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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강남집값]⑥'유탄' 떨어진 강북

  • 2018.01.31(수) 10:28

반짝 상승하다 8.2대책 맞고, 재건축연한까지 '이중고'
40년 연장때 노원 도봉 양천 등 강북 직격탄

"작년 상반기 몇개월 반짝하다가 말았는데…이제는 길게 보고 가는 수밖에 없어요."

노원구 상계 주공7단지 인근 A공인중개업소에서 만난 한 중개인은 최근의 재건축 관련 규제 이슈에 체념한 듯 푸념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강남집값이 불타오르는 사이 강북권은 더욱 싸늘해지는 분위기다. 상대적인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


노원구는 지난 8.2대책으로 강남권과 같은 '투기지구'로 지정되면서 각종 규제에 손발이 묶였다. 올해들어 일부 단지의 경우 아파트값은 되레 떨어졌다. 지난해 재건축 이슈가 집값 상승을 이끌었지만 최근 재건축연한 연장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노원을 포함한 도봉, 양천 등 강북 아파트들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 됐다.

 

▲ 상계주공8단지 모습



◇ 8.2대책 이후 강남집값은 '딴세상 이야기'

노원구 상계동, 도봉구 창동 등의 아파트는 지난해부터 재건축연한 30년을 채우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지만 8.2대책에 직격탄을 맞았다. 노원구는 8.2대책에 따라 강남, 서초, 송파 등과 함께 투기지구로 묶이면서 각종 규제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2대책 직전인 7월 4주간(10일~31일) 노원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1.29%에 달했지만 8월(7일~28일)과 9월 각각 0.25%, 0.1% 떨어졌다. 이후 올해들어 1월까지 미미하게나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정도다.

다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매매가격을 보면 올해들어 강남집값이 수억원씩 오르는 사이 노원구 일부 단지들은 여전히 지난해 최고 수준 거래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보였다.

노원구 상계 주공7단지 전용면적 58.01㎡의 경우 이달 최고 4억30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7월 매매가인 4억5000만원(15층)에 못 미친다. 8.2대책이 발표된 8월 4억1000만원(7층)으로 떨어졌고 이후 거래가 없다가 12월 4억5000만원(8층)에 거래되기도 했다.

상계 주공6단지도 비슷한 상황이다. 전용면적 58.01㎡가 7월과 8월 각각 최고 4억4800만원, 최고 4억2000만원까지 매매가 이뤄졌지만 이후 4억1000만원대로 내려앉았고, 올해 1월엔 4억500만원(3층)까지 떨어졌다.

상계동 B공인중개업소 중개인은 "최근들어 조금씩 거래가 이뤄지면서 살아나는 듯 했지만 재건축연한연장 얘기가 나오면서 다시 주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급매 중심으로 간간히 거래가 이뤄지는 정도라는 것이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 재건축연한 연장 가능성에 '이중고'

상계 주공아파트 1~16단지 중 일부는 1987년 지어져 현행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웠다. 나머지는 대부분 1988년 지어진 곳으로 올해부터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졌다.

강북권에 이들 아파트 이외에도 도봉구 창동 상계주공 19단지, 주공 3, 4단지, 양천구 목동과 신정동 신시가지아파트 등이 대부분 1987~1988년 지어져 재건축으로 인한 기대감은 여전했다. 특히 강남권에서는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시영아파트 등이 재건축 가시권에 들면서 가격이 상승한 곳들이다.

 

▲ 자료:부동산114



하지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재건축 연한연장과 안전진단 강화를 시사하면서 이들 아파트들이 타격을 입게 됐다. 그나마 강남권이나 강북권 중에서도 양천구 등은 최근 상승세를 탔지만 노원구 등은 8.2대책 이후 가격이 떨어진 상황에서 재건축연한 연장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최근 재건축연한 연장에 대해 "오히려 영향받는 것은 강남보다 강북"이라며 "부정적인 측면을 고려하면서 상당히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남집값을 잡기 위해 재건축 규제 강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대부분 80년대 후반 노후 아파트들이 밀집한 강북권만 타격을 입게 되는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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