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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時骨骨]“이거, 실화냐?”…LG전자 ‘짠물배당’ 뒷말

  • 2018.01.26(금) 16:45

작년 순익 15배 늘었어도 배당은 동결
디스플레이·이노텍도 전년과 마찬가지
경영환경 불확실 탓 유보 성향 강한 듯

○…LG전자가 8년만에 최대 규모인 1조8000억원 이상의 순익을 내고도 ‘짠물배당’을 하기로 해 ‘뒷말’이 나오는 상황.

 

 

LG전자는 최근 2017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400원, 우선주 450원 등 총 729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 이는 중간배당 없이 결산배당만 하는 LG전자의 2016년과 동일한 금액.

반면 지난해 영업이익(연결기준)은 2조4685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던 2009년(2조6807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 순익 또한 2016년(1263억원)의 15배 가량인 1조8695억원.

이처럼 나무랄데 없는 실적에도 배당금을 동결하자 배당성향(배당금/당기순이익) 또한 57.7%에서 3.9%로 뚝 떨어진 모습.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2009년 배당성향이 10%가 넘었던 것에 비춰봐도 주주들로선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

한 포털사이트 종목토론실에는 “이거 실화냐?”, “벤처회사냐?”는 불만의 글이 올라오기도. 일반적으로 성장기업은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배당성향을 낮게 가져가는 반면 성숙기업은 배당에 후한 편인데 LG전자의 배당 정책은 주주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는 미흡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

공교롭게도 LG전자의 결산배당이 발표된 다음날인 24일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이 LG전자 주식을 순매도해 ‘짠물배당’에 대한 불만 때문 아니냐는 ‘입방아’가 나오기도. 

배당금 동결은 LG그룹의 다른 전자계열사에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4616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고, 순익도 2016년(9315억원)의 갑절인 1조9371억원을 기록. 반면 2017년 결산배당은 주당 500원(배당총액 1789억원)으로 전년과 동일.

LG이노텍도 마찬가지. 2017년 영업이익은 2965억원으로 전년도(1048억원)에 비해 3배 가량으로 늘었고 순익도 1748억원으로 무려 35배 증가했지만 배당금은 전년과 같은 주당 250원(배당총액 59억원).

하지만 나름 배당 동결의 이유가 있을 법한데, 미래성장사업을 위해 투자재원을 확보해두려는 목적과 함께 요동치는 경영환경 때문에 이익을 내부 곳간에 쟁여두려는 성향이 커진 게 아니냐는 게 설득력있는 분석.

실제로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인화원에는 LG그룹 최고경영진 40여명이 모여 글로벌 전략을 논의했는데, ‘불확실성’이 주요 화두로 등장. 환율·유가·보호무역주의 등 통제할 수 없는 변수의 영향력이 커졌고, 4차 산업혁명으로 기업간 경쟁이 격화되며 그 어느 때보다 예측과 대응이 어려워졌다는 것.

LG전자만 해도 흑자전환 기대를 모았던 스마트폰 사업이 지난해 7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는 등 ‘아픈 손가락’이 없지 않은 가운데 TV와 가전사업마저 흔들린다면 회사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긍이 가는 대목.

아울러 LG디스플레이도 분기별로 뜯어보면 LCD 패널가격 하락으로 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 한 증권사는 LG디스플레이의 목표주가를 낮추면서 ‘봄이 어찌 이리 더디 올까’라는 제목을 달아 보고서를 내기도. LG전자 계열사들이 불확실성이라는 터널을 뚫고 내년에는 주주들에게 후한 인심을 쓸지 이래저래 관심이 가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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