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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춘래불사춘 '해외변수에 바짝 긴장'

  • 2018.02.13(화) 17:25

[건설 리그테이블]①2017년 영업이익 규모
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삼성물산順 '들쭉날쭉'
대우건설 모로코 쇼크 등 해외손실 불씨 여전

지난해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들은 양호한 성적표를 내놨다. 주택사업이 호황기를 맞은 영향을 톡톡히 누렸지만 일부 건설사들은 여전히 해외손실에 대한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GS건설·현대산업개발·삼성엔지니어링 등(작년 토건종합시공능력평가 순) 7대 상장 건설사의 실적을 영업이익, 매출, 수주 등 항목별로 분석해본다.[편집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국내 대형 건설사들에도 봄이 오는 듯 했지만 지난해 실적을 놓고 보면 봄이 왔다고 단정짓기 어려운 분위기다. 외견 상으론 2016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을 늘리거나 3년 연속 영업이익 1조 달성 등의 기록이 나왔다. 국내 주택사업이 호황이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4분기 3000억원의 '모로코 쇼크'를 던지는 등 다수 건설사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6년까지 지속했던 해외손실 반영이 마무리 국면이라는 기대와 달리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시그널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급락(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손으로 이익의 상당부분을 갉아먹은 점도 우려스럽다.

 


◇ 대우·현대·GS건설 꺼지지 않는 해외 불씨


현대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119억원을 기록하면서 3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건설사 가운데 최대 이익 규모다. 다만 2016년보다 12.7% 줄어들면서 빛이 바랬다. 매출액도 16조8544억원으로 전년보다 10.5%나 감소했다. 전체 매출에서 원가를 뺀 매출총이익도 전년도 1조9297억원에서 1조7928억원으로 7.1%나 빠졌다.

지난해 아랍에미레이트(UAE) 미르파 담수 복합화력발전소 공사 등 대규모 해외공사가 마무리된 영향과 함께 전반적으로 해외부문에서 부진했던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외사업장의 원가율을 보수적으로 반영한 점도 해외사업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환관련 평가손실 충격도 컸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743억원으로 전년도의 7315억원과 비교해 반토막났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환관련 손실을 11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437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한 점은 다행이다. 전년도 4분기 1조원 가까운 빅배스(대규모 손실 반영)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50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3분기 카타르 단교사태 여파로 영업이익이 1432억원으로 주저앉은데 이어 4분기 모로코 사피 발전소 3000억원 손실을 반영하면서 1432억원의 영업적자를 내 잇따라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 해외부문 매출총이익은 -4225억을 기록했다. 원가율도 117.4%로 높아진 상황이다. 그나마 국내 주택사업 호조로 국내 매출총이익이 1조1530억원으로 전년도의 1조1375억원보다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을 뒷받침했다. 전체 영업이익률은 전년도 마이너스에서 3.7%로 개선됐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GS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123% 확대된 319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률도 1.3%에서 2.7%로 개선됐다. 지난해 주택사업 호조 덕분이다. 

다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해외부문 원가율이 2016년 104.9%에서 지난해 111.5%로 악화했다. 지난해 4분기엔 112.6%까지 높아졌다. 게다가 환차손으로 1530억원의 당기순적자를 내면서 전년도 적자규모인 200억원보다 적자폭을 키웠다. 헛장사한 셈이 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4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33%나 쪼그라들었다. 매출액 감소에 따른 영향과 함께 해외부문 손실이 여전히 영향을 미쳤다. 김세련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미청구공사 충당금 처리 635억원, 아랍에미레이트(UAE) CBDC, 이라크 바드라 오일에서 각각 공기 지연에 따른 추가 원가 반영이 각각 907억원, 470억원이 발생해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장문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부문 손실처리가 마무리되고 주택부문에서 이익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측면이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해외부문 원가율이 올라가는 등으로 해외쪽 손실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 송파구의 재개발 아파트 단지.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국내사업 희비' 대림산업 vs 현대산업개발

 

현대산업개발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646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전년도 기록을 또 한 번 갈아치웠다. 전년보다 24.9%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이익흐름을 보였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12.05%로 전년도의 10.88%보다 크게 높아졌다.

현대산업개발은 국내 주택사업(별도 기준, 자체+외주) 비중이 78.8%에 달하면서 분양시장을 포함한 국내 주택사업 호황을 톡톡히 누렸다. 해외사업 비중은 1%도 채 안돼 다른 대형건설사들처럼 해외사업에서 손실을 갉아먹거나 환차손 등의 리스크에 노출될 일이 없다.

현대산업개발 본체 실적인 별도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도 5430억원으로 전년보다 33.5% 증가했다. 순이익도 22.3% 증가한 339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건설부문)은 지난해 501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도의 343억원보다 무려 1362% 증가한 규모다. 매출은 11조9829억원으로 전년보다 7.5% 감소했지만 수익성 중심의 수주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화하면서 영업이익 확대에 일조했다.

 

대림산업(건설계열계)은 지난해 40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보다 49.7% 증가했다. 대림산업 본체의 영업이익이 2174억원으로 전년도의 1326억원보다 63.9% 증가한 영향이 컸다. 건자재 계열사인 대림C&S는 전년도 557억원에서 지난해 134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연결종속기업으로 편입한 삼호는 같은 기간 921억원에서 838억원으로 감소했고 고려개발은 263억원에서 570억원으로 증가했다.

대림산업(별도 기준)의 전체 원가율은 2016년 90.5%에서 지난해 91.5%로 다소 악화했다. 주택(88.3%)이나 플랜트(93.4%)는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토목부문에서 전년도 94.9%에서 지난해 115.7%로 큰폭으로 악화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135.9%까지 치솟았다. 평택국제대교 붕괴에 따른 재시공이 타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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