회장직은
▲ 이번에 선거에서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회장직은 놓을 생각이다. 선거에서 떨어졌다고 다시 회장 하겠다는건 욕심이지 않나.

- 협회장도 단임제로 바꾸겠다고 했는데
▲ 개인적으로 일반적인 조직은 유능한 리더가 장기집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우증권이 클 수 있었던 것은 대표가 20년을 경영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회사도 대표 한 사람이 10년 이상씩 한다.

하지만 협회 조직은 다르다. 협회 조직은 회원사들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데, 연임 생각하면 안 된다. 사실 협회장이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금융당국이나 국회와 싸워야 하는데 연임할 생각 하면 불가능하지 않겠냐.

- 현재 협회는 어떤가
▲ 우리 사회가 거대 담론은 잘하지만, 디테일에 들어가면 아무 내용이 없다. 예를 들어 과거 동북아 금융허브를 추진하겠다고 했었는데 동북아가 어디냐고 하면 아무도 대답을 못 한다. 금융허브가 구체적으로 뭔가 물어도 대답을 못 한다. 당연히 추진할 수가 없다.

금융업은 정의가 정확한데 과거를 살펴보면 디테일 부분에서 약했다. 그럴 때 협회가 구심점 역할을 해서 약한 부분 보완해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본다. 조직의 장이 핵심을 파악하고 문제의식을 정확히 하면 해결할 수 있다.

- 협회장 되시면 어떤 부분부터 디테일을 강화할 것인가
▲ 4차 산업혁명 앞두고 어떤 화두가 떠오를지 모른다. 사실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이 뭔지도 몰랐지 않냐. 이제 겨우 블록체인이라는 걸 알게 됐다. 핵심이 뭔지 파악하는데도 너무 오래 걸렸다. 지금은 블록체인이 금융권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모른다. 극단적으로는 금융기관 존재 가치가 없어질 수도 있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예측해 대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본다.

- 핵심 공약이 뭔가
▲ 전임 회장들이 공약 중에 하나라도 이룬 것이 있나. 협회장 권한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금융당국과 국회에서 결정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다만 협회가 회원사를 관리하고 회원사 입장을 조율하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일을 잘하겠다. 협회 통합 후 10년 동안 문제점이 많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이번 선거에서 회원사와 대표를 보려고 공시자료를 봤더니 다 틀리더라. 말이 되냐. 기본적인 것 하나만 보더라도 협회 조직에 바꿀 것이 많다.

- 후보 출마 선언 당시 금융투자회사의 자기자본 확충 방안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 금융회사 경쟁력은 하나다. 자본 확충을 통해 리스크테이킹을 늘리는 것이다. 자본 확충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가 줄어든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짧은 생각이다. 증권회사는 자본력이 경쟁의 핵심이다.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메리트를 주고, 자본을 활용해 이익을 늘리면 된다.

증권회사가 자본을 키우려면 돈을 많이 벌어 세금, 배당금 다 내고 남은 이익잉여금을 쌓으면 되겠지만 글로벌 투자은행과 격차가 벌어진다. 골드만삭스, 노무라 등은 수조원 버는데 우리나라 대형사가 겨우 몇천억 번다. 자본을 키워야 하는데 우리나라 증권회사 대부분이 확실한 지배주주가 있어 증자를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

토러스를 설립했던 이유도 지배주주가 없는 회사를 만들어 증자하고 자본과 이익을 키우겠다는 생각이었다.

- 자본을 늘리기 어려운 중소형사 생존은
▲ 특화 증권사를 수십년째 언급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리나라 증권사는 대부분 같은 딜을 한다. 다만 규모의 차이일 뿐이다. 그 때문에 업무 영역을 늘려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 자산운용협회 조직 분리에 대한 견해는
▲ 통합 당시 반대한 사람이다. 상반된 이해관계를 가진 협회들을 통합하면 문제가 있을 것으로 봤다. 협회라는 것은 이해관계자들의 집합체다. 이해 대변해줘야 되는데 하나로 묶어 덩치를 키운다고 경쟁력이 생길까 싶었다.

협회는 조직이 크다고 나를 보호해주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이해관계를 위해 노력해주는 것이 진정한 보호라는 것을 선물회사 사장 시절 느꼈다. 자산운용업계는 서자라는 말까지 할 정도로 불만이 많다. 협회 조직을 보더라도 자산운용 부문은 너무 작다. 협회 분리도 공약이 아니라 화두를 던진 것이다. 벌써 금융당국과 협회 내부 반발이 거세다. 협회 노조는 협회 분리에 반대한다는 설문지를 후보에게 보내기도 했다.

- 오늘 후추위다. 후추위 후보 선정 기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데
▲ 의구심이 있을 수는 있다. 후추위 멤버 구성은 결국 현 회장이 하는 건데, 현 회장의 의중이 갈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 권한 밖의 일을 공약하면 안 된다. 협회는 화두를 제시하고, 주도적으로 현안에 대해 연구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다 보면 길이 열릴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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