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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2017]기아차, 통상임금보다 안 팔린 게 더 아프다

  • 2018.01.25(목) 16:58

영업이익 6622억원..충당금 없어도 전년비 3분의1 '뚝'
4분기 영업이익률 2.3%..中·美·국내 모두 판매부진

통상임금 소송 패소로 인한 손실 핑계만으로는 부족했다. 업계나 주식시장에서도 작년 3분기 대규모 적자 이후 그래도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실망스럽다는 반응 일색이다. 기아자동차가 내놓은 작년 경영성적표는 통상임금 손실이라는 '빨간 글씨'보다 점점 더 심해지는 판매 부진 '얼룩'이 더 두드러졌다.

 

 

기아차는 작년 경영 실적이 ▲매출액 53조5357억원 ▲영업이익 6622억원 ▲순이익 968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연결재무제표 기준)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재작년과 비교할 때 매출만 1.6% 늘었을 뿐, 영업이익은 73.1%, 순이익은 64.9% 급감했다.

 

기아차 측은 "매출은 증가했지만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1조원 가량의 비용 반영 여파 등으로 수익성이 큰 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작년 3분기 반영한 통상임금 패소 손실 비용 충당금 9777억원을 없던 걸로 하더라도 실적 악화가 심하다. 충당금 비용 제외를 가정한 영업이익은 1조6399억원. 그래도 재작년보다 33.4% 급감한 규모다.

 

판매량부터 줄었다. 기아차는 작년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8.6% 감소한 276만20대를 팔았다. 안방인 국내에서부터 판매량이 2.7% 감소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재작년보다 26만2000여대가 덜 팔렸다. 전년 대비 판매 감소율은 39.9%였다. 미국에서도 모델 노후화에 수요 둔화까지 겹쳐 판매가 8.9% 줄었다. 유럽과 중남미, 러시아 등지에서 판매 개선이 나타났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출고 기준으로 집계한 판매량도 270만7717대로 전년 대비 10.3% 감소했다. 국내 공장 출고대수는 전년보다 3.1% 감소한 150만2095대, 해외 공장 출고대수는 17.8% 감소한 120만5622대였다. 해외서는 멕시코 공장서 생산을 늘렸지만 워낙 중국 판매 부진 타격이 컸다.

 

매출액이 늘어난 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 비교적 가격이 높은 차종 판매가 확대된 때문이다. 그러나 매출원가율은 전년대비 3.3%포인트 늘어난 83.3%로 악화됐다.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임금 등에 대한 충당금 반영 때문이다. 판매관리비도 통상임금 관련 비용 영향에 3.6% 증가했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3.5%포인트 낮아진 1.2%로 추락했다. 2000만원짜리 차를 팔아도 24만원밖에 손에 쥐지 못한 사업 수익성이다.

 

 

4분기만 떼어놓고 봐도 아쉽다는 게 시장 평가다. 판매량은 69만9093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3% 줄었다. 매출은 13조5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024억원, 순이익은 1048억원으로 각 43.2%, 67.3% 급감했다. 4분기 영업이익률은 2.3%로 1~2분기 3% 선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1.2%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현지판매 목표물량을 전년 대비 4.3% 증가한 287만9000대로 정했다. 지역별로 ▲국내  52만대 ▲미국 61만대 ▲유럽 48만9000대 ▲중국 45만대 ▲기타 81만대 등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에도 주요 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경영환경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력 신차 판매를 확대하고 신흥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수익성 방어에 사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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