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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수입맥주 A to Z

  • 2018.02.09(금) 17:10

다양한 제품·할인 행사로 급성장
수입-국산맥주 경계 흐릿해질 듯

'종류가 다양한 데다가 더 싸고 맛있다.'

많은 이들에게 이제 일상이 된 수입맥주. 국내 맥주시장에서 수입맥주가 전성기를 맞고 있습니다. 성장 속도가 빠른 데다가 앞으로 전망도 장밋빛입니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수입맥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꼽는 이유가 바로 맛입니다. 여기에 더해 종류가 많고 가격도 저렴하니 말 그대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소비자들이 수입맥주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식약처가 최근 내놓은 조사 결과를 보면 수입맥주를 마셔본 사람의 비중은 지난 2016년 54.4%에서 지난해 66%로 10%포인트 이상 높아졌습니다.

수입맥주를 찾는 이유는 '기존 맥주보다 맛있어서'라는 답변이 34.4%를 차지했습니다. 호기심에 마셔봤다는 이들은 15.8%였습니다.


남성 비중이 높았던 수입맥주 소비층은 최근 여성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여성 소비자 중 수입맥주를 마셔본 이들은 2016년 50.6%에서 1년 만에 65%로 늘었습니다. 남성은 58%에서 67%로 높아졌습니다.

요즘에는 '가심비'와 '소확행' 등 작은 것에서 행복을 느끼려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맥주도 이런 큰 흐름에 맞춰 변화하고 있는데요. 집에서 편하게 '혼술'을 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도 그 배경으로 해석할 수 있겠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해 식품산업 소비 동향의 가장 큰 특징으로 '다양성'을 꼽았습니다. 먹거리에 대한 까다로운 '소비 감수성'이 다양성을 끌어내고 있다는 건데요.

맥주시장의 경우 국내 맥주 소비가 줄고, 수입맥주와 수제 맥주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습니다.


수입맥주는 종류도 다양합니다. 국내에 수입되는 맥주는 대략 600종가량 된다고 합니다.

당장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 가면 여러 종류의 수입맥주를 쉽게 접할 수 있는데요. 국내 주류업체들이 일부 수입맥주를 들여와 기존 유통 경로로 판매하고 있어 최근에는 동네 슈퍼에서도 어렵지 않게 수입맥주를 볼 수 있습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롯데주류 등 국내 주류 업체들이 파는 수입맥주는 20여 종에 달합니다.


물론 맛이 더 좋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무조건 수입맥주를 찾지는 않을 겁니다. 예를 들어 동네 슈퍼나 술집 등에서는 수입맥주가 국내 맥주보다 훨씬 비싼데요. 그래서 업소에서 파는 맥주 중 수입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최근 수입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프로모션입니다. 이제는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는 '네 캔에 만원' 마케팅인데요.


'네 캔에 만원' 마케팅은 처음에는 편의점이 고객을 끌려는 방편으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편의점 입장에서도 이렇게 행사를 하면 이윤은 작아지지만 고객이 일단 몰리면 안줏거리 등을 추가로 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대형마트까지 비슷한 행사를 시작하면서 수입맥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겁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2012년 25%가량에 불과했던 수입맥주 점유율이 작년엔 50.9%까지 오르면서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편의점 GS25에서도 지난해 수입맥주 매출 비중이 54.8%에 달했다고 합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수입맥주 마케팅 행사를 하면 국내 맥주 가격이 더 비싸지게 되는데요. 왜 국내 맥주는 할인 마케팅을 하지 않는 걸까요?

주류업체들에 따르면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라고 합니다. 국산맥주의 경우 세금을 부과하는 구조가 더 엄격하고 세율이 더 높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동네 슈퍼나 술집에서는 파는 수입맥주는 왜 더 비쌀까요? 영세업체의 경우 도매업체가 끼어 있어 중간 마진을 챙기는 탓에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처럼 '박리다매' 행사를 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합니다. 

이런저런 호재(?)들이 겹치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수입맥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건데요. 매년 증가하던 국내 수입맥주 반입량은 지난해 더욱 가파르게 늘었습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게다가 아직 성장 여력도 충분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맥주 비중은 10%가량이라고 합니다. 아직 업소에서는 국내맥주 비중이 압도적이기 때문입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수입맥주와 국내맥주의 경계가 흐릿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점점 수입맥주와 국내맥주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그냥 '맥주'로 여기게 될 거라는 얘기인데요.

결국 소비자들이 호기심으로 수입맥주를 마시는 게 아니라 일상적이고 자연스럽게 접하게 될 거라는 건데요. 다양한 맥주를 즐기면서 국내 맥주시장의 변화도 함께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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