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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과 도종환이 만난 이유는…

  • 2018.01.16(화) 17:28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창립포럼서 한자리
"4차산업혁명, 콘텐츠가 기반" 의견 모아

▲ 16일 열린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창립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 두 번째와 세 번째가 유영민, 도종환 장관. [사진=김동훈 기자]

 

"장관 두 사람이 박치기(머리를 맞대 고민)하는 건 처음입니다."(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한 자리에서 만났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콘텐츠미래융합 포럼 창립회'에서다. 이 포럼은 관련 학계, 국회, 산업계 인사들이 4차산업혁명 시대 기반이 될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위한 정책을 마련할 목표로 모인 단체다.

게임, 음악, 웹툰 등 국내 콘텐츠가 온라인 플랫폼 등 기술과 융합되면서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나, 미국과 일본 등 전통적 콘텐츠 강국의 장벽은 여전히 높고 중국의 추격이 턱밑까지 쫓아오는 등 위기도 함께 겪고 있다는 의식에서다. 또 생태계를 보면, 대형사의 독과점 심화와 중소 개발사의 약화 등 붕괴 직전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주도하는 4차산업혁명 정책에서 관련 첨단 기술 발전뿐만 콘텐츠 산업의 추가적인 성장 토대 마련이 절실하다는 취지에서 포럼이 꾸려졌고, 기술과 문화를 담당하는 부처 수장이 만나 한 목소리를 내는 자리가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이날 포럼 의장으로 추대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중국을 뒤흔든 온라인 게임, 유튜브 10억뷰를 넘어 전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싸이와 방탄소년단, 일본 최대의 웹툰 사이트인 라인웹툰과 NHN엔터의 코미코는 한국 콘텐츠 산업의 저력과 위상을 과시했다"면서도 "지금 한국의 콘텐츠 산업은 도약이냐 몰락이냐를 가늠하는 중대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위 회장은 "중국은 과거 우리의 모방국가에서 이제 한국을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고, 콘텐츠 산업 국내 생태계는 독과점의 심화, 중소개발사의 약화 등으로 인해 붕괴 직전에 몰리고 있다"며 "아직도 넘어야 할 전통적인 콘텐츠 강국인 미국, 일본의 장벽은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 16일 열린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창립 기념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특히 4차산업혁명시대에서 콘텐츠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부의 구체적 대안이 부족하다는 게 이날 참석자들의 목소리다.

 

김경진 의원(국민의당)은 "정부의 구체적인 대안 미비로 인해 최근 5년간 콘텐츠 산업 성장률이 둔화됐다"며 " 작년 콘텐츠 산업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의 0.28%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선진국과의 기술 차이는 3년에 육박하고 기술 수준은 70%에 못 미친다는 설명이다.

 

김병관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최근 알파고와 포켓몬이 나오면서 4차산업혁명과 콘텐츠가 따로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일본과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유행한 콘텐츠인 포켓몬이 증강현실(AR)이라는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면서 포켓몬고의 성공도 가능했던 만큼 콘텐츠 경쟁력 기반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 차원의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 도전적인 자세가 요구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진수 카카오 부사장은 "페이스북, 구글, 넷플릭스 등 세계 콘텐츠 플랫폼 전쟁 속에 대한민국 콘텐츠 비즈니스가 어떻게 진화돼야 하느냐는 밤새서 고민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대형 게임사들은 참여하지 않을 때 애니팡이 개발한 천재적인 비즈니스모델(BM)로 대박을 터뜨렸고, 이후 넥슨과 넷마블 등 대형사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 들어갔다"고 역설했다.

 

배승익 배틀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한국 시장 안에만 있을 게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 더 큰 시장을 개척하고 더욱 큰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와 관련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사와 경쟁해야겠지만 해외에 나갈 때는 작은 사업자에게 조금 더 따뜻한 시선과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장관 두사람이 박치기할 정도로 (기술과 콘텐츠의 융합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양 부처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부처간 걱정거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4차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뜨거울수록 문화·예술에 깊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한국 영화의 저력도 상상력과 창의력에서 나오는 것이고, 콘텐츠의 핵심에는 문학적 감성이 토대를 이룬다. 산업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정책을 마련해 4차산업혁명과 콘텐츠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주형철 서울산업진흥원 대표(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는 이날 발제를 통해 "콘텐츠 산업은 4차산업혁명시대에서 좋은 일자리의 대표 영역도 될 것"이라며 "4차산업혁명 시대엔 여가 시간 증가와 자율주행차의 확산 등으로 인해 콘텐츠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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