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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차이나워치]⑧충칭을 눈여겨 보라

  • 2018.02.12(월) 09:48

서부대개발·일대일로 출발점
中정부지원·성장률 고공행진

[충칭=정재웅 기자] 중국 서부 내륙에 위치한 충칭(重慶)은 아직 우리에게 낯선 도시다. 중국 정부가 동부 해안지역 도시 중심의 발전 전략을 가져가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그 탓에 충칭은 중국 내에서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와 함께 중국의 4대 직할시 중 하나임에도 이들에 비해 인지도나 중요도면에서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충칭은 중국 내에서도 급성장하고 있는 도시로 손꼽힌다. 중국 정부가 서부대개발 정책을 진행하면서 거점 도시로 충칭을 지목했다. 여기에 시진핑 2기 정부의 핵심 과제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의 시작점도 이곳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도시로 꼽힌다. 중앙정부 요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충칭을 거쳐야 하는 것이 불문율이 됐다.

◇ 3000년 고도(古都), 변화가 시작되다

인천에서 비행기로 4시간 가량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충칭은 전형적인 내륙 도시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쌓인 데다 분지 지형인 탓에 늘 안개가 가득하다. '충칭에 해가 뜨면 개가 짖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안개에 휩싸여 있다. 여름에는 기온이 45도까지 올라가지만 겨울에는 가장 추울 때가 영상 5~8도 정도로 온화하다. 충칭은 양쯔강(長江) 상류 지역으로 이곳에서 자링(嘉陵)강이 교차한다. 물이 풍부한 도시다.

충칭의 역사는 약 3000년 전부터 시작된다. 삼국지에서 유비가 세웠던 촉한(蜀漢)의 수도가 충칭과 가까운 청두(成都)다. 충칭은 과거 파(巴)족이 세운 나라의 수도였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일대를 파촉(巴蜀)으로 부르기도 했다. 충칭은 중국의 굵직한 역사 이벤트에 자주 등장한다. 초한지와 삼국지의 무대였고 중국 현대사에서는 국공합작이 이뤄진 도시이기도 하다.

▲ 충칭시내 번화가인 양허이루(洋河一路) 일대의 모습. 충칭은 현재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무서운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사진=정재웅 기자]

충칭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7년 청두에서 분리돼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부터다. 중국에는 직할시가 4개 뿐이다. 베이징, 상하이, 텐진(天津)과 충칭이다. 그만큼 직할시는 중국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충칭이 직할시가 된 데에는 덩샤오핑(鄧小平)의 영향이 컸다. 덩샤오핑의 고향이 충칭 인근의 광안(廣安)이다.

충칭은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본격적으로 발전을 시작했다. 양쯔강과 자링강이 교차하는 지역인 만큼 물류가 발달돼있다. 운하를 통해 상하이까지 해양 수송이 가능하다. 냉전 시기에는 중국 정부의 전략에 따라 군수 도시로 성장했다. 이 덕에 자동차와 기계 산업이 발달했다. SUV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의 장성기차(長城汽車) 본사가 충칭에 있다. 전세계 노트북의 3분의 1이 충칭에서 제조,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

◇ 연 10%가 넘는 성장률

코트라(KOTRA) 충칭무역관에 따르면 충칭의 지난 10여 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0%를 넘어선다. 작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8%였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일각에서는 충칭이 그동안 너무 낙후돼있었던 만큼 기저 효과에 의한 착시현상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현지에서의 의견은 달랐다. 정민영 코트라 충칭무역관장은 "중앙 정부의 지원 아래 계속 발전 중"이라며 "향후 정치적, 경제적으로 중요한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칭이 이처럼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중앙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양강신구(两江新区)가 대표적이다. 양강신구는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가 기획한 것으로, 지난 2010년 중앙정부에 의해 중국에서 세번째, 내륙지방에서는 처음으로 선정됐다. 중국에서 신구는 주변지역의 경제발전 허브로 무척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를 충칭에 유치했다는 것은 그만큼 충칭의 위상이 올라갔다는 것을 뜻한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현재 양강신구에는 베이징현대차의 제 5공장 등이 들어서있다. 이곳에서는 외자 기업에게 무상토지 제공 및 각종 세제혜택 등을 부여한다. 이를 통해 지역 산업을 발전시키고 고용 창출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다. 이밖에도 충칭 외곽에 위치한 시용종합보세구(西永綜合保稅区)에는 우리나라의 SK하이닉스를 비롯, HP, 에이서, 대만의 폭스콘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대거 입주해 있다.

