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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키움증권 사장은 기관장 등용문?

  • 2018.01.29(월) 11:14

거래소 이사장 이어 금투협회장 배출
중소형·온라인 증권사 '한계' 넘어설까


온라인 증권사로 출발한 키움증권은 2000년대부터 온라인 주식투자 고객 수 증가와 함께 급격한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순이익 기준으로 상위권 안에 진입해 초대형 IB들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죠.

그런데도 키움증권은 태생 자체가 온라인 증권사, 소형 증권사다 보니 여전히 비주류로 취급되기 일쑤인데요. 이런 키움증권에도 볕 뜰 날이 왔습니다.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이어 금융투자협회장을 배출하면서 명문가로 거듭난 거죠. 키움증권을 각각 8년씩 끌어온 양대 수장이 모두 유관 기관장에 올랐으니 키움증권으로선 축제 분위기입니다. 

키움증권은 2000년 설립됐는데요. 당시 키움닷컴증권의 창립멤버이자 2001년부터 8년 동안 대표이사를 맡았던 김봉수 사장이 2009년에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낙점됩니다.

거래소는 워낙 민간 출신 사장이 없었던 데다 소형 증권사 출신 사장으로서 이사장 자리에 오르면서 업계 관심을 한몸에 받았죠. 업계에선 목소리를 대변해 줄 거란 기대감에 들뜨기도 했고요.

나름 김 이사장은 증권거래 수수료 인하 등 시장 친화 정책을 내놓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업계의 수수료 인하를 유도해 업계의 불만은 쌓이고 거래소의 경영 지표도 악화돼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2009년부터 김봉수 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지난 8년 동안 키움증권을 이끌어 온 권용원 대표이사가 이번에는 금융투자협회장에 당선됐습니다.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투표한 결과 무려 68.1%의 득표율로 역대 협회장 선거 최다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대형 증권사 출신인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대표와 손복조 전 대우증권 대표 등을 제치고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점이 의미 있는데요. 대형사의 표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란 애초 예상과 달리 중소형사 출신인 단점을 이겨낸 득표 결과기 때문입니다.

개인적 장점이 부각됐습니다. 관료 출신이자 증권업계 현직 사장인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구요 소형사인 키움증권이 지금의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그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점 하나 없이 온라인 하나로 승부해 대형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으니 인정할 건 인정하겠다는 거죠.

다만 소형사 출신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겠죠. 권 신임 협회장은 선거 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대형사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초대형 IB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한 '반(反) 키움정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키움증권이 업계 전체에 수수료 경쟁을 불러일으키며 업계 전체를 어렵게 했다는 점은 업계의 비판 대상이었고, 그것을 어떻게 뛰어넘느냐가 향후 협회장으로서 보여줘야 할 과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수수료 문제에 대해 키움증권은 지점 방문 고객 수수료를 낮춘 것이 아니라 지점 방문이 어렵고 투자 자체가 어려운 대중에게 새로운 온라인이라는 채널을 제공한 혁신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키움증권에서 그래왔듯이 협회장으로서도 4차 산업 혁명 등으로 대표되는 변화에 업계가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혁신을 불러일으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처럼 금융투자업계에는 키움증권 출신 금투협회장에게 거는 기대와 우려가 모두 공존하고 있는데요. 권용원 신임 협회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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