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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집토끼' 주택 의존도 커져

  • 2018.02.14(수) 13:15

[건설 리그테이블]②2017년 매출액 규모
국내 주택사업 호조 덕분에 대림‧현산 '껑충'
현대‧삼성 뒷걸음…대우 외형 커졌지만 불안

지난해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들은 양호한 성적표를 내놨다. 주택사업이 호황기를 맞은 영향을 톡톡히 누렸지만 일부 건설사들은 여전히 해외손실에 대한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GS건설·현대산업개발·삼성엔지니어링 등(작년 토건종합시공능력평가 순) 7대 상장 건설사의 실적을 영업이익, 매출, 수주 등 항목별로 분석해본다. [편집자]

해외 사업장에서 크게 데였던 탓일까. 국내 건설사들이 지난해에는 집토끼를 잡는데 주력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계속되고 있는 주택시장 호황기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 관련 사업에만 몰두했던 모습이 역력하다.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외형은 전년도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다.

7개 상장 건설사 중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 등은 외형을 크게 불리는데 성공했다. 반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해외 사업 규모가 줄면서 뒷걸음질 쳐 자존심이 상했다. 대우건설은 매출 증대를 이뤘지만 해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견되면서 호반건설로부터 인수 거부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7개 상장 건설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총 75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0.52% 감소한 것이다.

건설사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시공능력평가 2위이자 건설사 중 가장 큰 몸집을 자랑하는 현대건설은 멋쩍은 1위다. 매출액은 16조8544억원으로 전년대비 10.5% 감소한 탓이다.

해외에서의 매출이 크게 줄었다. 7조2169억원으로 2016년에 비해 27.2% 감소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미르파 담수 복합화력발전소 공사 등 대규모 해외공사가 마무리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그래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국내에서 선전했기 때문이다. 국내 매출은 9조6376억원을 기록하며 9% 성장했는데 특히 주택사업이 포함된 건축 부문이 선전했다. 건축 사업은 5조310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버팀목 역할을 했고, 인프라와 플랜트는 각각 2조4112억원, 1조7522억원을 벌었다.

2위는 11조9829억원을 기록한 삼성물산(건설부문, 시평 1위)이 차지했다. 삼성물산은 '한 끗' 차이로 간신히 2위를 유지했다. 3위와의 격차는 불과 417억원으로 자칫 2위 자리에서도 밀려나는 수모를 겪을 뻔 했다.

삼성물산 역시 대형 프로젝트 준공을 마무리한 것이 외형 축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삼성물산의 경우, 경쟁사들과는 달리 최근 들어 국내 주택사업에도 소극적이다. 이로 인해 건설 매출 중 계열사들로부터의 수주를 바탕으로 한 빌딩 사업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고, 플랜트와 주택 사업 등에서는 매출이 줄고 있는 추세다.

삼성물산을 비롯해 대우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 등 2위부터 5위까지는 순위 다툼이 치열했다.

이 중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5위에 올랐던 대림산업(건설계열 계, 시평 4위)이 3위로 뛰어오른 것은 물론 삼성물산까지 위협하는 저력을 보였다.

대림산업 내 건설부문과 사우디아라비아 시공법인 DSA, 계열사인 삼호와 고려개발 및 건자재사업 담당인 대림C&S 등의 매출은 11조94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21.4% 증가한 것으로 7개 건설사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세다. 주택사업이 성장세를 주도한 가운데 건설 자회사 실적도 개선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4위는 대우건설(시평 3위)이 차지했다. 이 회사는 전년보다 6% 성장한 11조766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매출 측면에서 대우건설의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국내 주택사업에서 4조2124억원의 매출을 올려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건축과 플랜트도 각각 2조5083억원, 1조1314억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다만 해외 매출이 2조4249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가운데 대규모 손실도 발생해 대우건설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치열한 접전 끝에 GS건설(시평 6위)은 5위를 차지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 회사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5.8% 증가한 11조6798억원을 기록했다.

택브랜드 ‘자이(Xi)’의 힘이 컸다. 건축‧주택 사업에서 전년보다 38.1% 성장한 6조64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의 57%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와 함께 전력 사업도 9.8% 증가한 7280억원을 기록해 국내 매출 증대에 힘을 보탰다.

하위권에서도 꼴찌 탈출을 위한 자리다툼이 치열했다. 국내 사업 비중이 큰 현대산업개발이 해외에서의 부실 여파로 보수적인 경영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을 바짝 추격한 것.

6위는 삼성엔지니어링(시평 14위)이 차지했지만 방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회사 매출액은 21% 감소한 5조5362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3~2014년에 발생한 중동지역 사업장 부실을 메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난 몇 년간 보수적인 사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감소도 같은 이유로 분석된다. 주력인 화공 사업에서 전년보다 35.9% 감소한 2조1104억원을 버는데 그쳤고 비화공 사업 역시 7.9% 줄어든 3조4258억원에 머물렀다.

이에 반해 현대산업개발(시평 8위)은 7위를 기록했지만 웃는 한 해를 만들었다. 매출액은 5조3587억원으로 전년대비 12.9% 증가, 대림산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성장 폭이다. 1년 만에 창사 이후 최고 기록을 다시 쓴 것으로 그 만큼 현대산업개발의 성장세에 불이 붙었다.

무엇보다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크다는 점이 시장 호황기와 맞물린 효과가 크다. 자체주택(시행+시공)사업과 외주주택(도급사업) 사업에서 각각 1조680억원, 2조1860억원을 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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