현지 관계자는 "현재 충칭은 반도체 부문의 전공정을 이곳에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의 기술 발전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곳을 중국 반도체의 중심지역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 '일대일로'의 시작점

충칭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은 '일대일로'의 시작점 이라는 점이다. 일대일로에서 일대(One Belt)는 중국에서부터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뻗는 육상실크로드 경제벨트, 일로(One Road)는 동남아를 경유해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21세기 해양 실크로드를 뜻한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핵심 사업이다. 시진핑 정부는 이를 통해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하겠다는 생각이다.

시진핑의 일대일로는 이미 시작됐다. 충칭에서 출발해 독일 뒤셀도르프까지 닿는 ‘위신어우(渝新歐)' 국제철도가 이미 개통됐다.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충칭에서 생산된 노트북 등을 독일로 실어 나른다. 충칭 뿐만 아니라 중국 서부 내륙에서 생산한 제품들이 이 기차를 타고 유럽으로 간다. 충칭에서 뒤셀도르프까지의 거리는 1만1179㎞다. 이를 2주만에 주파한다.

▲ 위신어우(渝新歐) 국제철도 화물열차 [사진=위신어우(重慶)물류유한공사 홈페이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충칭에서 구이양(貴陽)을 연결하는 고속철도가 개통됐다. 이를 통해 중국 서부의 4개성(省)이 고속철도로 연결됐다. 장기적으로는 충칭에서 광저우와 상하이까지 고속철도로 잇는다는 것이 중국 정부가 그리고 있는 그림이다. 이렇게 되면 충칭은 명실상부한 중국 서부지역의 교통과 물류 중심으로 거듭나게 된다.

양쯔강을 통해 중국 동부 지역의 제품이 충칭으로 들어오고 이렇게 들어온 제품들은 철도를 통해 유럽과 중국 서부로 대거 이동하는 시스템이 완성된다. 더불어 충칭이 집중 육성하고 있는 자동차, 전자, 기계 등의 산업도 동시에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정민영 코트라 충칭무역관장은 "2년에 한번씩 열리는 중국 일대일로 포럼의 2019년 개최 장소로 충칭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향후 충칭에서 기대할 만한 일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 "사드 핑계는 그만 둡시다!" - 2018 차이나워치

 


새해에도 중국을 생각하면 '걱정 반 기대 반'입니다. 중국과 오해 없는 안정적 협력관계를 제도화해 부정적 변수를 최소화하는 한편,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신성장 동력을 키우는 게 우리에겐 숙제입니다.


4차산업혁명, 금융·자본시장, 고급 소비시장 개척, 친환경에너지, 일대일로(一帶一路), 제3국 진출 등 한국과 중국 사이에 불필요한 장애물을 걷어내고 서로의 이익을 톱니처럼 맞물리게 해야할 지점은 수두룩합니다.
 
비즈니스워치는 오는 2월27일(화) 오후 2시반,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6층 누리볼룸)서 '2018 차이나워치 포럼'을 개최합니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해 다섯번째 자립니다. 내로라할 중국 고수들의 '공개 토크쇼'라고 보시면 됩니다.


논의의 핵심은 한국 기업과 기업인들의 대(對)중국 전략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느냐입니다. 이왕휘 아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시진핑 2기, 대중국 경제전략 어떻게 짜야하나'를 거시적 안목으로 짚어보고, 박한진 KOTRA(코트라) 타이베이 무역관장이 '중국 비즈니스 환경 변화와 한국 기업·금융기관 대응방안'을 들여다봅니다.


10여년 간 난관을 뚫고 대륙에 자리잡은 연 매출 2000억원의 전자상거래 기업 에이컴메이트의 강철용 대표, 여의도 금융투자시장에서 중국 경제 변화를 가장 정확하게 짚기기로 이름난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차이나데스크팀장도 함께 합니다.


올해도 고수들의 압축적인 발표와 격하고도 알찬 '토크 배틀'이 기대됩니다. 매년 기업과 금융사 기획·전략·투자 담당자, 증권사 애널리스트, 일반 투자자, 대학생 등이 자리를 가득 메워 주셨습니다.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 (www.bizwatch.co.kr)에서 사전 등록하시면 참석할 수 있습니다.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 일시 : 2018년 2월27일(화) 오후 2시30분∼5시
▲ 장소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97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누리볼룸
▲ 신청 :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
www.bizwatch.co.kr) 우측상단 배너 '클릭'
▲ 문의 : 비즈니스워치 차이나워치 포럼 사무국 (02-783-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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