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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차이나워치]⑦영유아 상품은 돈된다

  • 2018.02.09(금) 10:14

두 자녀 정책으로 육아·교육소비 늘어나
韓기업도 제품·의류·교육까지 투자 늘려

[상하이=김혜실 기자] "한 자녀 산아제한 정책 때는 한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자며 지갑을 열어 부모들의 소비가 커질 대로 커졌죠. 여기에 두 자녀 정책으로 출생 인구가 늘면 시장은 확대될 수밖에 없어요."

▲ 중국 상하이 백화점 내 유아용품 매장. [사진=김혜실 기자]

중국이 두 자녀 출산을 허용한 지 2년 됐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출생인구는 각각 1786만명, 1723만명으로 2015년 1655만명 대비 늘어났다. 특히 이 중 50%가량이 둘째 자녀다.

기본적으로 중국 도시민의 소득 수준이 높아진 데다 한 자녀 정책 때 한 명만 키우면서 가장 좋은 것으로 잘 먹고 잘 입히겠다며 한껏 늘려놓은 소비를 이제 와서 줄일 수는 없게 됐다. 여기에 출산인구가 늘어난다면 영유아 시장은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중국의 영유아용품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1조9000억위안(약 327조원)으로 전년 대비 15.9% 성장했다. 독일 전략컨설팅 업체인 롤란트 베르거는 2020년 중국 영유아용품 시장규모가 약 3조6000억위안(약 61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 중국 상하이 마트 내 분유 진열대 [사진=김혜실 기자]

◇ 안전 생각해 수입품 선호

중국에서 한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한국 못지않다. 맞벌이 부부가 상주 시터를 고용하면 우리 돈으로 월 150만~200만원의 월급을 줘야 한다.

그렇다고 다른 비용을 아끼지는 않는다. 소비수준이 높아진 데다 한 자녀가 대부분이다 보니 한 아이에게 부모와 양가 조부모까지 6개의 지갑이 열려 소비 수준은 막강하다.

안전한 제품에 대한 선호도는 영유아 제품에서 더욱 높아진다. 이에 따라 분유와 기저귀뿐 아니라 유모차, 카시트, 젖병, 화장품 등 제품을 비롯해 의류까지 수입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

특히 상하이에서는 자국산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기저귀의 경우 메리즈와 군, 겐키, 마미포코 등 일본 제품이 주를 이뤘고 미국의 팸퍼스, 스웨덴 네띠도 눈에 띄었다. 대형 마트에서 일본의 메리즈와 겐키 라지사이즈는 기저귀 한 장에 원화로 528원, 스웨덴 네띠와 미국 팸퍼스가 각각 장당 652원, 506원 대에 판매 중이었다.

▲ 중국 상하이 마트 내 기저귀 진열대 [사진=김혜실 기자]

분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와이어스와 메드존슨 900g 제품이 각각 528위안(한화 9만1000원), 465위안(한화 8만원)으로 높은 가격대를 나타냈다. 또 프랑스 베이비비오(438위안), 호주 벨라미(388위안), 호주 블랙모어(375위안), 독일 압타밀(233위안) 등 900g에 4만~9만원까지 프리미엄 제품들이 주로 진열돼 있었다.

다만 기저귀와 분유 모두 한국 제품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마트 점원은 "1선 도시에서는 유럽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고, 2~3선 도시에서는 한국제품이 인기 있다"고 설명했다.

▲ 중국 상하이 한 백화점에서 잉글레시나 유모차가 2만위안(약 34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김혜실 기자]

◇ 영유아 브랜드 사업 확장


자연스럽게 백화점과 쇼핑몰내 영유아 매장이 늘고 있다. 푸동지역 한 백화점은 한 층 전체가 영유아 브랜드로 가득한데 가구, 유모차, 카시트 등 수입 브랜드가 대부분이었다. 스토케, 실버크로스, 잉글레시나, 콤비, 싸이벡스 등 국내에서도 유명한 유모차 브랜드들이 200만~500만원대 판매되고 있었다.

의류 역시 돌체앤가바나, 폴로랄프로렌, 갭, 뉴발란스, 나이키, 아디다스, 쇼콜라 등 해외 브랜드들이 대거 차지했다. 중국 쇼핑 매장에서 한국 브랜드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랜드키즈, 포인포, 모이몰른, 아가방, 알루앤루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에서 중저가 브랜드로 분류되지만, 중국 내에서는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랜드키즈 매장에 방문하니 유아 원피스 한 장에 10만~15만원 수준, 외투는 3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링윈동 중국법인 이랜드키즈 브랜드장은 "이랜드키즈 매장은 현재 중국 전국에 38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상하이에만 30개 정도"라며 "영유아 산업 전망이 좋고 매출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매장 수도 올해 400개로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한국은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유아 산업 성장이 어려운데, 중국은 소비와 정책 모두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이랜드는 현재 운영하는 포인포베이비, 쇼콜라 등 베이비브랜드에 더해 이랜드베이비를 오는 5월 런칭할 예정이다.

 

이랜드베이비 런칭을 준비하고 있는 김동인 중국법인 이랜드베이비 브랜드장은 "두 자녀 정책으로 실제 출산 인구가 늘고 있고 베이비 브랜드의 성장이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어 시장 수요에 맞춰 새 브랜드 런칭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중국 상하이 백화점 내 이랜드키즈 매장 [사진=김혜실 기자]

◇ 영유아 교육 열풍…콘텐츠도 기회다

중국 부모들 역시 자식 교육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상하이에 호구가 있는 자녀 혹은 상하이 주택을 구입한 세대의 자녀만 공립학교에 갈 수 있다. 호구를 갖지 않은 외국인 등은 연간 3000만~5000만원의 비용이 드는 국제학교에 보내야 한다. 양쪽 모두 재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유치원 비용도 만만찮다. 영어 유치원 가격은 월 150만~200만원 수준이다.

공교육비가 많이 든다 해서 사교육 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것은 결코 아니다. 공립학교에 다니는 자녀는 공교육비가 거의 들지 않는 만큼 사교육에 비용을 지불하고, 사립학교에 다니는 자녀는 공립학교 자녀들의 교육 수준을 따라가기 위해 또다시 사교육에 발을 들인다.

시장이 크다 보니 글로벌 영유아 콘텐츠 기업, 영유아 교육 브랜드 등이 이미 중국에 진출했다. 캐릭터 중심의 콘텐츠부터 교육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시장은 광범위하다. 최근 샤오미TV 키즈 패키지에서 1위를 점하고 있는 콘텐츠는 국내 스마트미디어사가 만든 핑크퐁이다. 중국 유치원에서 핑크퐁의 상어 가족 노래와 율동을 따라 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승규 스마트스터디 중국법인 대표는 "두 자녀 정책 이전에 이미 중국 도시민의 소득 증대가 교육 시장 파이를 키웠다"며 "현재 동요와 율동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로 시작해 핑크퐁 TV 애니메이션을 만들 계획이고, 유치원 대상 영어 교육 커리큘럼 출시와 캐릭터 제품화를 중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올해는 중국 각 제조사와 협업해 핑크퐁 인형, 핑크퐁 케이크, 핑크퐁 의류 등 다양한 제품으로 캐릭터화하는 사업을 펼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영어교육, 키즈카페, 자체 학원 등 다양한 사업을 장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스마트미디어 핑크퐁 캐릭터 제품 [사진=김혜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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