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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자

  • 2018.01.19(금) 10:51

[연중기획]좋은 일자리, 희망을 노래하자
<기고>반원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 반원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청년실업 문제가 국가재난 수준이라고 한다. 취업 애로를 호소하는 청년이 110만 명을 넘고,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인 3.7%의 세 배에 육박하는 9.9%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인 20대 에코세대가 노동시장에 대거 진입하는 향후 몇 년간 청년실업은 더욱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작년 5월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중견기업 100만+일자리박람회'를 개최했다. 중견기업의 인재 유입을 돕고 악화하는 청년 취업난 해소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중견기업 87개 사와 구직자, 채용담당자, 대학 및 고등학교 취업 관계자 등 5,00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아들, 손자뻘의 청년들이 얼마나 간절히 일자리를 열망하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오랜 세월 기업 현장에서 청년고용 문제의 심각성을 경험했기에 역량 있는 인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과 청년들이 쉽게 만나지 못하는 현실이 더욱 안타까웠다. 

10월에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을 발표했다. 공공‧민간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질 개선을 위한 다섯 개 분야 100대 세부 과제를 담았다.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현실적인 인식과 진정성이 더없이 반가웠다.

일각에서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숫자 늘리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단기적 처방에 불과하다고도 했지만 합리적인 경제구조 개혁을 통한 장기적 해법이 더해진다면 청년들의 땀과 눈물을 닦아줄 의미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중요한 건 정확한 상황 인식과 확고한 의지다. 서로에 대한 비난으로 문제 해결을 끊임없이 미루는 건 무책임한 자세일 뿐이다. 정부와 국회, 기업을 포함한 모든 부문이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합리적인 규제 개선을 통해 공정한 경쟁의 장을 구축하고, 4차 산업혁명으로 상징되는 산업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정책적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

기업은 더욱 과감한 혁신과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재도약의 동력을 확충하고,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을 강화해 사회 구성의 핵심 주체로서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기업의 활력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 구조를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불합리한 반기업 정서의 해소 또한 시급한 과제다.  

내가 속한 세대는 대한민국 경제와 사회 발전의 고난과 도전을 온몸으로 겪어냈다. 그간의 변화는 상전벽해(桑田碧海)라 할 만큼 크고, 나름 시대의 주역으로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고생한 만큼 많이 누린 것도 사실이다. 폭풍 같은 성장세 속에 단꿈 같은 풍요를 맛봤고, 대학 졸업과 동시에 입맛에 맞는 대기업을 골라 취업할 수 있는 시대를 살았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오늘의 어려움은 어른들의 탓만도 아니겠지만 청년들의 부족함 때문은 더욱 아니다. 이 시대의 청년들도 어딘가에서 절차탁마(切磋琢磨)하며 세상 위로 용틀임할 날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해와 양보, 진심 어린 배려를 통해 그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자. 청년은 우리 모두의 과거이자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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